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과 번개의 차이점? 우리는 '취향'을 중시합니다"

조회수 2020. 12. 17. 11: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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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쓰던 물건을 찜찜하다 여기던 시절도 있었지만 이제 중고거래는 자연스러운 소비트렌드로 자리잡았습니다.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절판되어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운 물건들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버려질 뻔 한 물건이 새 쓰임을 찾으니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중고거래 활성화에 힘입어 ‘취향을 잇는 거래’를 모토로 삼은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도 2년 연속 거래액 1조 원을 넘기고 있습니다.


구글 한국지사에서 근무하다 올해 3월 번개장터로 자리를 옮긴 최재화 신임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번개장터를 중고거래계의 유튜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최 CMO는 유튜브 한국유저 마케팅 총괄을 담당했으며 그 전에는 OB맥주, 베인앤컴퍼니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입니다. 

번개장터 최재화 CMO. [지호영 기자]

번개장터에서 보낸 한 해는 어땠나요.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전에 몸담은 회사들이 완성형에 가까운 브랜드였다면 번개장터는 같이 브랜드를 만들어가며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차이점이에요.


대표적으로 어떤 마케팅을 전개했나요.

“크게 두 가지였는데요. 기존 충성 고객인 MZ 세대(1980년대 초 ~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가 더 즐겁게 앱을 쓰고, 번개장터 앱을 쓴다는 데 자부심을 갖도록 활동을 했습니다. 또 하나는 35세 이상의 고객들에게 번개장터를 알리는 작업을 진행했어요.”


스타와의 협업도 많더라고요.

“대표적인 게 리플렉스예요. 우리가 ‘플렉스(flex)한다’는 말을 많이 쓰는데 리(re)플렉스한다는 개념을 활용했어요. Mnet ‘고등래퍼’에 나온 하선호, 이로한 외에 리듬파워와도 작업했는데요. 패션 제품이 많이 거래되다 보니 애장품과 취미용품에 얽힌 사연도 설명하고 누군가에게 의미가 있을 수 있는 셀러브리티의 취향템을 거래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왔고, 내년에도 정기적으로 이어갈 예정이에요.”

번개장터에서 스타굿즈를 거래할 수 있는 공간. [번개장터 앱 캡처]

"취향 거래 플랫폼입니다"

평소에 직접 번개장터를 애용한다고 들었는데.

“저는 정말 꾸준히 거래하고 있어요. 앱을 사용하다가 예기치 못한 버그를 발견하기도 해서 회사에서 버그 리포트도 1등이에요(웃음). 지난달에도 판매로 50만원을 벌었고요. 옷을 좋아해서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경험이 있는데, 철 지난 옷도 많이 정리하고 요즘은 LP를 열심히 모으고 있어요.”


중고나라, 당근마켓 등과 번개장터가 다른 점은 뭘까요.

“번개장터는 누군가의 취향, 취미를 아주 중요하게 여겨요. 거래되는 물건의 카테고리를 보면 차이점이 보여요. 경영진이 의지를 갖고 특정 카테고리를 활성화해야겠다가 아니라, 유저들이 해당 영역을 많이 쓰면 저절로 활성화되는 형태죠. 스타굿즈도 각자 팬 사이트 게시판에서 거래하다가 불편해서 번개장터로 넘어왔어요. 동호회 내부 게시판에서도 취미용품 거래가 많이 이뤄지는 데 그걸 편하게 만들 수 있다면 윈윈(win-win)이지 않을까요.”

"사기 세력 막으려 꾸준히 연구"

번개장터 초보자에게 거래할 때 팁을 주세요.

“상점마다 별점 후기가 있는데 별 4~5개 후기가 10개 이상인 상점은 비교적 신뢰할 수 있어요. 개인 전화번호를 확보해서 앱 외부로 끌어내 사기를 치려는 세력들이 있는데, 그런 패턴을 계속 연구해서 이용자들이 사기꾼을 거를 수 있게 배너를 띄우고 있어요. 


사기꾼 패턴을 정리해둔 게시글을 거래 전 꼭 5분만 읽어보는 걸 추천해요. 중고 거래는 기본적인 제품 시세를 알아야 해요. 시세보다 현저하게 낮은 제품으로 현혹하는 사기꾼이 많기에 너무 싸다면 구매 전 주의하세요. 


이용자들의 행태를 보고 놀란 것 중 하나는 상점을 인스타그램처럼 쓴다는 거였어요. 좋아하는 상점이 생기고 나와 비슷한 성향이거나 라이프스타일이 겹친다고 생각하면 팔로잉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그런 피드를 살펴보고, 대표적인 사기 패턴을 읽어보고, 사려는 물건의 시세를 알아보고 거래를 시작하면 좋을 거예요. 구매자에게만 수수료가 붙는 안전 결제 시스템인 번개페이 활용도 적극 추천해요.”


가입비나 이용료가 따로 없는데 매출은 어디서 나오나요.

기본적으로는 광고와 번개페이 수수료로 매출이 나와요. 전문적으로 제품을 광고하지 않더라도, 갖고 있던 제품을 빨리 팔고 싶어서 광고비로 1만~2만원을 지출한다면 더 좋은 의사결정이 될 수도 있죠. 1000원 단위로 결제할 수 있다 보니 저도 늘 1만원씩 충전해놓고 수시로 써요. 번개페이는 수수료를 구매자가 3.5% 부담하는 방식인데, 안전결제 서비스로 돈을 보관해놨다가 구매를 확정하면 제품 판매자에게 송금하는 형태예요.

번개장터에서 거래되는 스니커즈.

올해 번개장터에서 가장 많이 팔린 건 어떤 제품인가요.

“모바일기기가 51만 건(거래액 1500억원), 스니커즈가 50만 건(거래액 720억원), 스타굿즈가 62만 건(거래액 87억원) 거래됐어요. 스니커즈는 대표 인기 아이템인데 전년 대비 거래량이 약 20% 증가했어요. 스타굿즈도 전년 대비 32% 거래량이 늘었는데,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한 남성 그룹의 굿즈 거래 건수가 전체의 72%(45만 건)에 달했죠. 화제가 되는 스니커즈는 추첨을 통해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주기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오프라인 페스티벌이 당장은 어렵지만, 향후에 공연과 추첨, 플리마켓이 어우러지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어요.”


중고품 거래는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운동’과도 흐름을 같이 하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를 싸게 사고 싶어서 중고 거래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버리는 물건을 최소화하고 싶어서 중고 거래를 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결국은 이 모든 활동이 제로웨이스트와 연결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도 강남 일부 지역에서 포장 택배를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물건을 보내면 번개장터에서 친환경 포장재로 포장해서 배송까지 해줘요. 이런 식으로 거래하기 편한 서비스를 계속 확장해 갈 계획이에요.”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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