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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으로 정육점에 100만원 선결제, 한우 시켜먹어..."

국민 74% “2차 재난지원금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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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미용실에 가서 긴급재난지원금으로 20만 원을 선결제 했습니다. 서비스를 더 해주겠다고 해서요. 동네 정육점에는 100만 원을 통째로 갖다 맡긴 주민도 있대요. 그러고는 계속 한우를 시켜 드신다고….”(서울 구로구 직장인 이모(39) 씨)


“지난 주말에 모처럼 아이들과 패밀리레스토랑에 가서 처음으로 가장 비싼 메뉴를 주문해봤어요. 동네에서 장 몇 번 보고, 주말에 외식 두어 번 하니 긴급재난지원금이 금세 사라지더라고요.”(서울 강동구 가정주부 김모(40) 씨)

5월 20일 서울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에서 성동구청 직원이 정부긴급재난지원금으로 한우를 구입하고 있다. [사진 제공·성동구]

"대형상권보다 우리 동네에서 씁니다"

5월 4일부터 사상 첫 전 국민 기본소득이라 할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이 개시됐습니다. 3주가 지난 5월 26일 기준 전국 2082만 가구에 13조1281억 원이 지급되면서 거의 모든 국민(전체 가구의 95.9%)이 지원금 수령을 완료했습니다.


지원금은 빠르게 소진되는 중입니다. 전국 30~50대 응답자 500명 중 272명(54%)이 “절반 이상을 썼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미 다 썼다”는 응답도 10.2%(51명)나 됩니다(5월 28일 주간동아-오픈서베이 설문조사). 나흘 남은 5월 내 다 소진할 것 같다는 응답자(40명)를 합하면, 국민 5명 중 1명은 지원금 지급 첫 달인 5월에 지원금을 모두 쓰게 되는 셈입니다.


대다수 국민 역시 지원금을 집 근처에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주요 사용 지역을 묻는 질문에 우리 동네(93.9%), 전통시장(23.0%), 직장 근처(12.9%) 순으로 답했습니다(복수응답). ‘사람 많은 곳’ 기피 현상은 뚜렷했습니다.


쇼핑몰 등 대형 상권이라는 응답은 8.5%에 그쳤습니다. 경기 남양주에 사는 주부 최모(36) 씨는 “긴급재난지원금을 주로 동네에서 식료품이나 생활용품을 사는 데 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외식하거나 멀리 나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사용 항목은 식료품(80.5%), 생활용품(63.5%), 외식(52.3%), 병원비(44.2%) 순(복수응답). 하지만 연령별로 다소 차이가 났습니다. 30대는 외식, 40대는 교육, 50대는 생활용품 구입에 지원금을 상대적으로 많이 소비했습니다.

“한우 소비 늘고 씀씀이도 커져”

지원금이 풀리자 한우 값이 고공행진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5월 1~20일 한우 도매가격이 kg당 2만152원으로 전년 동월(1만7735원) 대비 13.6%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한우 소비자 가격도 한우 양지 100g 기준 5907원으로, 평년 동월(5534원) 대비 6.7% 상승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한우 도축 마릿수가 증가했는데도 가정 소비가 확대하고 긴급재난지원금 효과 등으로 한우 값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긴급재난지원금 효과로 국민이 지갑을 더 쉽게 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원금 씀씀이 경향에 대해 묻는 질문에 “평소보다 씀씀이가 커졌다”(36.6%)는 응답이 “평소보다 아껴 쓴다”(8.3%)는 응답보다 4배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공돈을 얻은 것 같아 평소 비싸서 망설였던 것을 별 고민 없이 사게 되더라고요. 주변에는 이번 기회에 식기세척기나 의류건조기, 로봇청소기 같은 전자제품을 새로 마련하겠다는 사람들이 꽤 됩니다.” –직장인 윤모(38)씨 / 4인 가구로 100만 원 수령

국민 74% “2차 지원금 지급 찬성”

국민 긴급재난지원금에 소요된 정부 예산은 14조2448억 원. 이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9조7000억 원의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했고, 3조6000억 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했습니다. 지방자치단체에도 1조 원을 부담하게 했습니다. 


나라 곳간을 연 것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이 더 많습니다. 지원금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70%’에서 전 국민으로 확대한 것에 대해 응답자의 67.8%가 ‘잘 한 결정’이라고 봤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지원금을 추가 지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지난 4월 국회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다시 지급할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지만,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 (전 국민이 아닌 필요한 계층에만) 맞춰서 할 것”이라고 발언한 바 있습니다.


국민은 추가 지급 찬성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74%의 국민이 2차 지원금 지급에 찬성 의사를 밝혔습니다. 다만 29.4%는 ‘찬성하지만 지급 대상을 제한해야 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코로나19로 불안한 상황에서 정부가 제공한 사회안전망을 경험해본 국민은 그에 대해 높은 지지를 보낼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재정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는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진 국민에게 더 주는 쪽으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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