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구라다] 14살부터 마시기 시작, 술 독에 빠진 메이저리거들

조회수 2021. 2. 1. 07: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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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저스 클럽하우스의 비밀

흔히 클러비(clubbie)라고 불린다. 야구장 클럽하우스의 일꾼들이다. 빨래, 청소부터 온갖 잔심부름을 도맡는다. 그렇다고 띄엄띄엄 보지마시라. 웬만한 월급쟁이 부럽지않다. 여섯자리(10만 달러 이상) 연봉도 너끈하다. 그것도 대부분 현금 팁이다. 세금 보고가 자유롭다는 뜻이다.

10여 전 일이다. 다저스의 전(前) 클러비 한 명이 LA타임스와 인터뷰했다. 데이비드 디킨슨이라는 이름이었다. 해고된 뒤 앙심이 남았던 것 같다. 다채로운 뒷담화들이 펼쳐졌다.

"선수들 부탁은 뭐든 들어줘요. 데려온 아이들과 놀아주고, 여자친구 안내도 하죠. 발레 파킹, 세차는 기본이예요. 집에 있는 빨래감까지 잔뜩 가져오는 녀석(선수)들도 있어요. 관중석에 예쁜 팬이 보이죠? 그럼 대신 가서 전화번호도 따와요. 카드판이 벌어지면 판돈 심부름도 하죠."

그 중 하나다. "낮 게임이면 일이 늘어요. 시원한 맥주를 준비해야죠. 어젯밤에 잔뜩 마신 친구들 위해서예요. 덕아웃 화장실에 놔두곤하죠. 술이 덜 깬 녀석들이 한잔씩 하면서 게임을 뛰는 거죠."

역시 선조들의 지혜는 놀랍다. 해장술은 메이저리그에도 존재한다.

출처: 게티이미지

퍼펙트 게임은 숙취의 후유증(?)

1998년이다. 5월 18일, 양키 스타디움이 뜨겁게 타올랐다. 대기록이 탄생했다. 메이저리그 15번째 퍼펙트 게임이었다. 희생양은 미네소타 트윈스였다.

3X9=27. 구구단을 완성시킨 투수는 데이비드 웰스였다. 은퇴한 뒤에 자서전을 냈다. 그날의 기억이 포함됐다. '낮 1시 게임에 선발로 나가야했다. 그런데도 새벽 5시까지 파티에 빠졌다. 물론 엄청 마셔댔다. 플레이볼이 됐지만 숙취 때문에 머리가 깨질듯 아팠다. 반은 취한 상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의 승부구는 알콜 커브로 불렸다.

출처: 게티이미지

19번째 퍼펙트 게임은 2010년에 나왔다. 주인공은 오클랜드의 댈러스 브레이든이었다. 10년뒤 비슷한 얘기를 회고했다. "본래 등판 전날은 안 마신다. 그런데 그날은 어머니날이었다. 고등학교 때 돌아가신 모친이 생각나 한잔했다. 꽤 취할만큼 들이부었다. 결국 낮 경기에 지각해 벌금까지 물었다." 역시 대기록은 숙취 덕(?)이었다.

출처: 게티이미지

미키 맨틀, 베이브 루스도 두주불사

미키 맨틀은 가족력이 있었다. 호킨스병이라는 유전병이었다. 악성 림프종인데 고약한 통증이 수반된다. 때문에 그는 술독에 빠져 지냈다. 맨정신으로 버티기 어려워서다. 후일 아내와 4명의 아들까지 알콜에 의존하는 신세가 됐다.

출처: 게티이미지

베이브 루스는 폭주 기관차다. 여성 편력이 굉장했다. 게다가 줄담배와 폭식, 폭음이 일상이었다. 잠에서 깨면 맥주 2병을 마시며 하루를 시작했다.

