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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도 ‘아내의 말’ 배우면…” 통역사 된 결혼이주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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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출신으로 서울 중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중랑다문화센터)에서 ‘생활통역사’로 활동하는 미츠 페아룬 씨(30)는 지난달 말 경찰서에서 통역 요청을 받았다. 


경찰서에는 페아룬 씨처럼 캄보디아 여성-한국인 남편 다문화부부가 와있었다. 이들 부부는 언어장벽에 따른 오해로 부부싸움이 격해져 경찰서까지 찾은 것이다. 페아룬 씨는 “처음에 통역을 하며 안타깝고 속상했지만 오해가 풀린 후에는 다시 잘 지내보겠다면서 돌아갔다”고 안도했다.


이달 초 언론을 통해 CCTV 영상이 공개되며 공분을 샀던 베트남 여성 폭행 사건에서도 남편이 “한국말이 서툴다”고 아내를 때렸다고 알려졌다. 언어장벽이 폭력을 합리화할 순 없지만 다문화부부에게 언어는 큰 갈등 요인이다.


12일 중랑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국어가 서툴러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의 통역을 돕는 ‘선배’ 결혼이주여성 페아룬 씨와 후안티 푹록 씨(28·베트남)를 만나 다문화가정을 위한 조언을 들었다.

● “말 통할 때부터 사이 돈독해져”


두 사람은 비슷한 점이 많았다. 2013년에 한국에 와서 현재 두 아이의 엄마다. 또 두 사람 모두 지금은 ‘통역사’지만 처음 왔을 때 한국어는 한 마디도 제대로 못했다.


푹록 씨는 한국에 먼저 시집 온 사촌언니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술을 안 마시고 성품이 온화하다’고 소개를 받았고 반 년 간 영상 통화로 얼굴을 익힌 후 결혼했다. 영상 통화에서는 사촌언니가 통역을 담당했지만 사촌언니 없이 남편, 시어머니와 부딪히자 바로 언어 문제가 생겼다.


그는 두 달 간 시어머니와 서울 시내 재래시장을 다니며 한국어를 익혔다. 시어머니가 가리키는 물건들의 이름이 배추, 바구니, 칼 등이라는 것을 배우고 이후 중랑다문화센터에서 한글을 배웠다. 일주일에 3~4회 3시간씩 공부를 하다보니 어느새 한국 뉴스도 그럭저럭 볼 수 있게 됐다. 페아룬 씨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안정적인 다문화부부로 안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의사소통을 꼽았다. 페아룬 씨는 “남편과 같이 있으면 할 말이 없어 가만히 있었다”며 “마음 속 얘기는커녕 ‘배고프다’같은 기본 의사소통도 되지 않을 땐 ‘내가 왜 여기 와서 이렇게 힘든가’ 속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편과 가까워진 것은 이들의 한국어가 어느 정도 늘었을 때였다. 푹록 씨는 “남편이 예전엔 ‘말해봐야 못 알아듣겠지’ 하면서 말하지 않던 집안 사정이나 가계에 대해 의논하면서 사이가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 남편도 ‘아내의 말’ 배운다면…


두 사람 중 폭록 씨는 국제결혼중개업체를 통한 혼인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는 “사실 그런 방식의 결혼은 사라지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면서 “돈 보고 시집 왔다는 비난이 있다는 것도 알고, ‘돈을 냈다’며 함부로 하는 남편도 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인 남편이 업체에 내는 금액에서 항공비와 업체 수수료 등을 빼면 실제로 아내의 가족에게 전달되는 액수는 일부다. 푹록 씨는 “아는 사람 중 남편은 업체에 2000만 원을 냈다고 하는데 여자 쪽에서 받은 돈은 20만 원인 경우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개업체를 통해 남편을 만난 페아룬 씨는 “부모님은 ‘우리 형편이 어려운 것도 아니고 남편이 나쁜 사람이면 어쩌려고 멀리 가느냐’며 반대했지만 한국이라는 나라에 호기심을 갖고 왔다”며 “저처럼 남편과 잘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오는 사람들도 많으니 조금만 따뜻하게 봐주면 고마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 한국 생활에서의 포부로 푹록 씨와 페아룬 씨는 각각 ‘자녀들에게 이중 언어를 잘 가르치는 것’과 ‘캄보디아-한국 통역사’라는 포부를 밝혔다.

출처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다만 이들은 현재 다문화부부 간 의사소통이 전적으로 외국 출신인 아내의 노력에 달려있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두 사람 남편 모두 베트남어나 캄보디아어 등 아내의 모국어는 할 줄 모른다. 페아룬 씨는 “남편이 일을 하니 시간이 없어 이해하지만 캄보디아어를 하면 우리 가족하고도 이야기할 수 있고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수진 중랑다문화센터 국장은 “최근에 다문화 자녀에게 엄마의 모국어를 가르쳐 이중언어환경을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다른 가족들은 영어, 일어 등 활용도가 높은 경우를 빼고 극히 드물다”며 “물론 이주여성들이 한국 사회 적응을 위해 한국어를 습득해야 하지만 무조건 여성들에게만 (한국어와 문화를) 주입하는 것보다 가족들도 이주여성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원문: 동아일보 <“남편도 ‘아내의 말’ 배운다면”…다문화가정 통역 돕는 ‘선배’ 결혼이주여성들(김예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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