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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 백희나 작가 린드그렌상...저작권 문제 주목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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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큰 성공을 거둔 그림책 ‘구름빵’ 작가 백희나(49)씨가 3월 31일(현지시간) 한국 작가 중 최초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을 받는 영광을 안았습니다. 


2002년 스웨덴 정부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동문학 ‘삐삐 롱스타킹(말괄량이 삐삐)’을 쓴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을 기리기 위해 이 상을 만들었습니다. 전 세계 아동문학 작가 중 명작을 만들어낸 작가에게 수여되는 이 상의 상금은 500만 크로나(한화 약 6억 원) 입니다.

백희나 작가

올해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상 수상자 발표는 3월 3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달라가탄에 위치한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집에서 진행됐다. 심사위원장 보엘 웨스틴이 백희나 작가에게 전화로 수상 소식을 전하고 있다.

린드그린 상 위원회는 “백 작가는 소재와 표정, 제스처에 대한 놀라운 감각으로 영화 같은 그림책을 통해 외로움과 결속력에 대한 이야기를 경이롭고 감각적으로 풀어냈다”며 “모든 이야기에 아이의 관점과 놀이와 상상력이 갖는 힘에 대한 믿음이 담겨 있다”고 평했습니다.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캘리포니아예술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백희나 작가는 지난 2004년 그림책 ‘구름빵’을 선보이며 아동문학 작가로 데뷔했습니다. 글과 삽화를 결합시킨 일반적 그림책과 달리 백 작가는 손수 만든 인형을 배경 세트에 섬세하게 배치하고 사진을 찍어 책을 만듭니다. 

사진=백희나 작가 웹사이트(storybowl.com)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인 ‘구름빵’은 구름으로 만든 빵을 먹고 몸이 두둥실 떠올라 날아다닐 수 있게 된 고양이 남매가 아침을 못 먹고 출근한 아빠에게 빵을 가져다주러 나서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책은 전 세계 수십 개국에 출간되고 어린이 뮤지컬과 애니메이션, 완구 등으로도 만들어져 ‘원소스 멀티유즈’의 대표 사례로 손꼽힙니다. 


‘구름빵’은 경제적 가치가 4400억 원에 이를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작가 개인에게는 변변한 수익이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처음 출판 계약을 맺을 때 사인한 저작권 일괄양도계약, 이른바 매절계약 때문이었습니다. 백 작가가 지금까지 ‘구름빵’으로 벌어들인 돈은 2000만 원이 채 되지 않습니다.

백 씨는 “일체의 권리를 양도하기로 한 2003년 당시 계약은 불공정하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위배된다”며 출판사 등을 상대로 2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월 28일 2심에서도 패소했습니다. 재판부는 “2003년 당시 백 씨가 신인 작가였던 점을 고려하면 계약 조항은 상업적 위험을 적절히 분담하려는 측면도 있다”며 백 씨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라 볼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작가는 2심 판결에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지만, 보상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백 작가는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승산이 있어서 시작한 싸움이 아니다. 신인 작가들에게 저작권 계약 조건이 너무 불리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꿈 같은 세상에서 아이로 살고 싶어서 그림책 작가의 삶을 택했다는 백희나 씨는 ‘구름빵’ 이후에도 ‘달 샤베트’,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팥죽 할멈과 호랑이’, ‘북풍을 찾아간 소년’등 13여 권의 작품을 내놓으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긴 소송으로 지친 백 작가에게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았다는 증거인 린드그렌 상은 더 각별하게 다가왔을 텐데요. 그는 “정말 받고 싶은 상이었지만 (진짜 받을 수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기적 같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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