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뷰티' 바람 부는 미국..인종차별 이슈에 화장품 시장도 '발칵'

조회수 2020. 8. 18.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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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어전문매거진 그라피
흑인인 샤론 휴터(Sharon Chuter)가 설립한 화장품 브랜드 ‘우오마 뷰티(Uoma Beauty)'의 홈페이지. 샤론 휴터는 미국 내 화장품 기업들에 흑인 고용율을 공개하라는 내용의 ‘Pull Up For Change’ 운동을 주도했다.

미국 화장품 시장에 ‘블랙 뷰티(Black Beauty)’ 바람이 거세다. 흑인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자는 캠페인이 벌어지는가 하면 주요 화장품 기업에 흑인 직원 수를 공개하라는 압박이 이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흑인 직원 고용률을 높이는 것은 물론 마케팅 및 상품 구성에 있어 인종차별적 요소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속속 내놓고 있다. 그에 따라 제품 소개 문구에는 미백(whitening), 밝은(fair), 환한(light), 흰(white)과 같은 차별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단어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지난 5월 말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인해 흑인 남성인 조지 플로이드(George Floyd)가 사망한 이후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대대적으로 벌어지면서 또다시 인종차별 이슈가 미국 사회를 뒤흔든 여파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원장 조남권)은 최근 발간한 ‘2020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6호’ 보고서를 통해 미국 화장품 시장의 최신 화두로 ‘블랙 뷰티’를 꼽고 인종차별 문제가 뷰티 업계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가 확산되자 미국 내 화장품 기업들은 자사 소셜 미디어에 ‘#BlackLivesMatter(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해시태그를 달며 지지 의사를 나타냈다. 그러나 이것 만으론 모자랐다. 각기 다른 피부색을 가지고 있는데도 그간 유색 인종들을 위한 컬러 제품을 내놓는 데 인색하고 백인 모델 일변도로 획일적인 미의 기준을 강요해 온 화장품 기업들에 대중은 분노했다.


이는 곧 흑인을 위한 제품을 만들어 온, 흑인이 운영하는 ‘블랙 뷰티’ 브랜드의 제품을 사자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대표적인 블랙 뷰티 브랜드인 ‘우오마 뷰티(Uoma Beauty)’의 설립자인 샤론 휴터(Sharon Chuter)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몇몇 화장품 기업들을 특정해 흑인 직원의 비율을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Pull Up For Change’ 운동을 펼친 것이다. 이 역시 대중의 지지를 받으며 맥(MAC), 밀크 메이크업(Milk Makeup), 컬러팝(Colourpop) 등이 실제로 흑인 고용률을 공개하고 향후 흑인 채용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에스티로더(ESTÉE LAUDER) 또한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하는 임원진에 대한 직원들의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결국 흑인 고용을 확대하고 인종차별 반대 단체를 위한 기부금을 늘리기로 했다. 존슨앤드 존슨(Johnson&Johnson)은 흑인 인권단체에 향후 3년간 1천만 달러의 기부금을 약속했다. 


선데이 라일리(Sunday Riley)와 코사스(Kosas) 역시 각각 5만 달러와 2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고 허비보르보타니컬스(Herbivore Botanicals)는 5월 말 주말에 기록한 매출인 4만6천 달러를 전액 내놨다.


화장품 유통업계도 발빠르게 움직였다. 세포라(Sephora)는 소매기업으론 처음으로 이른바 ‘15% 서약(15% Pledge)’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전체 매대 가운데 최소 15%를 흑인이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기업 또는 흑인에 의해 설립된 기업의 제품들로 채우겠다는 내용이다. 세포라는 현재 290여 협력 브랜드 가운데 36개가 유색인종(POC, People of Color) 브랜드이며 이 가운데 블랙 뷰티 브랜드는 펜티 뷰티(Fenty Beauty)를 비롯해 9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Walmart)는 흑인 밀집 지역 매장 내 미용용품 매대의 잠금장치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도난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주로 흑인 고객들이 많은 매장을 중심으로 잠금장치 설치해왔는데 이 또한 심각한 인종차별이란 비판을 받은 것이다. 월마트에 이어 유명 드럭스토어 월그린(Walgreens)과 CVS 헬스(CVS Health)도 잠금장치를 철거하기로 했다.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은 “미국 내 뷰티 기업들이 인종차별의 흔적을 지우고 유색인종 소비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브랜드 이미지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기업들 또한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다양한 인종이 사용할 수 있는 컬러 구성, 유색인종 메이크업 룩 등을 제공하고 미백, 톤업 크림 등 일부 제품은 충분한 사회적, 문화적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2020년 글로벌 코스메틱 포커스 6호’ 표지

에디터 김도현(cosgraph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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