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요지경' 가수 신신애 "시니어, 일로 보람 찾아야"

조회수 2020. 12. 30. 09: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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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있는 장비를 모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고요?”


서울 용산구 용산전자랜드 신관 2층의 한 대형 카메라 매장, 눈부신 조명 아래 갖가지 촬영 장비가 즐비한 매장 한 켠에 최신 촬영 장비가 세팅된 오픈 스튜디오가 배우 겸 가수 신신애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신애가 체험할 오늘의 직업은 ‘유튜버’. 그의 입문을 도와줄 선배 직업인으로 시니어 유튜버 혜미킴이 초대되었다. 직업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는 젊은 유튜버들을 따라 하기보다 어르신답게, 시니어만의 방식으로 유튜브 활동을 해나가라는 혜미킴의 조언에 실제로 유튜브 채널 운영을 준비하고 있던 신신애의 귀가 쫑긋해졌다.


“팬들에게 제 노래를 들려주려고 열어둔 유튜브 채널이 있긴 하지만 본격적으로 도전해볼 엄두는 내지 못하고 있었어요. 이번 직업 체험을 계기로 저도 ‘해볼 만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날 신신애는 혜미킴에게 유튜브 영상 제작하는 노하우와 주의점 등에 대한 이야기를 자세히 들으며 시니어 유튜버로 가는 기본기를 익혔다.

신신애가 유튜브 ‘한번 해보잡(job)’을 통해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를 소개하는 체험맨으로 활약 중이다.
신신애
고려대 간호학과 졸업, 간호사로 근무
1977년 MBC 탤런트 공채9기 입사
1993년 KBS드라마 '희망'에서 노래실력 발휘,
이를 계기로 같은 해 '세상은 요지경' 발매
이후 가수와 배우 활동 병행
2020년 시니어 일자리 홍보대사 활동

그가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함께 행복한 내일(My Job)-우행잡(이하 우행잡)’은 고령사회 세대 간 공감을 위해 마련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 ‘우리 함께 캠페인’의 세 번째 시리즈다. 


신신애가 직접 시니어들의 직업 현장을 방문해 해당 직업을 체험해보는 형식으로 꾸려져 ‘시니어들을 위한 체험 삶의 현장’이라고도 불린다. 그간 ‘우리 함께 캠페인’은 저출산 및 공동육아, 고령사회 인식개선 및 세대간 소통 활성화를 주제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10가지 직업 체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신신애는 '우행잡' 캠페인을 하며 10개의 콘텐츠를 촬영했다. 그가 체험한 일들은 다음과 같다.


- 도시락 만들어 배달

- 편의점 아르바이트

- 신사업창업사관학교를 통한 창업 도전

- 대중교통 활용한 택배

- 비대면 면접 준비

- 이동식 세차

- 어르신 동극 '별주부전'

- 도심에서 농사짓는 꿈틀 배추 영농사업단

- 국립항공박물관 도슨트/조종관제

- 시니어 유튜버


"모든 직업 체험이 특별했지만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도시락 배달사업과 편의점 아르바이트였어요. 도시락 사업은 재료 구입부터 손질과 조리, 배송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어르신들이 직접 하셨는데, 인센티브제로 운영되다보니 다들 무척 의욕적으로 참여하더라고요. 편의점 아르바이트 같은 경우 일주일에 3회, 하루 4~5시간 정도로 법정 노동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점은 아쉬웠지만 시간제 업무임에도 4대보험이 적용된다는 게 큰 장점이었고요.”


신신애는 창업 아이디어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문을 두드려볼 수 있는 ‘신사업창업사관학교’도 눈여겨보라고 귀띔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운영하는 소상공인 창업 지원 플랫폼인 신사업창업사관학교는 창업 준비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규모에 따라 최대 2천만원까지 창업 자금을 지원해 준다.

시니어 유튜버로 유명한 혜미킴에게 유튜브 제작 노하우를 배우고 있는 신신애.

신신애는 사회의 일원으로 일하기를 원하는 시니어 세대에게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은 ‘가족들의 반대’나 ‘편히 쉬시라’는 자식들의 만류라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것, 그 한 가지가 사람을 얼마나 충만하고 행복하게 하는 것인지 젊은 시절엔 미처 알지 못했다고.  


“가장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시니어 세대가 우리 사회에서 즐겁고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족 특히 자녀들의 지지와 응원이 꼭 필요하다는 거예요. 나이도 약점이 되는 세상이다 보니 저 역시도 어디 가서 선뜻 제 나이를 말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저는 비록 평생을 비혼주의자로 살았지만, 가족이 서로에게 주는 영향력을 잘 알고 있죠. 가족은 가장 사랑하는 존재지만 때로는 가장 많은 상처를 주고 서로를 구속하거나 조종하려 들거든요.” 

시니어의 사회생활, 보람과 활력 원천

2020년 12월, 신신애는 그간 ‘우행잡’ 활동을 통해 노인들의 일자리 정보 제공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고령사회 인식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수여하는 표창장까지 수상하는 영광까지 안게 되었다.


“제가 이런 훌륭한 사업을 홍보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죠. 나이가 들어도 소속감을 느끼고, 일을 해서 번 돈으로 자기 스스로를 건사할 수 있어야 떳떳한 사회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 돈으로 때로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 수도 있고, 기부금도 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고요.”


10가지 직업을 경험하는 동안 그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부지런함’이다. 돈의 많고 적음을 떠나 사회활동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삶의 보람과 활력이 몸과 마음의 건강을 보듬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는 점을 깨닫게 됐다. 그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왕성한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전 세계가 힘든 한 해였습니다. 우리 국민 모두가 힘들고 어려운 시기지만 제 노래 ‘웃으며 살자’를 들으며 기운내시라는 응원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SNS 채널을 통해 더 많은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겠습니다.”


글 김지은

사진 지호영 기자 장소협조 즐거운카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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