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에 '소스' 넣었더니 400병 팔려..코로나 속 日이색 자판기

조회수 2020. 11. 9. 13: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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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일본에서 ‘자동판매기’에 새롭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비대면’, ‘비접촉’ 특성을 살려 음료나 과자류 이외의 이색 상품 자판기로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들을 살펴봤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도치기(栃木)현 아시카가(足利)시에 사는 기류 다쿠야(木龍拓也) 씨는 소스 제조회사 ‘츠키보시(月星)식품’이 공장 입구에 설치한 소스 자판기에서 토마토 소스를 구입했다. 해당 자판기에는 우스터 소스, 야키소바 소스 등 11가지 종류의 소스들이 한 병당 약 300엔(약 3,200원)에서 500엔(약 5,400원)대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지방지 아시카가(足利)경제신문 8월 20일자 인터넷판 기사에 츠키보시 식품의 소스 자판기가 소개됐다. (이미지: 아시카가경제신문 기사 캡쳐)

‘츠키보시 식품’의 공식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자판기의 존재를 알게 됐다는 기류 씨는 “마트에서는 구매할 수 없는 상품들이 자판기에 모여 있고, 폐점 시간 걱정없이 살 수 있어서 편하다”고 말했다.


‘츠키보시 식품’의 거래처 대부분은 음식점이지만 지난 4, 5월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 이후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상품을 알리기 위해 자판기 판매를 시작했다. 자판기 구입을 위한 자금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조달했다.


7월부터 소스 자판기를 설치하자, 순식간에 SNS에서 화제가 됐다. 현재는 다른 현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찾아와 자판기 소스를 구입해 갈 정도로 인기다. 자판기 판매만으로 한달에 약 400병 이상의 소스가 팔리고 있다. 나가누마 미키오(長沼幹雄) 사장은 “수익을 기대하고 시작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솔직히 놀라고 있다. 회사 이름이 알려지면서 결과적으로 신규 계약 거래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오카야마(岡山)현 오카야마시의 허브 생산 회사 ‘센(千)’에서는 8월부터 시 중심부 도로에 생허브 자판기를 설치했다. 바질과 민트 등 약 20종류의 허브를 한 봉지당 약 300엔(약 3,200원)에서 1,000엔(약 1만 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센’도 코로나19 탓에 거래하던 약 10여곳의 음식점들로부터 주문 취소가 이어져 허브들을 폐기 처분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한 판로 개척 필요성을 느끼고 있던 중에 자판기에 주목하게 됐다. 아버지와 함께 ‘센’을 경영하고 있는 다나카 도모코(田中知子)씨는 “가게에 진열해서 파는 것 보다 자판기가 더 눈길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자판기판매대리점 ‘파르사’에는 최근 다양한 업자들로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담당자는 “채소를 판매하고 싶다는 농가, 쿠키를 판매하고 싶다는 양과자점으로부터의 문의도 있었다”고 전했다.


소비동향에 정통한 덴츠(電通)의 마츠모토 야스아키(松本泰明) 주임연구원은 요미우리신문에 “체험을 중시하는 소비 시대에 물건을 구매하는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적중한 것 같다. 코로나로 관심이 높아진 무인 점포의 간이 형태라고도 할 수 있어 시대의 흐름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스맨=도쿄 최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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