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숨죽인 미용실 "창업도, 폐업도 줄었다"

조회수 2020. 12. 4. 15:2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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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헤어전문매거진 그라피

2020년 9월 기준 전국에 영업 중인 미용실은 11만여 개에 이른다. 인구 1만 명당 21.3개꼴로 2개에 불과한 미국에 비해 10배 이상 많다. 이처럼 공급 과잉 상태이고 경쟁이 극심하다 보니 신규 창업도 쉽지 않다. 실제로 국내 미용실 창업률은 다른 자영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최근 5년 사이에는 창업률이 9.2%에서 8.2%로 1.0%p 가량 더 떨어졌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얼어붙은 올해엔 미용실 창업이 더욱 줄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29일 공개한 ‘미용실 현황 및 시장여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020년 1월부터 9월까지 창업한 미용실은 5,577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6,610개에 비해 15.6% 감소한 수치다.


특이한 점은 폐업률도 줄었다는 사실이다. 미용실은 폐업률 또한 원래 타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만 최근 5년간 폐업률은 5.9%에서 6.2%로 상승 추이에 있었다. 그런데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폐업한 미용실은 3,947개로 전년 동기의 4,809개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KB경영연구소 측은 “미용실은 인건비, 재료비 등의 고정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코로나19가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미용실 폐업 수가 증가할 리스크도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폐업이 상대적으로 적을 뿐,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없진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감과 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미용실 매출 또한 요동쳤다.

KB경영연구소가 KB부동산 리브온 상권정보 분석 시스템을 통해 경기도 수원시 인계동에 소재한 미용실들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월까지 1,800만원 내외이던 평균 매출은 코로나19 1차 대유행이 시작된 3월 들어 1,500만원 밑으로 급락했다. 이후 확진자 수가 감소하면서 두 달 만에 1,800만원대를 회복한 매출은 5월 이태원 발 확진자 수가 증가하며 다시 줄었고 2차 대유행의 시작인 8월부터 더욱 큰 폭으로 감소해 최저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 오상엽 연구원은 “헤어 미용의 경우, 특정 직군을 제외하곤 생활의 필수 요소가 아니고 한두 달 늦게 머리를 손질하더라도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시 미용실 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그러나 대체 수단이 없으므로 확진자 감소 또는 코로나 종식 이후 매출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용실은 2010년 8.6만개에서 2020년 11만개로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증가율은 2014년 3.5%로 최고점을 찍은 후 조금씩 줄고 있다. 최근 10년 간 평균적으로 창업이 폐업에 비해 1.4배 많았는데 그 격차가 2014년으로 약 1.6배로 가장 크게 벌어졌고 2011년이 1.1배로 가장 적었다.

미용실이 가장 많은 지역은 2만4천여 개가 영업 중인 경기도이며 1만9천여 개의 서울이 뒤를 이었다. 인구수 대비로 따지면 대구(인구 1만 명당 26.0개)와 광주(25.4개), 경북(25.1개), 전북(25.1개), 강원(24.7개) 등에 밀집해있으며 세종(13.2개), 경기(18.3개), 서울(19.5개), 인천(19.9개) 등의 지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미용실은 다른 업종에 비해 영업 기간도 긴 편이었다. 최근 5년간 폐업한 미용실의 평균 영업 기간은 8.2년이며 전체 매장의 55%가 5년 이상 영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영업한 곳의 비중도 31%로 타 업종 대비 높았다. 지역별로는 부산이 평균 10.8년으로 가장 길고 전남, 전북도 긴 편에 속했으며 세종과 광주, 경기가 다른 지역에 비해 영업 기간이 짧았다.


영업 기간이 길긴 하지만 대다수는 영세한 형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의 ‘2018년 서비스업 조사’에 따르면 연간 매출액이 5천만원 미만인 미용실이 78,852개로 전체 미용실 중 67.0%를 차지했다. 반면 연 매출이 5억원 이상인 미용실은 2,780개로 그 비중이 2.4%에 그쳤는데 그나마 2016년 1.6%, 2017년 1.9%에 비해서는 늘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의하면 미용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2019년 기준 3,895개로 전체 미용실의 약 3.7%를 차지하며 이들의 연간 평균 매출은 3.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경영연구소 측은 “프랜차이즈 미용실은 본부의 경영 지도 및 인적·물적 지원과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한 우수 인력 확보 등을 바탕으로 지속적으로 확대·성장할 전망이다”면서도 “로열티, 보증금 등으로 인한 높은 창업 비용과 불평등 계약 가능성, 독자적 자율경영의 어려움 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미용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전체 미용실의 약 3.7%를 차지한다.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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