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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적 마스크 파는 약사들이 듣고 싶은 말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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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5부제 시행 첫날인 지난 9일, 경기도 광주시의 한 약국에서 60대 남성이 낫을 들고 들어와 약사를 위협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남성은 마스크가 다 팔려 못 사게 됐다는 말을 듣자 들고 있던 낫으로 약사를 위협하다가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11일 부산에서는 약국에서 욕설을 퍼붓고 골프채를 휘두른 사람이 붙잡혔습니다. 현재 경찰은 공적마스크 판매 시간대에 약국 인근 순찰을 강화하고 특히 혼잡한 곳에는 인력을 배치에 대응 중입니다. 

3월 12일 기준 전국 공적 마스크 판매처는 2만 431곳이며 이 중 약국은 1만 6373곳입니다. 일선에서 공적 마스크 판매를 담당하는 약사들은 부가세와 수수료 등을 떼면 남는 것도 거의 없는데다 마스크 판매 때문에 다른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지만, 지역사회에 봉사해야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하고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때로는 마스크를 구하지 못 한 손님들의 화풀이까지 견뎌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공적 마스크 5부제’ 실시 이틀째인 1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약국에서 홀로 일하는 약사 박정원 씨가 공적 마스크를 사러 온 고객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서울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1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참고 해보려 했는데, 공적 마스크 판매를 그만두려고 한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환갑이 넘은 나이의 A씨는 그 동안 밤늦게까지 약국 문을 열고 일했습니다. 손님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고 전산시스템 입력까지 도맡으며 쉼 없이 일하다 보니 몸에 한계가 오는 것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기 힘들 정도로 심한 몸살이 걸리고 말았습니다.

“밤늦게까지 일하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나 봐요. 그래도 약사인데 몸이 이렇게까지 나빠진 건 살면서 처음입니다.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골고루 나눠줘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버텼는데 더 이상은 힘드네요. 동료 약사들에게도 미안하고 마음이 너무 안 좋습니다.” (A씨)


현재 전국 약국 200여 곳이 공적마스크 판매를 포기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에 동참하려고 두 팔 걷어붙인 약사들은 왜 며칠 지나지 않아 주저앉게 된 것일까요. 약사들은 하나같이 공적 마스크 판매를 ‘전쟁’이라고 말합니다. 판매 업무도 쉽지 않은데 일부 고객은 약사들에게 마음의 상처까지 주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약사 B씨는 “너무 힘들어서 그만두려 했는데 당국에서 관두면 안 된다고 종용해서 그냥 하고 있다”며 “고맙다는 말 한 마디 듣고 싶은 게 그렇게 큰 욕심일까”라고 푸념했습니다. 

“다 팔렸는데 ‘마스크가 왜 없냐’고 고성을 지르는 어르신에, 지금 막 배달 온 마스크를 묻지도 않고 먼저 확 뜯어가 버리는 손님도 있습니다.”


“밤에 잠도 잘 못 잡니다. 악몽을 꾸다가 깬 적도 있어요.”


“저도 사람이니까 똑같은 질문에 하루에도 수백 번 대답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약국 앞에 써붙여 놔도 계속 들어와서 질문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불친절하다고 화를 내시면 더 힘들죠.”


“제가 일흔이 넘었습니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 하는데 전산 시스템 다루다 실수할까 봐 하루하루가 불안했습니다.”

"공적 마스크의 주요 판매처인 약국에서 갈등과 민원이 많아지면 마스크 판매를 포기하는 약국이 늘어나, 이는 다시 시민들의 불편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의무 사항이 아닌데도 업무 과부하를 감당하면서 마스크 판매에 약국들도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시민 여러분의 배려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제주도약사회 박정희 홍보위원장

공적 마스크 판매는 약사들의 의무가 아니지만 현재 판매를 포기한 약국은 전체의 1%도 되지 않습니다. 


지금도 많은 의료계 종사자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약국에 들렀을 때 약사에게 "고생 많으십니다", "감사합니다" 라고 따뜻한 인사 한 마디 건네는 건 어떨까요.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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