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구라다] 수백억 연봉에도 옛 사랑을 지킨 스윗한 대스타들

조회수 2021. 1. 11. 06: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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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목요일(7일)이다. 테네시 내시빌에서 특별한 시상식이 열렸다. CC 사바시아가 주최한 자리다. 사이영상 비슷한 이름 LegaCCy Award였다. 무슨 상인지는 아리송하다. 다만 수상자가 유명하다. 다저스의 외야수 무키 베츠였다.

시상식은 조촐했다. 가족과 절친들만이 참석했다. 그러나 만찬부터 실내 장식, 사진까지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동원됐다.

수상자가 단상에 올랐다. 의상부터 남다르다. 핑크 재킷으로 한껏 멋을 부렸다. 소감이 남다르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는 위대합니다(그는 작년 가을에 2개째를 얻었다). 그러나 나의 MVP에게 끼워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축복입니다. 난 은혜받은 남자입니다."

출처: 피플 매거진

그리고 한쪽 무릎을 꿇었다. 드레스 차림의 여주인공이 왼손을 내밀었다. 네번째 손가락에는 약속의 증표가 반짝였다. 에머랄드 모양으로 커팅된 (래디안 컷) 7캐럿짜리 다이아몬드다.

그렇다. 수상한 시상식은 사실 이벤트였다. CC 사바시아 부부가 절친 커플을 위해 마련한 약혼식이다. "오랜 시간 그녀는 줄곧 내 편이 돼 줬습니다. 가장 좋은 친구이고, 내 아이의 엄마이자, 나의 사랑입니다. 이제 아내가 돼 주길 바랍니다." (무키 베츠가 시로 낭송한 프러포즈)

출처: 게티이미지 제공

무키 베츠(28)가 약혼했다. 2살 아래 브라이아나 해먼즈는 중학 시절 첫 사랑이다. 각각 8학년, 7학년 시절 처음 만나 15년간을 함께 했다. 둘 사이에는 두 살된 딸도 있다.

그는 지난해 다저스와 12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총액 3억 6500만 달러, 연평균 3000만 달러가 넘는다. 우리 돈으로 330억원 가까운 거액이다.

성공과 로맨스는 친하지 않다. 힘든 시절 얘기는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학창 시절의, 오래된 사랑을 지켜낸 순정남들도 꽤 있다. mlb의 의리남을 모아봤다.

출처: 게티이미지 제공

마리아노 리베라 부부


리베라는 파나마 출신이다. 자란 곳은 가난한 바닷가 마을이다. 어부인 아버지를 따라 고기잡이 배를 탔다. 부인 클라라 욘스도 거기서 함께 자랐다. 하나 밖에 없는 초등학교의 동창이기도 하다. 미국으로 간 뒤에도 잊지 않았다. 마이너리그 시절 결혼식을 올렸다.

부부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은퇴 후에는 선교 활동에 몰두하고 있다. 부인은 목사 안수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큰 아들 리베라 3세는 야구 선수로 가업(?)을 이어받았다.

(리베라는 한동안 파나마에서 혼외자 소송에 시달렸다. 본인은 터무니 없는 음해라며 사실을 부인했다.)

출처: 게티이미지 제공

CC 사바시아 부부


사바시아는 샌프란시스코 북쪽의 소도시 발레호 출신이다. 그곳 작은 고등학교에서 아내 앰버를 처음 만났다.

그가 22살 때 결정적 사건을 겪는다. 빅리거로 데뷔한 직후다. 클리블랜드에서 한 파티에 참석했다가 2인조 강도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CC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현금과 귀금속 4만 달러(약 4300만원) 어치를 강탈당했다.

이 일로 각성한 그는 착실한 생활을 결심한다. 곧 여자친구에게 청혼하고 이듬해인 2003년 결혼식을 올린다. 은퇴후 부부는 고향으로 돌아갔다. 거기서 지역 10대들을 위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들이 졸업한 발레호 고교는 1월27일을 'CC사바시아의 날'로 지정했다.

출처: 게티이미지 제공

하원미ㆍ추신수 부부


"지금 애가 나올 것 같아요." 여자 혼자 병원을 찾았다. 진통 끝에 어려운 출산을 마쳤다. 그리고는 "집에 가겠다"며 병실을 나섰다. 의사와 간호사가 "지금 뭐하는 거냐"며 말렸지만 막무가내다. "다섯 살짜리 아이가 집에 혼자 있어요."

마이너리그 시절이 길었다. 은행 잔고는 늘 간당간당했다. 월 700불짜리 아파트에서 다른 선수 부부와 신혼 시절을 함께 보냈다. 남편은 구장에서 남은 빵을 가져오기도 했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위해서다.

결국 아내가 쓰러졌다. 진단은 극도의 스트레스, 그리고 영양실조였다. 시력마저 급격히 악화됐다. 의사는 실명을 경고했다. "야구 그만두면 내 눈 이식해줄게." 돌아오는 차 안에서 부부가 펑펑 울었다. 형편 탓에 결혼식도 못 올렸다. 처음 만난 날이 결혼 기념일이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 제공

잭 그레인키 부부


남자는 극도로 내성적이다. 모르는 사람과 눈조차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고교 시절 가장 끔찍한 것이 점심시간이었다. 사람들 북적이는 카페테리아(학생 식당)가 죽기보다 싫었다. 그 때마다 도서관으로 갔다. 거기서 알바 여학생에게 꽂혔다. 둘은 짝이 됐다.

남자는 졸업 후 메이저리거(캔자스시티)가 됐다. 그러나 3년째, 코치들과 한판 붙고는 유니폼을 벗었다. 여친이 그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진단명은 중증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였다. 극도의 대인기피증과 걸핏하면 폭발하는 공격성도 그 때문이었다.

절망이었다. 대중을 상대해야 하는 야구 선수에게 치명적이다. 추락하는 그를 끝까지 붙들어준 것은 여자 친구였다. 1년이 넘는 치료기간 동안 그녀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로부터 3년 뒤. 2009년 늦가을이었다. 휴대폰에 모르는 번호가 찍혔다. 그가 받을 리 없다. 음성 메시지가 이렇게 말한다. "축하합니다. 당신은 사이영상 수상자로 선정됐습니다." 그로부터 3주 후 둘은 결혼식을 올렸다.

출처: 커쇼 챌린지 SNS

클레이튼 커쇼 부부


다저스 에이스의 스토리도 유명하다. 커플이 만난 건 14살 때다. 고향 텍사스의 하이랜드 고교 1학년부터다.

졸업후 남자는 LA로 갔다. 몇 년간의 롱디(장거리 연애) 끝에 2010년 결혼했다. 허니문 행선지는 아프리카 잠비아였다. 거기서 그곳 아이들을 위한 시간을 가졌다. 이후로도 둘은 매년 겨울 그곳으로 떠난다.

부부는 자선 재단도 만들었다. 커쇼 챌린지라는 이름이다. 잠비아에 고아원을 짓고, 아이들의 의료 혜택을 위해 활동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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