레드삭스는 몇 년전 치맥 스캔들을 겪었다. 게임 중에 마신 게 들통난 것이다. 그쪽 팬들이 좀 극성인가. 존 레스터가 '반격의 맥주'라고 둘러댔지만, 통할 리 없다. 벌떼같이 여론에 두 손 들었다. 결국 테리 프랑코나 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출처: 게티이미지

윤석민 팜볼의 진실

KBO 리그라고 빠질 수 있나. 생생한 경험담도 등장했다. 은퇴한 KIA 투수 윤석민의 얘기다. 유튜브 채널 '스톡킹'에서 푼 썰이다. 2008년 올림픽 대표팀 선발에 탈락했을 때 에피소드다. 바로 그 유명한 팜볼 사건이다.

"엔트리 발표가 월요일에 떴어요. 그 때 다승, 방어율 1등이라서 내심 기대했죠. 근데 안뽑힌 거예요. 다음 날 선발인데…. 새벽 5시에 눈을 떴어요. 잠이 안오는 거예요. 슈퍼 가서 소주 5병, 피처 맥주랑 안주 사서 불펜 포수방 문을 두들겼어요. 그리고 오후 2시까지 술을 먹었어요. 야구장 도착했는데, 버스 안에서 뻗은 거예요."

출처: 유튜브 채널 '스톡킹'

흥미진진. 얘기 듣는 채널 주인들은(심수창, MC 정용검)은 쓰러지기 직전이다.

"1시간 전에는 준비해야하는데. 버스로 누가 깨우러 왔어요. '야, 미친*아, 일어나.' 일어나 보니까 6시 7분인 거예요. 6시 반 경긴데. 스트레칭도 못하고, 어깨만 돌리고 그냥 던졌어요. 근데 술이 취하니까 이게 너무 재미있는 거야. 야구가. 숙취가 아니라, 나는 취기였어요. 마운드에서. (강)민호 형한테 아리랑볼 연속으로 던지고 난리가 났어요. 근데 5회까지 퍼펙트, 7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어요."

251승 투수 CC사바시아의 후회

지난 주였다. CC 사바시아의 다큐멘터리가 완성됐다. '자몽나무 아래서'라는 제목이다. 내용 중에 알콜과 약물 중독 고백도 있다. 특히 술 문제는 심각했다. 포스트시즌 경기(2015년)도 포기했다. 한달간 재활원에서 금주 프로그램을 받아야했다.

ESPN과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날짜도 기억해요. (2015년) 10월 5일이었죠. 와일드카드 게임을 앞두고 있었어요. 하지만 엉망진창이었죠. 결국 혼자 차를 몰고 집으로 갔어요. 오는 길에 리커샵(술 파는 가게)에 들렀어요. 헤네X 2병을 샀죠. 그게 마지막이었어요." 알콜중독임이 세상에 알려졌다.

"처음 술을 입에 댄 게 14살 때였어요. 쿠어X 맥주 2병을 들이켰죠. 그리고 바로 빠져들었어요. 밤새 토하고, 먹고, 마시고를 반복했어요."

출처: 다큐멘터리 '자몽나무 아래서' 포스터

시간이 지나며 진통제에도 손을 댔다. 꽤 오랜 기간을 탐닉했다.

"얼마나 심했냐 하면…. 딸의 생일 파티였어요. 잔뜩 취해서 40알을 한꺼번에 털어넣었죠. 조금 뒤에 싱크대에서 토했는데 10알 정도가 도로 나왔어요. 그걸 다시 주워 먹었다니까요.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중독이었죠."

사이영상도 받았던 251승 투수의 몰락이다. 결국 정신이 들었다. 이러다 죽을 지도 모른다 생각이었다. 고통스러운 재활 과정을 견뎌냈다. 그리고 돌아와서 3시즌을 더 버텼다. 2019년을 마치고 유니폼을 벗었다.

"재활원에서 만난 사람이 있어요. 부자였죠. 유일한 낙은 아이들과 통화였어요. 그런데 매일 전화해도 아이들이 잘 받아주지 않더라구요. 그 때마다 절망하는 모습을 보며 정신을 차렸죠. 이제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나 소중해졌어요."

출처: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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