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약사, 밤에는 '구독자 179만' 유튜버

조회수 2019. 6. 14. 17: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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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댄스 영상은 10평 자취방에서 시작됐습니다

2015년 열렸던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동영상 공모전에 참가했던 고퇴경 씨(29). 억지로 떠밀려 나갔지만 이왕 하는 거 재밌게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만든 영상 덕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영상을 올린 지 약 5년, 그의 유튜브 채널 ‘퇴경아 약먹자’는 6월 13일 기준 179만1200명이 구독 중이다. 기본 조회수는 수십만 회에서 800만 회까지 육박한다. 


고 씨는 “알아보는 사람도 별로 없고 인생이 크게 달라진 건 없다”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지만 어느 새 그에겐 ‘유튜브계 BTS, 케이팝 대통령’이란 별명도 생겼다.

출처: 유튜브 '퇴경아 약먹자' 캡처

전업 유튜버는 아니다. 낮에는 약사로 일하고 밤과 주말에만 춤춘다. “내 직업은 엄연히 약사”라고 강조하는 그의 정체는 뭘까. 


최근 경북 경산시 영남대 인근 10평 남짓한 자취방에서 만난 그는 “제 영상이 사랑받는다는 게 요즘도 잘 믿기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영상이 인기를 끈 건 코믹한 춤과 기발한 편집 때문이다. 영상에는 사람을 복사해 붙여넣기 하듯 ‘고퇴경 여러 명’이 함께 춤을 춘다. 지금도 몇몇 해외 팬은 “집에 다른 고퇴경이나 쌍둥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댓글도 남긴다. 


그는 “삼각대 앞에서 춤추고 편집까지 다 혼자 작업한다. 간단한 편집 기술과 열정만 있으면 된다”며 웃었다.

고퇴경의 무대는 최근 세계로 넓어졌다. 공원, 광장에서 케이팝 팬이 함께 춤을 추는 ‘랜덤플레이댄스(RPD)’ 행사는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해외 팬 중에는 RPD만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먼 도시로 향하는 이도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일정을 공지하면 밀라노, 파리, 로스앤젤레스(LA), 뉴욕 등 그가 뜨는 곳 어디든 팬 수백 명이 몰린다. 


그는 “저를 보러 오는 분도 있지만 케이팝을 좋아해서 오는 사람이 늘어난 걸 보면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다”고 했다.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애정한다’는 영상도 최근 RPD 행사 중 탄생했다.


“미국 LA에서 NCT 춤을 추고 있는데 실제로 NCT가 눈앞에 나타나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요. 좋아하는 가수와 한곳에서 춤을 추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죠. 꿈이 이뤄지는 느낌이랄까요. 지금도 그때 영상을 끊임없이 돌려봐요.”

출처: 유튜브 '퇴경아 약먹자' 캡처

당분간 그의 춤은 계속될 듯하다.


“낯을 가리고 수줍음이 많아 대중 앞보다는 유튜브가 더 잘 맞는다”는 그는 한 명의 케이팝 팬으로서 계속 영상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케이팝에 대한 자기 나름의 비전과 소박한 포부도 밝혔다.

출처: 경산=김기윤 기자 pep@donga.com

“음반 차트는 물론 저스틴 비버가 받던 미국의 ‘소셜 아티스트 상’도 BTS와 한국 그룹이 받을 정도로 이미 케이팝은 대세라고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 세계적으로 훌륭한 평가를 받는 지금, 저는 저대로 일하면서 영상도 열심히 만들 겁니다. 남들이 저를 볼 때 ‘하고 싶은 일하며 잘 사는 애’라고 생각한다면 그걸로 만족해요.”


※ 원문: 동아일보 <고퇴경 “LA에서 NCT 춤 추는데 진짜 NCT 나타나… 심장 멎는듯”(김기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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