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하우스' 제작지원 세무사가 말하는 부자들의 절세법

조회수 2021. 4. 4. 08: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독보적 인기를 끌고 있는 SBS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많은 시청자가 주단태 역의 엄기준을 최대 수혜자로 꼽지만 배우를 빼고 보면 진짜 수혜자는 바로 이 사람이 아닐까. 절세TV 대표 세무사 윤나겸 씨 말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펜트하우스’ 매회 엔딩마다 ‘제작 지원’으로 이름을 올리는 윤 세무사를 두고 “펜트하우스 성공의 최고 수혜자”라며 “항상 매회 엔딩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보여줌”이라고 평했다. 그런 윤 세무사를 3월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절세TV 사무실에서 만났다. ‘펜트하우스’ 제작 지원 비화부터 부자들의 세무사로 통하는 ‘절세 언니’의 재테크까지 물어볼 게 많았다.

커뮤니티에 올라와 화제가 된 드라마 ‘펜트하우스’의 ‘윤나겸 세무사 엔딩’ 짤. [SBS 제공]

절세TV와 펜트하우스

절세TV가 요즘 가장 핫한 드라마 ‘펜트하우스’에 공식 제작 지원을 했다. PPL(영화나 드라마 속 간접광고) 체감 정도는 어땠나.


“전화 문의를 굉장히 많이 받았다. 깜짝 놀랐다는 분도 많았고, 세무사가 돈이 얼마나 많으면 드라마 PPL을 하느냐는 반응도 있었다.”


절세TV는 뭐 하는 곳인가.


“2015년 처음 만든 방송국이다. 세무사가 세금 관련 지식을 공유하는 채널이 거의 없었다. 사람들이 문제가 생기기 전 세무사를 찾는 게 아니라, 문제가 터졌을 때 찾더라. 그래서 정보를 조금이라도 먼저 알면 세금 폭탄을 맞는 일이 없을 텐데 생각하다 방송을 시작했다. 종합 세무 플랫폼으로 확장해나가고자 했다.”

윤나겸 절세TV 대표 세무사. [홍중식 기자]

사람들이 이 시국에 특히 ‘절세’에 꽂힌 이유가 뭘까.


“정부 정책이 수시로 바뀐다. 대출이 어렵고, 세금도 중과되니 사람들이 세법을 모르면 재테크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절세에 큰 관심을 두는 것으로 보인다.”


세무사 사무실을 주로 찾는 이들은 누군가.


“과거 정책이 자주 바뀌지 않을 때는 50, 60대가 주를 이뤘다. 요즘은 젊은 분도 꽤 많이 상담하러 온다. 혼자 상담하러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보통 배우자 또는 부모와 같이 온다. 증여세와 관련해 당사자인 자녀와 함께 방문해 상담하는 분이 많다.”


‘펜트하우스’ 얘기를 해보자. 드라마 속 인물들은 자식의 성공과 부 축적에 혈안이 돼 있다. 세무사 관점에서 극 중 주단태나 천서진, 오윤희의 돈 버는 방식을 어떻게 보나.


“주단태와 천서진, 오윤희는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 오윤희 같은 경우는 상담 사례가 많다. 극 중에서 오윤희가 딸 친구의 집을 경매로 낙찰받아 들어가 사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후 재개발되면서 높은 금액에 집을 팔아 펜트하우스로 이주한다. 많은 사람이 꿈꾸는 재개발 재테크 방식이다.


주단태가 돈을 버는 방법은 전형적인 개발업자 방식이다. 극 중에서는 나쁜 놈이라 수단과 방법 가리지 않는 것처럼 나오지만, 많은 정보를 가진 사람이 큰돈을 들여 시세차익을 내고 가치를 창출하는 건 불법이 아니다. 오윤희가 개인이라면, 주단태는 업자라고 보면 된다.


세무 상담을 받는 이들 중 가장 전형적인 유형은 ‘금수저’ 천서진이다. 천서진이 돈이 많다는 이야기가 중간 중간 나오는데, 증여를 미리 받은 것으로 추론해볼 수 있다. 이런 집안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증여를 설계한다. 부동산도 꽤 많다고 나온다. 어차피 물려줄 거라면 긴 시간에 걸쳐 차차 주는 게 상속세를 줄이는 길이기도 하고 현명한 절세 방법이기에 극 중 회장이 그렇게 한 거 같다. 드라마에는 나오지 않지만 딸 은별이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과정에서도 절세 플랜을 짤 수 있다. 천서진 같은 고객은 주로 가업 승계나 자산 증식과 관련해 절세 문의를 해온다.”

부자들의 절세법

최근 ‘2021 세금 읽어주는 부자’라는 책을 냈는데, 어떤 내용인가.


“제목을 보고 많은 분이 ‘이거 부자만 읽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하는데, 이 책을 쓴 이유는 많은 분을 상담하면서 그분들이 모르는 내용을 전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어떤 시각으로 재테크하는지를 비롯해 부자가 되고 싶어 하는 많은 분에게 노하우를 알려줄 목적으로 썼다.”


그간 만나본 부자들의 공통점은 뭔가.


“부자와 부자가 아닌 사람을 칼로 무 자르듯 나눌 수는 없지만, 의사결정을 쉽게 하거나 성격이 급한 사람보다 그렇지 않은 타입이 부자인 경우가 많다. 재테크나 협상은 시간이 많은 사람에게 유리하다. 또한 부자는 쓸 수 있는 자금이 많기에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버틸 수 있다. 일희일비하는 것은 당장 사용할 자금이 부족해서다. 그러면 정책 변화 하나 하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탈세하지 않고 정직하게 살되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다. 탈세까지는 아니지만 절세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이 많이 찾아온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법이 하지 말라고 하면 탈세, 해도 된다고 하면 절세다. 한 끗 차이다. 오늘은 절세였던 방법이 내일은 탈세가 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호구’가 되지 않으려면 세법을 공부하고 전략을 잘 짜야 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탈세와 절세가 갑자기 바뀌진 않으니 나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최근 상담하며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은.


“다주택 관련 질문, 그중에서도 증여 이슈가 가장 많다. 양도를 잘못하면 세금을 많이 내야 하니 관심이 높은 것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각자 놓인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세무사라도 질문을 받자마자 바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주간동아 1282호 발췌·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