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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당포 주인 10년째 선행..간이 전동휠체어 580대 선물

조회수 2019. 7. 20. 10: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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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방문을 나서 밖으로 나가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젊고 건강하고 경제력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깨닫지 못 하는 행복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 노인이 되고, 건강이나 경제력도 평생 영원하리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장애인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게 이동의 자유를 보장해 줄 전동휠체어 등 이동보조기구가 꼭 필요한 이유입니다.

출처: Az Pawn Gift of Mobility Giveaway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전당포를 운영하는 필립 파본(Philip Pavone)씨는 지난 2009년 가벼운 마음으로 물건을 나눈 것을 계기로 인생이 바뀌었습니다. 


전당포에 물건을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간 사람들 중에는 약속했던 기간이 지나도 돈을 갚으러 오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전당포 주인은 받기로 한 돈 대신 담보로 맡았던 물건을 처분합니다. 당시 필립 씨의 전당포에도 그렇게 주인 잃은 전동휠체어가 몇 대 있었습니다. 이 휠체어들은 중고 시장에 내놓아도 잘 팔리지 않는데다 크기가 커서 창고 공간만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재고로 남아 손해 볼 거라면 좋은 일에라도 쓰자고 생각한 필립 씨는 지역신문에 ‘전동휠체어를 공짜로 기부하겠으니 필요한 분은 연락 달라’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별다른 기대 없이 낸 광고였지만 2주 동안 60통이 넘는 편지가 날아들었습니다. 


전동휠체어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이렇게나 많은 줄 몰랐던 필립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전동휠체어는 한 대에 4000달러(약 469만 원)에서 비싸게는 4만 달러(약 4695만 달러)까지 지불해야 살 수 있는 매우 비싼 물품이었기에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그가 받은 편지에는 몇 달, 길게는 일 년 넘게 외출하지 못 했다는 이들의 사연이 가득했습니다. 이동하기 힘든 장애인과 노인들은 자기 집 앞마당을 벗어나기조차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필립 씨. 그는 자신이 가진 수리기술 재능을 활용해 이들을 돕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우선 오래되거나 고장나서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스쿠터를 사서 분해한 뒤 의자에 스쿠터 부품을 달아 간이 전동휠체어로 만들었습니다. 소문이 나자 물건이나 자금을 기부하고 싶다는 이들도 속속 모여들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일이 커졌지만 필립 씨는 오히려 더욱 나눔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아예 '맞춤형' 이동수단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키 △연령 △몸무게 △어떤 장애를 가졌는지 △주로 사용하는 손(왼손, 오른손) △용도(실외용, 실내용) △접이식으로 만들어야 하는지 등 실제 사용자를 위해 세세한 부분까지 고려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는 580대가 넘는 간이 전동휠체어와 스쿠터를 기부했습니다. 필립 씨의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퇴역군인, 희소한 유전질환을 앓는 20대 여성, 지역 보건당국의 보살핌을 받는 노인 등 다양합니다.

출처: Az Pawn Gift of Mobility Giveaway

필립 씨는 온라인 기부사이트 고펀드미에 페이지를 개설하고 물품과 비용을 후원 받고 있습니다. 사연을 알게 된 지역 주민들도 집 안 창고에서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는 사무용 의자나 안 쓰는 스쿠터를 꺼내 기부하며 동참 중입니다.


그는 “내 분수에 넘치는 감사를 받고 있다”며 “내가 만든 의자가 누군가에게 독립적인 삶과 이동의 자유를 선물할 수 있다니 행복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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