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깨는 남자 김기수, 뷰티 크리에이터로 당당히 서다

조회수 2018. 8. 23. 17: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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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그라피매거진

뷰티 크리에이터로 당당히 선 김기수의 유쾌한 인터뷰 현장.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었던 그의 이야기. 

<그라피>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해주세요.

뷰티 크리에이터 김기수입니다. 아직 뷰티 경력은 2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인이에요. 8년간의 공백 후 제가 좋아하는 메이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했죠. 잘 부탁드려요.

근황은 어떤가요?

제품 출시하고 영상도 찍고 방송도 하고… 정말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네요. 제가 이번에 ‘잇템’이라는 브랜드를 론칭했어요. 아이라이너는 4차 완판이 돼서 사고 싶어도 못 사게 됐죠.(웃음) 이제 쿠션 제품을 준비 중이에요. 많은 분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을 중점적으로 출시하고 있어요. 제가 써보았던 많은 제품을 바탕으로 나쁜 점은 빼고 좋은 점만 집약하여 만든 제품이랍니다. 또 유튜브 영상도 촬영 후 직접 편집해요. 예전에는 윈도우 켜는 법도 잘 몰랐지만, 영상 편집 일을 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죠. 요즘은 남자들을 위한 ‘맨즈 팁’ 같은 짧은 메이크업 영상도 만들고 있어요. 또 뷰티 프로그램 <업프리티> 시즌 2도 준비 중이죠.

메이크업에 관심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사실 <뽀뽀뽀> 출신이에요. 그때는 거의 방송국을 견학하는 느낌이긴 했죠.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한 건 중학교 때예요. 그때 오디션 경쟁률이 대단했는데, 제가 운 좋게도 뽑혔어요. 당시 감독님이 새장 속에 갇혀있는 새를 표현하라고 하셨는데, 그 어린애가 갑자기 펑펑 울었대요. 기억은 안 나지만요. 그래서 오디션에 1등으로 합격하고, 장미희 선생님의 아들 역할을 했죠. 아주 작은 역할이었지만, 그것으로 인해 연예계에 대해 많이 배웠던 것 같아요. 그 당시 대선배들이 메이크업을 통해 완전 변신하는 것을 보고 메이크업이 대단하단 것을 느꼈어요. 이후 메이크업을 따라해 보면서 독학을 하기 시작했죠.

가장 인기 있었던 유튜브 영상은 무엇인가요?

‘버건디 메이크업’이 인기가 많았어요. 아무래도 그 메이크업이 저에게 어울려서 사람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평소에 어떤 메이크업이 잘 어울리는지를 찾는 것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요. 그래서인지 제가 메이크업을 하는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있어도, 제가 한 메이크업이 안 어울린다는 의견은 없더라고요. 최근에는 자몽 컬러를 모티브로 한 ‘과즙 메이크업’도 반응이 좋았어요.

언제가 가장 힘들었나요?

개그맨 시절 ‘댄서 킴’이란 캐릭터가 큰 화제가 되면서 성 정체성에 관한 루머가 많았어요. 그때는 남자가 화장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더 많았으니까요. 당시 여자친구가 있었는데도 무성한 소문 때문에 헤어지게 됐죠. 그래서 전 촬영 이외에는 일부러 스킨 로션도 안 바르고 다녔어요. 하지만 그 캐릭터가 저를 유명하게 만들어준 계기이기도 했죠. 개그맨을 할 때는 항상 제 자신을 숨겨야만 했어요. 각본에 짜인 그대로 제가 아닌 남을 연기하는 것 같았죠. 사실 못생겨 보이고 웃겨 보여야 한다는 것에 자괴감도 들었고요. 전 마음껏 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해요.

악플 중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최근에 어떤 분이 ‘날씨가 따뜻해지니 한강물도 따뜻해졌을 거예요’라는 댓글을 달았어요. 한마디로 한강에 뛰어들라는 거죠.(웃음) 이런 식으로 비꼬는 말들이요. 저번에는 어르신이 술에 취해 남자가 화장한다고 빈대떡을 던진 적도 있어요. 사실 그분이 빈대떡을 던지며 뒤로 넘어져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요.

오늘 메이크업 콘셉트는요?

첫 번째 메이크업은 저만의 ‘시크함’을 표현했어요. 무난하면서도 강렬한 모습을 연출했죠. 또 두 번째는서울의 ‘노을’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저는 노을을 특히 좋아해요. 그래서 옐로, 레드를 기본으로 보라색을 넣어 해가 질 때의 모습을 표현했어요. 저는 노을이 밝음이 지는 대신 달과 별이 뜨는 거라고 생각해요. 인생도 다르지 않죠. 힘들다고 좌절하지 말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메이크업을 할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요.

