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실물, 껌, 립스틱, 정장..일본에서 코로나로 줄어든 것

조회수 2021. 2. 16.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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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텔레워크의 증가로 생활 스타일이 크게 변한 것은 일본도 마찬가지다. 집과 직장, 혹은 학교를 오가는 일이 줄면서 그 여파가 다양한 지표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


도쿄(東京)도심에 위치한 경시청 유실물 센터는 도쿄 일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유실물들이 도착하는 곳이다. 그런데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찾은 이곳 유실물 창고는 그야말로 텅 빈 상태였다. 원래 1월은 겨울방학이 시작되는 데다 연말연시를 맞아 인구 이동이 급증하는 시기인 탓에 유실물들로 창고가 가득 차기 마련이었다.


경시청 유실물 센터장 이가라시 유키코(五十嵐祐紀子) 씨는 “선반에 다 들어가지도 않아서 물건을 잔뜩 실은 이동식 선반들로 통로까지 막혀 있던 게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유실물 상자들을 옮기는 데 쓰는 화물용 리프트는 올해 들어 한번도 손 댈 일이 없었다.


센터 측에 따르면 2020년 도쿄도의 유실물은 역대 최고였던 2019년 415만 2,190건을 30% 정도 밑도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습득물 건수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2007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눈에 띄는 품목은 선물용을 포함한 식품류와 카메라류로 이들 모두 지난해보다 절반 가량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여행객이 크게 감소한 것이 그대로 반영된 모습이다.


경찰서별로는 하네다(羽田) 공항을 관할하는 도쿄공항경찰서의 유실물이 65%나 감소해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대형상업시설 및 환락가가 모여 있는 신주쿠서(新宿署)와 시부야서(渋谷署)에서도 40%나 감소했다. 사무실이 밀집해 있는 마루노우치서(丸の内署)와 추오서(中央署)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9일, 긴급사태선언 연장 속 도쿄 긴자(銀座)의 미츠코시(三越)백화점 화장품 플로어가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최지희기자)

그렇다면 코로나19 사태 속 일본에선 어떤 상품들이 잘 팔리고, 어떤 상품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까. 아사히신문은 전국의 마트와 편의점, 드럭스토어의 판매액을 집계하는 조사회사 인테이지의 결과를 인용해 지난 1년간의 주요 상품 매출에 대해 보도했다.


의약품 중에서는 마스크와 살균소독제 등의 매출이 3~4배 가량 늘어났다. 반면 자양강장 계열인 비타민B1제와 드링크제 등의 매출은 20% 감소했다. 늦은 시간까지 잔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확연히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업무 중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한 간식류에도 여파가 몰아 닥쳤다. 껌은 지난해 보다 19%, 사탕은 10%나 감소했다.


특히 입냄새를 억제하거나 기분전환 효과를 내세우던 상품들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인테이지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입냄새를 신경 쓸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반대로 향이 강한 식품의 대표격인 마늘의 매출은 33%나 껑충 뛰었다.

긴급사태 선언 기간 중의 도쿄 도내 마트 모습 (사진=최지희기자)

화장품류에서는 대부분의 품목에서 매출이 떨어졌다. 특히 립스틱은 58%, 볼 블러셔는 9% 감소했다. 남성용 화장품 가운데서는 면도 용품이 9% 줄었다. 의류에서는 정장이 타격이 컸다. 총무성의 가계 조사에 따르면 2인 이상 세대의 1~11월 정장 지출액은 2,608엔(약 27,600원)으로 전년에 비해 40%나 감소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기업들은 매출액이 떨어진 상품들에 대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정장 의류 판매점의 대표격인 아오야마(青山)상사는 400개 매장을 대상으로 의류 판매 면적을 축소하고 남은 공간에 같은 그룹의 야키니쿠점 등을 병설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화장품 대기업 가오(花王)는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하면서 지난해 말부터 ‘얼굴이 작아져 보이는 마스크’를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1주일만에 완판을 거두면서 봄을 맞아 ‘제2탄’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라는 대형 변수로 인해 희비가 엇갈린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코로나 역풍’을 맞은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발 벗고 나선 상황이다. [프레스맨=도쿄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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