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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미인대회 반대하는 도쿄대 학생들, 이유는?

조회수 2020. 12. 28. 16: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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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최고의 명문 도쿄대학에서는 매해 가을 학교 축제에 맞춰 ‘미스&미스터 동대 콘테스트(통칭 ‘미스콘’)’가 열린다. 유명 방송국의 여자 아나운서 등용문이라고도 불리는 이 대회는 도쿄대학 학부생으로 출전 대상을 한정해 1997년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이 대학 학부생들로 구성된 ‘도쿄대학광고연구회’가 주최하는 ‘미스콘’에는 해마다 약 60여명의 도쿄대생이 지원한다.

‘미스 동대2020’ 파이널리스트 5명을 소개하는 동영상에서 손을 흔들며 인사하는 5명의 학생들 (이미지: 모델프레스 유튜브 동영상 캡쳐)

그런데 최근 들어 '미스콘'에 반기를 든 움직임이 본격적으로 일기 시작하면서 학내외가 술렁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22일, 제 70회 고마바제(駒場祭・도쿄대학 고마바 캠퍼스의 가을 축제)에서는 미스콘 무대 옆에서 “미스콘・미스터콘 슬슬 그만두지 않으렵니까?”라고 목청을 높이며 전단지를 돌리는 학생들이 있었다.


도쿄대학 학내 신문인 ‘도다이(東大)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항의의 움직임은 고마바제가 시작하기 약 1주일전인 11월 17일, ‘미스콘・미스터콘을 생각하는 모임’이 트위터를 통해 활동 참가자를 모집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이같은 반대 행동은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만 공유되고 있는 움직임일까. 도쿄대학 고마바 캠퍼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의견을 직접 들어봤다.


“친구가 미스터 콘테스트에 나간 적이 있다. 목적은 미스콘에 뽑힌 여자친구에게 어울리는 남자가 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 미스콘이 그렇게 대단한 건가 새삼 생각하게 됐다”(학부생 여성 A)


“요즘 같이 다양한 가치관이 중시되는 시대에 외모를 가지고 우열을 가지는 대회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에 큰 위화감을 느낀다”(대학원생 남성 B)

도쿄대학 고마바 캠퍼스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미스&미스터 동대 콘테스트'를 반대하는 입간판 (사진=최지희기자)

“본인이 나가고 싶어 나간다는 걸 말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솔직히 출전을 생각하는 이들의 심리가 궁금하다”(학부생 남성 C)


“젠더 문제가 중요한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흐름에 역행하는 지극히 구시대적 발상이다”(대학원생 여성D)


몇몇 학생들을 만나 의견을 들어보는 것으로 대회에 대한 여론을 측정할 수 없지만, 적어도 질문에 응답한 학생들 전원이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도쿄대학 고마바 캠퍼스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미스&미스터 동대 콘테스트'를 반대하는 입간판 (사진=최지희기자)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미인대회를 반대하는 대학가의 움직임은 도쿄대학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도다이신문에 따르면 2019년 11월에는 사립 명문 호세이(法政) 대학 학생 센터는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미인대회에 대해 “ ‘다양한 인격에 대한 경의’에 상반되는 것”, “인격과는 상관없이 규정된 ‘여성상’에 근거해 여성을 평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학내 시설을 이용한 개최를 모두 허용하지 않기로 발표했다.


이밖에도 최근 10년간 국제기독교대학(ICU)과 교토(京都)대학, 오사카(大阪)대학, 와세다(早稲田)대학, 홋카이도(北海道)대학 등 많은 수의 대학에서 미인대회에 대해 대학본부 및 유지단체들이 반대를 표명한 사례가 있다.


한편 도쿄대학측은 지난 10월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스콘에 대해 “기본적인 문제로서 학생 모두가 젠더를 비롯한 다양성에 대해 깊이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도쿄=프레스맨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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