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구라다] 여전히, 누가, 왜..야신을 추억하는가

조회수 2021. 1. 25. 07: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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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님 때가 훈련량이 정말 많았다. 20대 때는 불평불만이 많았다. 그런데 30대 중반이 돼서 생각이 바뀌었다. 왜 많은 훈련이 필요한지 알겠더라. 몸이 달라졌다."

"일주일 전에도 통화했다. '쉬지 말고 2군에 가서 신인들도 체크하고 오라'고 혼을 내셨다. 바로 강화에 가서 선수들을 보고 왔다."

김원형 SK 감독 - 1월 21일 스타뉴스

"SK 시절 김성근 감독님께서 '이제 됐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위기라고 하셨다. 가슴에 새기고 있는 말이다. 일종의 좌우명, 모토다."

이호준 NC 코치 - 1월 18일 스타뉴스

"롤모델은 김성근 감독님이다. 야구의 신이라고 불리시기 때문이다. 승부사적 기질, 선수들을 사랑하는 마음, 열정적인 모습들을 좋아한다."

임선동 부천 진영고 감독 - 1월 18일 스포탈코리아

"김성근 감독님 시절에 훈련이 엄청 힘들었지만 경기에 많이 나갔다.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행복했다.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추억을 남겼다. 요즘 살이 쪘는데 감독님 만나서 다시 펑고를 받아야 할 것 같다(웃음). 모든 감독님, 코치님들께 감사하지만 김성근 감독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감독님께 새해 인사를 전화로 드렸는데 전력 분석 잘해보라고 격려를 해주셨다."

김회성 한화 전력분석원 - 1월 12일 OSEN

“김성근 감독님을 잊을 수가 없다. 외부에서는 이런저런 말들이 많은 편인데 그분이랑은 같이 생활해봐야 된다. 진심을 알면 감사한 마음 밖에 안 든다. 자식 잘 되라고 엄하게 구는 아버지 같은 모습이라면 설명이 될까? 난 ‘할아버지’라고 불렀다. 스무 살 초반이었는데 엄청 까불었던 거다. 감독님은 내게 능글능글 거리면서 까분다고 ‘너구리’라고 부르셨다.”

윤희상 - 2020년 11월 30일 이영미 人터뷰

비수기에도 심심치 않게 언급되는 인물

겨울은 비수기다. 야구는 난로를 쬔다. 그렇다고 미디어마저 놀 수 없다. 어디선가, 누군가, 끊임없이…. 뉴스는 생산되고, 유통된다. 그런 와중이다.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인물이 있다. 야신으로 불리는, 김성근 전 감독이다.

커리어는 일본에서 이어가는 중이다. 코치 고문? 코치들을 가르친단다. 알듯 모를듯한 자리다. 우승팀 소프트뱅크의 멤버다. 오사다하루(왕정치) 회장 곁을 지킨다. 구도 기미야쓰 감독도 조언을 구한단다. 일본 닛칸스포츠의 보도 내용이 그렇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활동은 없다. 그냥 전 감독일 뿐이다. 그런데도 관심은 여전하다. 근황이 소개되고, 누군가에게 언급된다. 그리고 여전히 비중있게 다뤄진다.

유난히 자주 소환되는 경우가 있다. 은퇴하는 선수들을 통해서다. 주로 와이번스, 이글스 시절 제자들이다. 이번 겨울의 윤희상, 정근우, 김회성 등이다.

늘 마주치는 반감과 못마땅한 시선들

언급에는 패턴이 있다. ▶엄청 빡세다. ▶ 그래도 그 때가 좋았다. ▶ 열정만큼은 아무도 못 말린다. ▶ 지나보니 다 나를 위한 거였다. ▶ 인간적으로 따뜻하다. ▶ 기타 등등이다.

이런 간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 때마다 부딪히는 벽을 만난다. 반감과 비판하는 목소리다. ▷ 혹사 ▷ 옛날 방식 ▷ 비인간적인 운영 ▷ 일본식이라는 논란들이다.

못마땅한 시선은 반박한다. '그럼 기사 쓰는 것 뻔히 아는데, 나쁜 얘기할 수 있나. 좋은 쪽으로 포장해서 말하겠지.' '그 밑에서 잘 됐으니 추억이지. 기 한번 못 펴본 선수들이 얼마나 많았겠나.' 그런 주장들이다.

어디 그뿐이겠나. '그나마 선수들이야 낫지. 구단 관계자들은 오죽했겠나. 걸핏하면 각 세우고. 오로지 선수단만 앞세우는 아집에 손발 다 들었을 게다.' 하긴. 그렇다한들. 그들이야 어디 하소연 할 데도 없을 것이다.

우리가 느끼는 결핍은 무엇인가

다 좋다. 세상 일이 그렇다치자. 정해진 이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어디나 양면이 존재하는 법이다. 내 편, 니 편이 있다. 흑과 백이 있고, 호와 불호가 있다. 워낙 선명한 캐릭터다. 게다가 그것 자체도 매력이다. 그걸 담고 싶은 건 미디어의 속성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별하다. 남다른 현상임은 분명하다. 불쑥불쑥 그 이름이 떠오른다. 새로 감독을 맡아도, 우승한 뒤에도, 이제 막 은퇴한 섭섭함 뒤에도. 오래 전 기억들을 불러낸다. 어딘가 빈 자리가 생기면, 여전히 하마평이 돈다.

그건 결핍이다. 거기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가 언제 그렇게 타올랐던가. 언제 그렇게 몰두했던가. 언제 그렇게 절실했던가. 그 시절에 대한 간절함일 것이다. 그것이 팔순을 앞둔 노 야구인을 아직도 추억하는 이유일 지 모른다.

"(술 먹을 때 자주 전화하는 이유) 목소리 듣고 싶어서요. 감독님이 그리웠습니다. 전화를 못 받으시면 다음날 꼭 전화를 해주세요. '또 술 먹었냐?'면서 '누구랑 먹었냐?'고 물어보세요. '(박)재상이랑 먹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리면 '미친X들끼리 먹었구나'하시면서 껄껄 웃으세요. 그 한 마디 듣고 싶어서 전화드렸어요. 감독님이랑 통화하면서 힘내고 싶어서요. 선수들이랑 만나면 감독님 이야기가 많이 나와요. 그러다 전화 버튼을 누르게 되고요. 전화를 받으실까, 안 받으실까 하면서 전화하다 안 받으면 애들한테 “야, 할배 전화 안 받는다”하면서 웃고.”

정근우 - 2020년 11월 18일 [이영미 人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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