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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뉴브강 참사' 잠수팀 "한국과는 인연없지만..사람을 구하고 싶었다"

조회수 2019. 6. 3. 1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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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다뉴브강 참사 구조 돕는 의인들

지난달 29일 밤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가 침몰했다. 배에 타고 있던 인원은 관광객 등 한국인 33명과 헝가리 선원 2명. 이 사고로 한국인 7명이 구조됐고, 7명이 숨졌으며 나머지 21명은 여전히 실종상태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 잠수팀 이끄는 서트마리 대표 “끝까지 도울 것”

선체 수색 작업을 위한 잠수 작전을 주도한 민간 잠수 하버리안팀의 서트마리 졸트 대표(50)는 “도저히 잠수가 불가능했던 상황”이라며 긴박했던 모습을 전했다.


서트마리 대표는 유람선 침몰 직후 정부로부터 “도와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군 잠수 경력 20년을 포함해 30년 잠수 경력에 민간 잠수팀을 이끌고 있는 그는 고민 끝에 참여의 뜻을 밝혔다.

비는 억수같이 내리고 있고 물살이 거세 잠수가 어렵다는 건 명약관화했다.

정부가 여러 민간 잠수팀에 연락했지만 참가를 결정한 건 우리뿐이었다.

서트마리 대표가 이끄는 하버리안팀은 부다페스트에서 다뉴브강을 따라 180km 아래에 있는 버여 지방에서 활동하는 구조팀으로 총 인원은 30명이다. 이들은 모두 각자의 직업이 있는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번 사고 잠수 작업에 참여한 건 그 중 6명이다.

30일 오전, 하버리안팀은 헝가리 대테러센터(TEK) 잠수팀 함께 사고가 일어난 머르기트 다리 밑에서 잠수를 시도했다. 하지만 상황은 심각했다. 

출처: 채널A 관련 보도 화면 갈무리
홍수처럼 물이 불어난 상태였고 유속도 너무 빨라 규정상 잠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두 차례 잠수를 시도했는데 처음은 제대로 들어가지도 못했다.

헝가리 통신사 MTI 보도에 따르면 잠수팀은 2∼3m의 긴 사다리를 타고 물 아래로 내려갔으나 물이 혼탁하고 물살이 빨라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 철수하려고 할 때 산소통의 줄이 사다리에 걸리면서 갇혀 버렸고, 결국 구조팀이 투입돼 산소통의 줄을 끊어버린 뒤에야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런 힘든 상황 때문에 MTI는 “지옥에서 살아났다”고 보도했다. 서트마리 대표는 “(잠수한) 코버치 거보르는 물 속에서 나온 뒤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해 산소 호흡기를 써야 했고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래도 지금은 건강에 지장 없이 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버여에 있는 서트마리 대표는 물살이 잦아들 것으로 보이는 3일 오전 다시 부다페스트로 올라와 잠수 작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그는 “다른 지방에 있는 유용한 장비도 새로 투입하고 한국 잠수팀이 온 만큼 한국 잠수 기술도 사용해볼 계획”이라며 “선박 인양을 마칠 때까지 끝까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채널A: “국적 중요하지 않다”…목숨 건 헝가리 잠수부들

이어 외국인 구조를 위해 위험한 자원봉사에 나선 이유를 묻자 “사실 한국과는 전혀 인연이 없다. 그러나 국가와 상관없이 모든 인간은 소중하고 구해야 한다. 사람으로서 사람을 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 2명 구조한 에뫼케 선장 “건강한지” 문의  

29일 사고 당일 한국인 여성 두 명을 구조한 여자 선장 에뫼케 러우브의 스토리도 헝가리 언론에서는 화제가 됐다. 사고 당시 현장과 가까이서 다른 한국인들을 태우고 유람선을 운전하던 에뫼케 선장은 강에 튜브를 던져 중년 여성 두 명을 구조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6년이 지나고 올해 1월 선장이 된 신참이다.

지난달 31일 사고 현장 인근에서 어렵게 만난 에뫼케 선장은 “이야기할수록 마음이 너무 아파서 하고 싶지 않다”며 인터뷰를 완곡히 거절하고 “구조한 분들은 지금 잘 계시냐”며 구조자들의 안부를 물었다.

채널A: 한국인 2명 구조한 헝가리 여성 선장…튜브 던져 7명 구해

대신 사고 당일 에뫼케 선장 바로 옆에서 다른 유람선을 몰고 있었던 노르베르트 머저르 선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에뫼케 선장은 라디오로 사고 소식을 들은 뒤 곧바로 남자 선원 두 명에게 빨리 나가서 구조하라고 지시한 뒤 비상 버튼을 눌러 배를 멈추고 본인도 나갔다”며 “그녀의 배가 현장 가장 가까이에 있어 두 명을 구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에뫼케 선장은 더 많은 이를 구조하기 위해 배를 현장으로 더 가까이 붙이려다가 자칫 사람들이 배 밑으로 빨려 들어갈 위험에 포기하고 안타까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CA3: '한국인 33명 탑승' 헝가리 유람선 침몰 참사

※ 이 기사는 동아일보 동정민 기자의 <“인명 구하는데 국적이 따로 있나요” 목숨 건 헝가리 잠수사들>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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