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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아이들이 '백인 인형이 더 착하다'고 했던 이유

조회수 2021. 4. 23.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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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X밑미] 바쁘게 사느라 못 챙겼던 '진짜 나'와 마주하기

‘남을 차별한 적이 있나요?’ 라는 물음에 당당하게 “네” 라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살면서 타인에게 차별을 당한 적이 있나요?”라는 질문에는 누구나 한 번쯤 억울하게 차별당한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경험한 차별은 쉽게 기억해 내지만, 스스로 남을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차별이 무의식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차별은 특정 기준을 만들어 나와 남을 구분 짓기 시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됩니다. 구분은 필연적으로 배제와 억압을 만들어 냅니다. 상대적으로 강하거나 다수를 차지하는 집단이 상대적으로 약하거나 소수집단을 차별하고 억압하게 되는 것이지요. 인류의 역사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전쟁과 폭력 역시 그 시작은 기준과 구분 짓기였습니다. 


그럼, 이런 기준은 누가 만드는 것일까요? 나는 과연 내가 만든 기준대로 판단하며 나와 남을 구분 짓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사회가 이미 구분 지어 놓은 틀 안에서 나의 편견을 쌓아가고 있는 것일까요?

사회가 만들어 온 편견과 집단무의식

과거 3세에서 7세 사이의 흑인 아이들을 대상으로, 백인 인형과 유색인종 인형을 보여주고 ‘착한 인형이 어느 것인지?’ 물었을 때 대부분의 흑인 아이들은 백인 인형을 골랐다고 합니다(1947년 미국 심리학자 케네스 클라크의 실험). 이는 인종에 대한 편견이 무의식에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은 인류가 몇천 년의 역사를 경험하면서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수많은 기억들이 집단 무의식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집단 무의식의 영향으로 인해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어느 정도의 편견과 구분 짓기가 프로그래밍 된 채로 태어나는 것이지요. 


실제로 우리가 경험하는 대부분의 차별은 우리가 태어날 때 선택하지 못하는 것들로부터 발생합니다. 우리는 자신의 인종, 국적, 성별, 성적 결정권 등을 선택할 기회조차 없었지만, 이미 결정된 것들로부터 차별받고 또 타인을 차별하게 됩니다.

하루아침에 세상에서 차별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나부터 내 안에 있는 차별을 인지하고 조금씩 바꿔나가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럼 우리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인이 된 신영복 선생님의 책 <담론>에서 하나의 방법으로 ‘탈문맥'을 이야기합니다.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문맥으로부터 벗어날 때 우리는 올바르고 자유롭게 사고할 수 있다고 합니다. 문맥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갇혀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해요. 내가 렌즈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사회에서 주입받은 다양한 신념들과 조상 대대로 물려받은 집단 무의식의 영향으로 우리는 이미 많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가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할 때, 우리는 안경을 벗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습니다.


나누고 구분하는 것은 마음을 쪼그라들게 만듭니다. 쪼그라들고 작아진 마음으로는 타인은 물론이고 나 역시 온전하게 받아들이고 사랑하기 어렵습니다. 내가 쓰고 있는 안경을 벗고,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총천연색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날 수 있습니다. 구분하는 선이 사라질 때 우리의 마음은 확장됩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타인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 우리는 비로소 나를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진짜 나'를 만나는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 밑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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