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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말야' 이런 말 안 해요" 정정용 감독 리더십

조회수 2019. 6. 20.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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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치른 것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든 것 같네요. 청와대에서 졸면 안 되는데…(웃음).”


5월 5일 어린 선수들과 함께 폴란드행 비행기를 탔던 정정용 20세 이하 축구대표팀 감독(50)은 44일만에 유명인이 되어 귀국했습니다. 이달 19일 동아일보·채널A 인터뷰에서 만난 정 감독은 폴란드에서보다 핼쑥해 보였습니다.


그는 “귀국한 뒤 계속 행사다. 시차 탓인지 잠도 잘 못 잤지만 잘 해서 바쁜 거니 좋은 것”이라고 웃었습니다. 화제가 됐던 ‘마법의 노트’도 살짝 공개했습니다.


포메이션에 따른 전술과 각자의 역할 등이 상세히 수록된 이 노트는 지난해 11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십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배포했다가 대회 종료 뒤 거둬들였습니다. 폴란드에서는 볼 수 없었습니다. 정 감독은 “좋은 쪽으로 쓰이면 다행인데, 그렇지 않으면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 수거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정 감독이 지난해 활용했던 전술 노트. 포메이션에 따른 전술 등이 상세히 적혀 있는 이것을 선수들은 ‘마법의 노트’라고 불렀다.

○ ”궁금한 것 알려 하다 보니 저절로 공부하게 돼”


인터뷰 도중 채널A 스태프가 ‘체리 주스’를 권했습니다. 오성환 피지컬 코치가 훈련 뒷이야기로 밝히면서 유명해진 체리 주스는 4월 말 대표팀이 처음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을 때부터 ‘근육 손상을 막아준다’는 이유로 제공했던 음료입니다. 


정 감독은 “목이 말랐는데 감사합니다”라며 주스를 한 모금 마시더니 “맛있는데 이건 아니네요. 성분이 달라요. 편의점에서 사온 것 아닌가요?”라며 웃었습니다.


“선수들이 폴란드에서 마신 건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유기농 제품이었어요. 성분을 보고 주문한 건데 솔직히 맛이 없어요. 선수들도 처음에는 안 좋아했는데 나중에는 서로 달라고 했어요. ‘효과’를 몸으로 느낀 거죠.”

출처: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에서 사상 첫 준우승을 이끈 정정용 감독이 19일 서울 종로구 동아일보사 인터뷰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리 준비해놓은 대회 공인구를 들어달라는 요청에 그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활짝 웃었다.

정 감독은 실업축구 이랜드 푸마 창단 멤버로 참가해 6년을 뛰었습니다. 28세라는 이른 나이에 부상으로 은퇴했지만, 그는 선수 시절부터 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을 정도로 학구파였습니다. 은퇴 후에는 한양대 대학원에서 스포츠생리학 박사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성분이 다르다’는 말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지도자를 생각하고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선수로서’ 궁금한 것을 알고 싶었던 거죠. 사실 저희 때만 해도 그냥 ‘열심히 해라’ ‘많이 뛰어야 체력이 좋아진다’ 이랬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출처: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존경받으면서도 친근함까지 갖춘 리더


정 감독이 스페인까지 직접 날아가 구단에 부탁해 데려왔던 이강인(발렌시아)은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상인 골든볼을 수상하며 스승의 기대에 보답했습니다. 막내였던 이강인은 2년 뒤 이 대회에 다시 출전할 수 있습니다.


“강인이에게 농담 삼아 ‘2년 뒤에는 네가 주장하면서 우승까지 해 보라’고 한 적은 있어요. 하지만 장담 못 해요. 이미 성인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던 선수인 데다 그때는 어느 팀에서 뛸지도 모르는 거고….”


폴란드에서 만난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정 쌤(정 감독)이 너무 잘해 주신다. 쌤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뛰고 싶다”면서도 어려워하지는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식뻘 선수들과 소통하고 교감한 비결은 무엇일까요.


“충분히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눈높이’를 맞춰 ‘눈높이 교육’을 해야 돼요. ‘우리 때는 말이야…’ 이런 말은 요즘 세대에게는 안 통하니까요.”

※ 원문: 동아일보 <“눈높이 맞춰 이해하니 U-20 전사들과 ‘찰떡’… ‘우리 땐 말야’는 금물”(이승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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