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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1조 원 꽂아 드립니다

조회수 2021. 10. 6. 13: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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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 속, 두산중공업만 특혜.. 도대체 왜?

코로나19 위기 속 1조 원 대출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건설 예정 부지.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은 자와 9∙10호기에 대한 건설 및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인한 경제 위기의 여파가 심상치 않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관계 부처의 비상 회의가 개최되고, 대규모 금융 지원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시기에 두산중공업은 가장 먼저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 원을 대출받으며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리고 대출이 결정된 다음 날 계열사 직원들이 골프 모임을 가지면서 이른바 '골프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골프 논란보다 중요한 것은 대규모 공적 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 것인지입니다. 이는 두산중공업의 주 사업인 석탄에 대한 구제와 맥락을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석탄 발전 사업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건설 예정 부지 인근 마을. 지역 주민들이 석탄 발전소를 배경으로 배구를 하고 있다.

그린피스와 국제 환경 단체가 공동 발표한 '붐 앤 버스트 2020'에 따르면 2019년 석탄 발전소 가동률은 51%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한 국제 에너지 기구(IEA)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석탄 발전에 대한 투자는 80% 감소(용량 기준)했습니다.

과학계에서는 2030년까지 모든 석탄 발전소 운영이 중단돼야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에 따라 더 많은 석탄 발전소 가동이 중지되고, 더 많은 신규 투자가 철회될 것입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석탄 발전 사업에서 매출의 70~80%가 나오는 구조를 유지해 왔습니다. 이로 인해 주가는 10년 전보다 96% 하락했고, 지난 5년간 약 2조6000억 원의 손실을 초래했습니다.

1조 원은 어디에 쓰이나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건설 예정 부지 인근 항구. 지역 어민들은 석탄 발전소 개간 이후 어획량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1조 원의 대출을 결정하며 자구안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두산중공업은 "신사업 본격화에 앞서 기존 사업에서 매출을 최대한 확보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대규모 공적 자금이 또 다른 석탄 발전소 투자에 쓰일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대목입니다.

실제로 두산중공업은 인도네시아 신규 석탄 발전소 자와 9∙10호기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전력도 힘을 실어 주고 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 타당성 조사에서 수익성이 -102억 원으로 측정된 사업인데도 말입니다.

16개 글로벌 기관 투자 그룹은 공동 성명을 통해 자와 9∙10호기 투자 계획을 지적했습니다. 석탄 발전 사업은 전 세계적인 기후위기 대응 노력에 역행하는 사양 산업이라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들의 운용 자산 규모(AUM)는 총 5조8600억 달러(약 7178조 원)에 육박합니다.

'묻지 마' 대출은 이제 그만

인도네시아 자와 9∙10호기 건설 예정 부지.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은 자와 9∙10호기에 대한 건설 및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조 원의 대출금을 사채 상환과 운영 자금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4조 원의 차입금 채무가 남아 있어 추가 대출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합니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주 중 6000억 원의 추가 대출을 위한 자구안을 발표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영 손실 원인인 석탄 발전 사업 부문 매각에 대한 검토는 없습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은 두산중공업이 현재의 사업 구조로는 근본적인 위기 극복이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대규모 공적 자금을 지원했습니다. 두산중공업이 사업을 혁신적으로 전환하지 않는 한 추가 대출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일 뿐입니다.

두산중공업에 대한 금융 지원은 석탄 발전과 또 다른 사양 산업인 원자력 발전에 대한 폐지를 전제로 해야 합니다. 우리의 소중한 세금이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데 쓰이지 않도록 그린피스와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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