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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 리더십이 뜬다..'카리스마 리더' 잊어버려야

조회수 2019. 7. 3.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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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과 지시에는 늘 저항이 따라붙습니다. 저항은 소통과 협력의 걸림돌입니다. 정신분석가로서 저는 분석받는 사람의 말과 행동에 중립적이고 무비판적인 태도를 견지합니다. 자유연상을 하도록, 터놓고 모든 것을 다 말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마찬가지로 리더는 설령 팀원의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말이 덜 되어도 참으면서 끝까지 들어야 합니다. 흔히 리더들은 중간에 말을 끊고 ‘조언과 충고’를 하죠. 그때 참아야 합니다. 기막힌 아이디어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마음으로 듣기’는 리더십의 출발점입니다. 공감은 소통의 입구이며 소통은 리더십의 기반입니다. 공감과 ‘공감하는 척’은 차원이 다르기에 들통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 변화를 원하는 리더, 편안함을 포기하기 싫은 팀원

변화를 원하는 리더와 현상유지를 원하는 팀원들 간에는 갈등이 생기고 충돌이 일어납니다. 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리더에게는 좋은 사람과 싫은 사람이 생깁니다. 이 때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유 없이 싫은 사람이 있을 때, 불성실한 업무 처리처럼 분명히 싫어할 이유가 있는 게 아니라면 자신을 돌이켜 보아야 합니다. 왠지 호감이 가는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리더는 사람과 감정을 다룹니다.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는 관리자와는 다릅니다. 리더의 도구는 마음의 이해입니다. 내 마음과 남의 마음의 움직임을 살필 수 있다면 리더십이 살아납니다. 내 마음에 어린아이가 있나요? 부모님의 꾸지람이 숨어 있나요? 합리적인 판단이 가능한 어른스러운 마음이 자리 잡고 있나요? 다른 사람과 나누는 대화는 내 마음의 누구와 상대방 마음의 누가 나누고 있는 건가요? 리더십의 기본은 이렇게 마음과 마음의 분석입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 카리스마 대신 ‘공기 같은’ 리더십


대한민국 리더십 현황은 위기입니다. 유교 가치관의 희석과 함께 수평적 관계와 개인의 고유성이 강조됩니다. 자유, 자발성, 인간다움이 가치가 되는 세상이 와야 하나 리더의 입장은 어렵습니다. 힘들어도 익숙한 것을 익숙하지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 고쳐야 합니다.

리더는 ‘무의식의 힘’을 활용해야 합니다. 인간은 무의식의 지배를 받으며, 이 무의식은 몸으로도 표현됩니다. 정면으로 마주보면 쓸데없이 적대감이 올라옵니다. 팔짱을 끼면 소통하지 않겠다는 뜻이죠. 이야기를 들으면서 시선을 돌리지 않아야 하며 악수할 때는 손을 잡아 끌지 말아야 합니다. 눈을 보고 미소를 지어야 합니다. 예의와 정중함, 부드러움을 갖추기 위해 애써야 합니다.

리더는 남에게서 나를 발견하는 사람이며, 남이 나에게서 자신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발견하도록 돕는 사람입니다. 대화, 공감, 설득, 인내, 현명함, 유머를 써서 나와 남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소통의 장벽을 녹여냅니다. 21세기 리더십은 공기와 같이 무색, 투명, 무취여야 합니다. 이제 카리스마 리더십은 잊어버리십시오.


※원문: 동아일보 <21세기 리더십은 무색, 투명, 무취…“카리스마 리더십 잊어버려야”(정도언 정신분석가·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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