원래는 눈을 많이 강조했어요. 사람을 볼 때 눈에 시선이 가장 먼저 가게 되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눈을 좀 단순하게 하더라도 립을 다양하게 연출해보고 싶더라고요. 요즘 립 제품이 정말 다양하잖아요. 다양한 컬러로 립에 포인트를 줄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메이크업 뮤즈가 있나요?

마돈나가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퇴폐미. 보이조지의 성별을 뛰어넘는 아이덴티티. 엄정화 누나의 범접할 수 없는 고급스러움과 유니크함. 씨엘의 아이라이너. 모두가 제 우상이에요. 엄정화 누나는 많이 만났었죠. 하지만 저의 뮤즈인 줄은 아마 모르실 거예요.(웃음) 엄정화 누나의 스타일을 정말 좋아해서 메이크업을 할 때 자주 모티브로 삼아요.

요즘 영감을 받은 아티스트가 있다면요.

최근 컴백한 유빈 씨요. ‘숙녀’라는 노래로 컴백했는데 저는 원더걸스의 텔미 시절이 떠올랐어요. 그때가 소녀였다면 지금은 숙녀로 바뀐 느낌? 거짓말이 아니고 그 노래를 하루에 만 번 정도 들었어요. 춤까지 다 외웠을 정도라니까요. 그래서 유빈씨를 모티브로 메이크업을 하기도 했어요. 노래도 좋지만 고혹적인 유빈 씨의 모습이 정말 아름다운 것 같아요.

메이크업 이외에 요즘 즐기고 있는 일이 있나요?

등산이나 지인들과의 골프를 즐겨요. 저는 자연이 좋아요. 집에서 식물을 많이 키우는 것은 물론, 화장대 옆에 올리브나무를 가져다놓을 정도로요. 사람은 녹색을 많이 봐야 좋은 것 같아요. 등산을 갈 때는 톤업 크림 정도만 바르고 가는데, 메이크업을 안 하고 가면 무슨 일 있냐며 섭섭해하는 이들도 있어요. 요즘은 사람들 시선이 많이 유연해졌어요. 어르신들도 제가 메이크업 한 모습을 보시고 예쁘다, 곱다라며 좋아해주세요.

평소 즐겨 하는 헤어스타일은? 도전해보고 싶은 헤어가 있다면요.

그때그때 메이크업 스타일에 따라 다르게 하고 있어요. 두상이 안 예뻐서 삭발을 못하는데, 한 번쯤은 시도해보고 싶어요. 삭발은 두상이 예쁜 사람만 할 수 있는 특권인 것 같아요. 삭발을 하고 강렬한 메이크업을 하면 정말 멋질 것 같지 않나요?

같이 작업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정말 많죠. 뷰티 크리에이터님들과의 콜라보가 엄청 재미있고 배울 점이 많아요. 하지만 저 혼자 활동을 하다 보니 뷰티 크리에이터분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어요. 사실 제가 연예인이라 그런지 벽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소통을 하고 싶고 콜라보 작업도 하고 싶지만 아무래도 거리감을 느끼는 것 같아요. 저는 누구든 콜라보를 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든 연락주세요.

‘김기수’는 이런 사람이다. 한 문장으로 표현해본다면요?

요섹남이란 말이 있죠. 전 화장을 잘하는 섹시한 남자 ‘화섹남’이에요. 저는 채도가 낮은 누디한 컬러나 MLBB 같은 장밋빛 컬러도 잘 어울린다고 해요. 제가 다양한 색으로 메이크업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런 컬러 감각은 어쩌면 본능적인 것 같아요. 또 ‘틀을 깨는 남자’라고 생각해요. 메이크업은 여성만 한다? 이런 틀을 깨고 남자도 메이크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으니까요. 뭐든 정해진 것은 없다고 생각해요. 틀에 박힌 관념으로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에요.

앞으로의 목표.

저는 죽을 때까지 화장을 잘하는 게 목표예요. 노인이 돼서도 붓을 쥐는 게 꿈이죠. 공부도 열심히 해서 세계 속 뷰티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어요. 앞으로 많은 활동을 하면서 남자가 메이크업 하는 것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어요. 또 제 메이크업으로 남들이 예뻐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아름답게 바꿔주고 싶어요.


에디터 김수정 

포토그래퍼 신정인 

헤어 지수(어반트랜드 압구정점) 

영상 이준걸


헤어전문잡지 월간 그라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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