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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서 양봉을? 옥상에서 벌 기르는 사람들

조회수 2019. 8. 26. 14: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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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후암동 한 주택 옥상에는 나무상자 여러 개가 놓여 있습니다. 상자 주변에는 꿀벌 수십 마리가 바쁘게 날아다닙니다. 


남산 아래 자리잡은 이 집 옥상 양봉장은 유아름 씨(42)와 이종철 씨(40)등 8명이 함께 운영하는 ‘비밀(Bee Meal)’ 양봉장으로, 한 해 60~90kg의 꿀을 생산합니다. 최근 동아일보는 비밀 양봉장을 비롯한 서울 도시양봉 사례를 소개했습니다.

비밀 양봉장을 시작한 유 씨는 20대에 건설회사를 다녔습니다. 귀촌을 꿈꾸던 그는 2013년 양봉교육과정에 등록하고, 교육과정을 마친 뒤에는 15년 다녔던 회사를 나왔습니다. 이듬해 도자기 공방을 열고 부업으로 시작한 일이 양봉입니다. 크라우드펀딩을 받아 투자한 사람들에게 꿀을 전달하고 수익금은 양봉 관련 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8월 25일 서울시에 따르면 7월 말 서울의 도시 양봉장은 모두 31곳입니다.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3094kg의 꿀이 수확됐습니다. 


관악구청은 ‘관악산 꿀벌의 선물’이라는 자체 브랜드를 특허청에 등록하고 자체 생산한 꿀을 판매 중입니다. 소규모 개인 양봉 사례까지 합치면 수확된 꿀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30년 간 관악구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다가 2017년부터 양봉을 시작했습니다. 반상회에 갔다가 구청에서 발간한 양봉 홍보지를 접한 게 계기가 됐죠. 세탁소도 점점 프랜차이즈 형태로 바뀌는 추세라 노후 대책으로 양봉을 선택했습니다.”
(정태권 씨·65)
ⓒGettyImagesBank

관악산 아래 공터에서 양봉을 시작한 첫 해에는 벌이 많이 죽어 고생했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꿀 72kg를 수확했습니다. 


한 병에 5만원씩 30병을 팔았으니 투자비용과 인건비 등을 고려하면 이윤은 거의 없는 셈이지만 정 씨는 오히려 기대가 큽니다. 도시에는 꽃 종류가 다양하고 수가 많으며 농촌 과수원과 달리 농약 탓에 벌이 죽는 일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강동구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는 정화철 씨(60)도 양봉이 노후 소일거리 겸 쏠쏠한 수입원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꿀을 팔아 매출 500만 원을 올린 그는 요양원 운영에서 물러나면 전업 양봉업자가 될 계획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자본으로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점도 좋지만 환경에 기여하고 있다는 뿌듯함까지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벌통 근처 매실나무에서 원래는 매실이 4, 5개밖에 안 열렸는데 벌을 키우니 주렁주렁 열리고 있어요. 생태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셈입니다. 설탕 섞지 않은 순수 토종꿀을 많이 생산해 보급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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