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역 인근에서 3000만 원으로 창업을?

조회수 2020. 2. 19. 10:0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배달 전문 음식점’이 늘고 있습니다. 요식업 사업자에게 주방을 임대하는 공유주방 업체도 느는 추세입니다. 


현재 ‘클라우드 키친’, ‘위쿡’ ‘고스트 키친’ 등 20여 개로 추산되며 임대료가 비싼 강남권을 중심으로 생겨나고 있습니다.


공유주방은 창업 초기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들어가 인기가 많습니다.


‘2018년 기준 소상공인 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평균 창업 비용은 1억 500만 원입니다. 공유주방 임대료는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100~200만 원 수준으로 창업 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됩니다.

‘쑥쑥’ 크는 배달음식 시장... 창업 비용줄이려면

공유주방 ‘고스트키친 강남점’은 서초구의 한 빌딩 지하에 위치해 있습니다. 몇 년 간 공실이었던 이곳을 27개의 독립된 주방으로 만들었습니다. 현재 주방은 모두 만실이며 하루 평균 700여 건의 음식 주문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출처: 주간동아 홍중식 기자

경기도 안양에서 5년간 카페를 운영하던 노유호 씨도 이곳에 입점해 샐러드가게 ‘딜리셧부띠끄’를 차렸습니다. 


그는 “강남역 부근에서 카페 창업을 하려고 알아보니 보증금,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등 초기 비용만 3억 원이 든다는 계산이 나왔다. 하지만 공유주방은 따로 인테리어를 할 필요가 없다. 보증금 1200만 원과 식자재, 일회용기, 초기 마케팅 비용을 합쳐 3000만 원이 들었다”라고 밝혔습니다.


고스트키친에 입점한 사장님들은 출신이 다양합니다. 첫 창업에 도전한 초보 사장님도 있지만, 식당을 접고 공유주방으로 들어와 배달 전문식당으로 전향한 자영업자도 있습니다. 음식에는 자신이 있지만 배달 애플리케이션 사용이 어려웠다던 사장님도 이곳에 들어왔습니다.


공유주방 입점 후에는 배달 기사를 구하는 부담도 줄었다고 합니다. 고스트키친은 16명의 배달기사를 월급제로 고용했고, 배달대행 서비스와 제휴를 맺기도 했습니다.

출처: 기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참고사진. 동아일보DB

하지만 공유주방에서의 창업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닙니다. 두 달 만에 폐점한 자영업자도 있다고 하네요. 


배달 전문점이기 때문에 온라인 마케팅, 배달 대행료 등의 비용도 감안해야 합니다. 배달대행료는 건 당 4000원 안팎이며 일부는 식당이, 일부는 고객이 부담하는 식입니다.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기 때문에 ‘고객 감동’을 실현하는 것 역시 따로 고민해야 하는데요. 고객의 민원을 적극 응대하고 재료를 아끼지 않는 등 각자의 방식으로 신뢰를 쌓고 있습니다.


또한 공유주방은 보통 지하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환기, 냄새 등의 문제가 적잖게 발생합니다.

수요일마다 맛집 랭킹 발표... "잠 설쳐"

출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배달음식시장은 2019년 9조7300억 원 규모로 2018년(5조2700억 원) 보다 2배 가까이로 성장했습니다.


배달음식 시장이 눈에 띄게 쑥쑥 성장하고 있지만 이또한 치열한 경쟁의 세계입니다. 배달의민족 맛집 랭킹에서 카페·디저트 부문 1위를 몇 주째 유지하는 노유호 씨는 “수요일 아침마다 랭킹 순위가 새로 발표돼 수요일 새벽부터 잠을 설치며 휴대전화만 계속 들여다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게 아니다 보니 리뷰를 보며 힘을 얻고 개선사항을 체크하는데요. 


한식당 ‘밥투정’을 운영하는 허병학 씨는 “리뷰에 웃고 리뷰에 우는 생활”이라면서 “일 끝내고 집에 가서 리뷰를 읽고 답글을 달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음식 한 그릇에도 마음을 담으려 노력하는데 그걸 알아주는 리뷰를 읽을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가혹한 평가도 종종 있는데 그럴 땐 눈물이 난다”고 말했습니다.


노 씨는 “공유주방에서 장사를 시작한 초반에는 여러모로 좀 힘들었다. 그런데 한 아기 엄마께서 ‘나만을 위한 시간이나 음식이 없었는데 이렇게 나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배달해주다니 정말 기쁘다’는 리뷰를 남겨줬다. 덕분에 열심히 분발할 용기를 얻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잡화점 편집팀 dlab@donga.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