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서커스' 최초 한국인 주인공, 前 피겨 국대 박소연

조회수 2020. 1. 21. 13: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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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겨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는 꿈은 좌절됐지만 ‘인생 올림픽’은 반드시 멋지게 해내고 싶어요.”


세계 최고 명성을 자랑하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e Soleil)’ 최초 한국인 주인공이 된 박소연 씨(23)는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출신입니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 48번째 작품 ‘악셀(Axel)’ 에서 주인공 레이 역을 맡아 지난해 10월부터 북미 대륙 순회공연 중입니다. ‘악셀’은 그래픽 아티스트이자 음악가인 악셀과 레이의 사랑이야기를 피겨 연기와 서커스, 레이저쇼 등을 접목해 보여주는 공연입니다.

1월 15일 밀워키 공연을 마친 박 씨는 동아일보와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받으며 공연이 쉽지 않지만 즐겁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디트로이트 공연 때 연습 도중 오른쪽 정강이가 찢어져 여섯 바늘을 꿰매고도 다섯 번이나 공연을 무사히 해냈습니다. 그는 “공연 때는 통증을 거의 못 느낄 정도로 재미있다. 팬이 많아 힘이 난다”며 열의를 보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공연에 주인공으로 발탁되어 인기를 누리고 있는 박 씨이지만 그 동안 아픔도 많았습니다. 2015년 한국 피겨 종합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챔피언 출신인 그는 지난해 5월 겨울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끝으로 피겨 무대를 떠났습니다. 부상 때문이었습니다.


2016년 겨울 훈련 도중 왼쪽 발목이 부러졌고, 발목에 철심을 박고 경기하며 노력했지만 지지축인 왼발이 불안하니 경기력을 온전히 펼칠 수 없었습니다. 결국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대표 선발전에서 고배를 마신 박 씨는 지난해 6월 은퇴를 결정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에서 ‘태양의 서커스’ 두 번째 아이스쇼 ‘악셀’의 주인공으로 변신한 박소연 씨가 공연 도중 스파이럴 자세를 선보이고 있다. 주간 미시간 제공

피겨 은퇴와 함께 서커스 무대라는 새로운 길이 열렸습니다. 박 씨의 안무를 맡았던 신디 스튜어트 코치는 ‘오쇼’, ‘쿠자’같은 공연으로 유명한 캐나다 엔터테인먼트 회사 ‘태양의 서커스’를 찾아가 보라고 추천했습니다. 마침 이 회사에서 동양인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는 아이스쇼를 준비하고 있는데 박 씨가 적임자일 것 같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결과는 예상보다 더욱 좋았습니다. ‘태양의 서커스’는 오디션도 없이 바로 박 씨를 주인공으로 발탁했습니다. 그는 석 달 간 연습을 마치고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운도 따랐습니다. 지금까지 ‘태양의 서커스’가 무대에 올린 작품 47개 중 피겨 선수 출신이 필요한 아이스쇼는 ‘크리스털’ 하나 뿐이었습니다.


박 씨는 미국 미시간 주 한인언론 주간미시간과의 인터뷰에서 “여기(태양의 서커스)에서도 국위선양할 기회가 많은 것 같다. 세계 투어로 쌓은 경험을 통해 나중에는 좋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 지금은 일단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며 즐기고, 후배들에게 세계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롤모델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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