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에도 문전성시..이 '핫플' 누가 만들었나

조회수 2019. 6. 17.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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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공장, 우체국, 한옥…. 버려진 공간들이 건축·디자인 듀오 ‘패브리커’의 손을 거치면 사람 몰리는 ‘핫 플레이스’로 변한다.


2015년 서울 종로구 계동의 목욕탕을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 몬스터’ 쇼룸으로 바꿨더니, 목욕탕을 개조한 갤러리나 카페가 유행처럼 번졌다.


2016년에는 폐공장을 개조한 카페 ‘어니언(ONION) 성수’가 문을 열자 ‘필수 관광 코스’가 됐다. 최근엔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어니언 안국’까지 선보였는데 사람이 몰려 웨이팅을 각오하고 가야 한다는 소문이 났다. 


이 공간은 건축·디자인 듀오 '패브리커'가 만들었다. 


패브리커는 디자이너 김동규(37), 김성조(36)가 결성한 팀으로 현재 ‘카페 어니언’의 아트디렉터로 일하고 있다.


이전에는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몬스터의 ‘항해하는 도전 정신’을 보여주려 폐선박을 쇼룸 앞에 갖다 놓는가 하면, 홍익대 입구의 새 매장 ‘퀀텀’에는 15일마다 완전히 다른 공간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등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로 눈길을 끌었다.

출처: 패브리커 제공

패브리커의 작업은 오랜 대화와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결과물이기에 더욱 돋보인다. 


목욕탕을 개조할 때는 서울 시내 오래된 목욕탕을 샅샅이 뒤졌고, 폐선박을 가져올 때는 충남 대천에 오래된 배가 흉물로 방치된다는 기사를 보고 움직였다. 


김성조는 “기존 리모델링에서는 철거가 굉장히 빨리 이뤄지는 데 반해 어니언 안국은 어떤 것을 버리고 채워야 할지 오랜 시간을 들여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카페 내부 한쪽 벽면을 보면 아랫부분은 흙벽을 두고 위쪽은 흙벽 내부의 구조물 역할을 하는 ‘사잇간’을 노출시켰다. 또 포도청에서 한의원, 요정, 한정식집으로 바뀌며 사라져버린 중정을 되살렸다. 


공간에 접근하는 방식도 새롭다. 보통 상업 공간이 상권이나 접근성을 따진 뒤 디자인을 맞추는 반면에 패브리커는 디자인에 맞는 공간을 먼저 찾는다. 

출처: 패브리커 제공

김동규는 “카페는 좋은 공간과 콘텐츠가 쏟아지는 ‘격전지’이기 때문에 음료를 팔아 돈을 버는 확장보다 브랜드의 정체성이 중요하다고 봤다”며 “어니언의 공간은 단순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예술가가 작업할 때의 마인드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이 해외 유학 경험이 없다는 점도 독특하다. 둘은 모두 성균관대 서피스디자인학과를 졸업했다. 


그런데도 ‘어니언 안국’을 찾는 고객의 절반 이상은 외국인. 두 사람은 ‘어니언’을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다.


“미국과 일본만 해도 브랜드가 너무 많은데, 우리는 아직 대기업만 떠올리잖아요. 서울의 독특한 커피 문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브랜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 원문: 동아일보 <폐공간을 핫 플레이스로 뚝딱 ‘황금손 듀오’(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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