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은 소모품일 뿐" 평판 나쁜 기업들 공통점

조회수 2019. 6. 11. 10: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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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구직자들은 차별이나 불필요한 야근을 참지 않고 일과 삶의 균형을 강조하며 신뢰할 만한 경영진을 원합니다. 구직활동에 앞서 직장인 커뮤니티를 살피며 특정 회사 전·현직 임직원들의 후기를 꼼꼼히 챙겨 보기도 합니다. 


이런 창구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나 갑질 등에 대한 내부 구성원의 불만이 밖으로 새어 나가기라도 하면 공들여 쌓은 평판은 한순간에 무너집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최근 임직원들의 뒷담화나 루머 등 ‘언더그라운드 정보’를 스페셜리포트 주제로 다루면서 잡플래닛의 황희승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2014년 채용 정보 플랫폼으로 시작한 잡플래닛에는 지금까지 국내 30만 개 기업의 전현직 임직원이 남긴 생생한 후기 2800만 건이 누적돼 있습니다.

출처: 황희승 잡플래닛 대표. 잡플래닛 제공

- 내부 평판이 좋은 기업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기업 만족도와 가장 관련이 깊은 요인을 꼽자면 단연 경영진 만족도입니다. 이는 데이터가 말해줍니다. 승진 기회 및 가능성, 복지 및 급여, 업무와 삶의 균형, 사내 문화, 경영진의 5개 만족도 영역 가운데 경영진 만족도가 기업에 대한 총 만족도와 상관계수가 가장 높게 나타납니다. 경영진의 리더십과 직원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 더 좋은 조직문화를 만들려 노력하는 모습이 좋은 평판을 형성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 경영진이 평판에 미치는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나요.


“보통 경영 승계를 하는 기업에서 경영진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한 예로 자녀에게 경영권을 물려줬는데 승계를 기점으로 잡플래닛 기업 총 만족도 점수가 3.6점에서 2.3점(5점 만점)으로 1.3점이나 떨어진 기업도 있습니다. 리뷰에는 ‘사장님 놀이 하는 대표이사’ ‘혼자 결정하고 삽질은 직원들이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번복’ 같은 거침없는 평가가 등장했습니다. 이처럼 승계 과정에서 회사 내부를 챙기지 않아 안쪽부터 곪아가는 기업이 많습니다.”

출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 대기업에 비해 제도, 문화 등 시스템이 없는 중소기업이 좋은 평판을 유지하려면 경영진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나요.


“사실 국내 중견, 중소기업의 경우 경영진이 구성원과의 약속만 잘 지켜도 기업 만족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KSS해운이 그런 사례죠. 이 회사는 ‘미래의 최고경영자(CEO)를 찾습니다’를 채용 카피로 내세우며 실제 약속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너가 경영에 일절 간섭하지 않고 말 그대로 누구나 사장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높은 급여와 훌륭한 복지제도가 열심히 일한 직원들의 당연한 몫이 아니라 직원에게 주는 혜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회사는 직원들이 일하고 성장한 만큼 승진과 처우로 보상해 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출처: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 나쁜 평판을 가진 기업들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나요.


“기업 평판이 나빠지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가 높은 계약직 비율과 낮은 정규직 전환율입니다. 대규모의 구조조정이나 명예퇴직 같은 경우 일시적으로는 직원 만족도를 떨어뜨리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부 평판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정규직보다 계약직 비율이 높고, 정규직 전환 없이 계약 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계속 다른 직원으로 대체하는 기업은 다릅니다. 이런 채용 구조 자체가 직원을 바라보는 회사의 인식을 엿보게 하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져오기 때문이죠. 이런 기업들의 리뷰에서는 대부분 ‘직원을 소모품처럼 다룬다’ ‘쓰고 버리면 된다’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 기업 문화와 관련해 자주 접수되는 임직원 불만은?


“최근 1년간 잡플래닛에 등록된 기업 리뷰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점 키워드는 바로 ‘야근’이었습니다. 야근 수당 미지급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고, 최근 도입된 주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 기업의 불법적인 행태도 심심치 않게 제보 되고 있습니다. 야근은 하루 이틀 된 문제가 아니지만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회 트렌드나 제도적 변화가 맞물려 더 큰 이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 원문: 동아일보 <[DBR]평판이 좋은 기업, 나쁜 기업(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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