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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신 마비 父, 망설이는 이정은6에게 “큰 세상으로 떠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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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이 부유하지 못해 골프를 너무 힘들게 쳤어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굉장히 힘들었어요.

3일 US여자오픈이 끝난 후 ‘정은 리6(JEONGEUN LEE6)’라는 이름이 새겨진 우승 트로피를 안은 이정은(23)은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습니다. 승리의 감격과 함께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자신을 응원한 아버지 이정호 씨(54)를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2016년 KLPGA 신인상을 받고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이정은.

출처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정은은 두 발로 걸어 다니는 아버지의 모습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버지는 딸이 네 살 때 덤프트럭 기사로 일하다 30m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습니다.

전남 순천에서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던 아버지는 이정은이 초등학교 2학년일 때 우연히 골프와 인연을 맺게 했습니다. 골프 레슨 프로로 일하던 지인의 권유 덕이었죠. 그는 “정은이가 배우던 태권도보다 월 3만 원만 더 내면 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전세금 대출까지 받아가며 뒷바라지에 정성을 다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관뒀던 이정은은 중3 때 다시 골프채를 잡았습니다. 이정은은 “레슨 프로가 되면 먹고살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부유하지 못했던 시절을 회상했습니다. 다행히 고교 시절 국가대표로 뽑히면서 대한골프협회의 지원으로 그의 골프교습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었죠.

골반과 허리를 지지하는 코어 근육 강화에 효과적인 케틀벨 스윙 운동을 하고 있는 이정은. 그는 스쾃(역기를 어깨에 걸치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운동)을 95∼100kg 들어올릴 정도로 남다른 파워를 길렀다.

출처정상욱 트레이너 제공

대회 때마다 손으로만 조작이 가능한 장애인 전용 승합차를 몰며 딸의 운전기사가 됐던 아버지는 부담을 줄까 필드가 아닌 주차장에서 딸을 기다렸습니다.


그런 아버지 덕이었을까요. 이정은은 2016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신인상을 차지했습니다. 당시 2억5000만 원의 상금을 받은 그는 경기 용인에 전셋집을 마련했고 아버지에게는 전동 휠체어를 사드렸습니다.


사고 전 운동을 좋아하던 아버지에게 “이젠 아빠가 좋아하는 걸 해보라”며 탁구를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는 2017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탁구 남자 단체전에 출전해 은메달을 차지했습니다.

이정은에게 행운의 숫자는 7이 아닌 ‘6’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등록명인 ‘이정은6’를 시작으로 6과 인연을 맺은 그는 2017년 KLPGA 최초의 6관왕에 이어 올해는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을 최고 권위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 6언더파로 장식하며 정점을 찍었다.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뒤 18번홀을 떠나는 이정은.

출처USGA 제공

그러던 지난해 이정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수석 합격한 뒤 고민에 빠졌습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와 그 곁을 지키는 어머니를 두고 떠날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효녀 이정은의 마음을 움직인 건 아버지였습니다. “우린 괜찮다. 더 큰 세상을 향해 떠나거라. 그게 도움 주신 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다”라며 아버지는 딸의 등을 밀어주었습니다.

US여자오픈 우승 후 인터뷰를 사양한 아버지 이 씨는 “너무 큰 걸 해내서 가슴이 벅차다. 주인공은 정은이다. 난 아무것도 해준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어머니 주은진 씨는 “딸이 미국에서 일정한 거처도 없이 숙소를 옮겨 다녀 변변한 반찬도 하나 못 보내줬다”며 울먹였습니다.

※ 이 기사는 김종석 기자의 <하반신 마비 아버지의 헌신, LPGA 홀린 ‘핫식스 미소’>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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