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응급환자 살리려 소변 입으로 빨아낸 의사

조회수 2019. 12. 2. 10: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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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소변을 볼 수 없어 방광이 파열될 위기에 놓인 노인을 살린 중국 의사 두 명이 칭송 받고 있습니다.


신민망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사건은 11월 19일 새벽 2시경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뉴욕으로 향하는 중국남방항공 CZ399 여객기에서 발생했습니다. 70대 여성 승객이 ‘남편이 소변을 보지 못 하고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고, 승무원들은 탑승객 중 의사가 있으면 도와달라는 기내방송을 내보냈습니다.

출처: 중국남방항공 제공

다행히 승객 중 의사가 두 명 있었습니다. 지난대학 부속 제1의원 혈관외과 의사 장훙과 하이난성 인민의원 혈관외과 의사 샤오잔샹이었습니다. 


두 사람은 환자를 진찰하고 부푼 배를 확인한 뒤 방광에 소변이 1리터 가량 차 있을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계속 소변을 보지 못 한다면 방광이 파열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공항인 캐나다나 알래스카 공항에 착륙하더라도 한 시간 이상은 걸려 치료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컸습니다.


샤오잔샹 씨는 환자 보호자에게 동의를 구하고 산소마스크 관, 주삿바늘, 빨대, 반창고 등을 활용해 간이 장치를 만들었지만 소변은 빠져나오지 않았습니다. 전립선 비대증 때문에 소변 자체 배출능력이 상실됐기 때문입니다.


장치로 해결이 되지 않자 장홍 씨는 빨대를 입에 물고 직접 소변을 빨아들인 뒤 컵에 뱉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37분에 걸쳐 약 800ml를 빼내자 환자의 상태가 점점 안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중국남방항공 제공

남의 소변을 입으로 빼내다가 자칫 세균이 감염될 우려도 있었지만 장훙 씨는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런민일보에 “솔직히 말하자면 두 번째 소변을 머금었을 때 토할 뻔 하기도 했지만 망설일 시간이 없었다. 본능대로 했을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상황을 지켜 본 승객과 승무원들에 의해 감동적인 사건이 널리 알려지자 두 의사는 영웅이 되었습니다. 장훙 씨와 샤오잔샹 씨의 소속 병원에서는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고 표창대회도 열었습니다.


표창을 받으면서도 “다른 의사들도 나와 똑 같은 행동을 했을 것이다. 나는 그저 평범한 의사”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인 장 씨. 그는 “사실 후유증이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아내가 내게 키스해 주지 않는다는 점이고 또 하나는 아무리 맛있는 맥주를 봐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안 든다는 점”이라고 재치 넘치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장 씨의 병원 동료는 현지 언론에 “장훙이 중국에서 가장 똑똑한 의사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중요한 순간에 망설임 없이 환자를 돕고 부상자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할 사람”이라며 그를 존경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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