<라라랜드>로 돌아간 턴테이블의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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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턴테이블의 추억
1991년, 고3이던 나는 혼자 영화를 보러 가곤 했다. 당시로서 혼영(?!)은 상당히 앞서간 일이었는데 고3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는 나만의 소박한 일탈이었다. 그때 나는 같은 영화를 극장에서만 네 차례 보는 진기한 경험을 했다. 케빈 코스트너가 감독과 주연을 겸한 <늑대와 춤을>이었다.
영화를 또 보고 싶어졌다. 또 극장에 가고 싶어졌다. 수없이 반복해서 들어 외우다시피 한 영화음악이 영상과 착착 달라붙는 순간의 쾌감은 더없이 짜릿했다.
2. <라라랜드>를 만난 후
듣고 또 들어댔다. 그리고 극장으로 향했다. 음악과 장면을 퍼즐 조각처럼 하나하나 끼워맞추며 25년 전의 쾌감을 음미했다.
3. 음악으로 모든 걸 말하다
<라라랜드>는 뮤지컬영화다.
오프닝부터 대규모 군중이 춤추고 노래한다.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는 물론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천(라이언 고슬링)도 피아노를 연주하고 직접 노래도 한다. 저녁놀 어스름한 언덕에서 미아와 세바스천이 탭댄스를 추는 순간 흐르는 음악에는 어찌나 설레던지.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로 부웅 떠올라 데이트를 하는 순간 흐르는 음악은 얼마나 달콤하던지. 그리고 막판 10분 간 영화 안의 작은 영화를 보는 듯한 회상 장면에서 흐르던 음악은 차라리 한 편의 대서사시였다.
<라라랜드>는 음악이 절대적 비중을 차지할 뿐 아니라 음악으로 모든 걸 설명할 수 있는 영화다. <라라랜드> 관객은 2016년 12월 28일 기준으로 210만명을 넘어섰다. <비긴 어게인>보다 빠른 속도다. <라라랜드> OST는 발매 20일 만에 1만 5천 장 가량 판매됐다. 보통 영화 판매량이 5천 장 정도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사람들이 영화에, 그리고 음악에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4. 그때 그 열정을 되살려준 <라라랜드>
난 요즘도 <라라랜드> OST를 1번 곡부터 마지막 곡까지 순서대로 들으며 머릿속 영사기를 돌리고 또 돌린다. 나에게 25년 전 그 기억, 그 감흥, 그 열정을 되살려준 <라라랜드>의 데이미언 셔젤 감독, 그리고 그의 대학 동창이자 친구인 음악감독 저스틴 허위츠에게 감사한다.
곧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꼳 받길 기원하며 또 음악 재생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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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정민 씨네플레이 대표
편집 및 제작/ 배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