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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원 없는 ‘아마존 고’ 무인마트, 무자비한 사업 모델?

잡화점 작성일자2019.05.16. | 11,629  view

올해 2월 ‘뉴욕 제2 본사’ 건설 계획을 전격 철회한 지 석 달 만에 다시 뉴욕으로 돌아온 아마존. 이번에는 일자리 2만 5000개를 만드는 본사 건물 대신 계산대와 계산원이 없는 무인상점 ‘아마존 고(Amazon Go)’ 매장을 들고 찾아왔습니다. 아마존 고 매장은 미국 대도시 중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시카고에서 실험 중이며 뉴욕은 네 번째 대형 실험장이 됐습니다. 

source :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1분도 채 안 걸려…“물건 훔쳐가는 기분”


스마트폰에 ‘아마존 고’ 앱을 깔고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합니다. 지하철 개찰구처럼 생긴 매장 입구에서 앱을 켜고 바코드를 갖다 대자 출입문이 열렸습니다.


작은 편의점 크기인 뉴욕 아마존 고 매장에 들어가면 음료, 샐러드, 샌드위치 등 냉장 상품과 빵, 스낵 등이 진열돼 있습니다. 원하는 물건을 골라서 나오면 됩니다. 매장에 수백 대 카메라와 센서가 설치돼 있어 고객의 구매 행동을 확인하고 자동으로 결제하기 때문입니다. 


몇몇 고객은 계산대를 거치지 않고 그냥 나가는 것이 어색했던지 바로 나가지 않고 출구 앞에서 머뭇거렸습니다. 한 고객은 “물건을 훔쳐서 나오는 기분이네”이라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매장에 들어가서 물건을 골라 나오기까지 1분도 채 걸리지 않습니다. 결제 오류가 있는지 확인해보려고 다른 매장에서 산 물건을 갖고 입장한 뒤 물건을 사 봤습니다. 떠난 지 30분쯤 지나자 영수증이 도착했다는 스마트폰 알림이 울렸1습니다. ‘아마존 고’ 매장에서 가져간 상품만 정확하게 결제됐습니다. 영수증 확인까지 시간이 걸린 것 빼고는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source :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일자리 창출 없는 무자비한 사업 모델’ 논란


아마존 고는 계산대에 줄을 서지 않고 그냥 가지고 나가면 알아서 결제가 된다는 새로운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뉴욕 유통업계는 이를 반기지 않습니다. 업계에서는 아마존이 3조 원이 넘는 지원금을 받으며 제2 본사 건설을 약속했다가 철회하더니, 이제는 지역상인들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아마존 고 사업모델을 실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식품 및 상가노동자 국제연맹(UFCW)의 마크 페론 회장은 성명을 통해 “아마존의 무자비한 사업 모델이 엄청난 일자리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는 현금거래 고객을 차별한다는 논란도 커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펜실베이니아주와 뉴저지주에서 ‘현금 없는 가게(Cashless store)’를 금지하는 법이 통과됐습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워싱턴에서도 비슷한 법안을 논의 중입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뉴욕 아마존 고 매장은 현금을 받고 있습니다.


무인 매장 모델이지만 입구 보안요원과 안내 직원, 매장 내 상품 진열 직원 등 4명이 작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직원에게 “현금 결제가 가능하냐”고 묻자 “입구 직원에게 얘기하면 된다. 하지만 (그러면) 계산대 없는 상점을 온전히 경험할 수 없다”며 웃었습니다.

● 월마트, ‘사람+기술’ 모델로 대응


아마존의 ‘무인화 공세’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전통 유통업계의 대표 주자인 월마트입니다. 월마트는 맨해튼 아마존 고 매장 개업 2주 전쯤 차로 1시간가량 걸리는 레빗타운 매장에 ‘지능형 유통 실험실’을 열었습니다. 


전자상거래 회사인 아마존이 계산대를 없애는 실험에 주력하는 반면 월마트는 센서와 인공지능(AI) 기술로 재고 관리 등 직원의 업무를 지원하는 기술을 실험하는 수렴 현상이 발생하는 셈입니다.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 설비 투자를 실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매장을 돌며 재고를 확인하는 AI 로봇이나 바닥을 닦는 청소 로봇도 전국 매장에 배치하고 있습니다.


창고형 매장으로 유명한 이케아는 지난달 15일 맨해튼 미드타운에 온라인 쇼핑과 접목한 ‘쇼룸’ 형태의 신개념 매장을 냈습니다. 직원에게 “물건을 골라 바로 가져갈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창고가 없어 쇼룸에 진열된 가구 등은 바로 가져갈 수 없다. 주문하면 배송해준다”고 말했습니다.

● “변하지 않으면 죽는다” 소상공인 위기감 고조


인건비 부담을 피하려는 일부 소상공인들은 로봇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습니다. 사람 대신 기계가 커피를 뽑고, 컵케이크 주문을 받는 식입니다. 최저임금 인상 등 경영 환경 변화가 시설 투자를 통해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전문가들도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식의 시설 투자나 혁신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구멍가게’ 형태의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입니다.


5∼11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전국 소상공인 주간’이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언문에서 “소상공인들이 세계 경제에서 경쟁할 수 있는 기술과 수단을 갖게 하도록 인프라와 사이버 보안에도 투자할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이젠 급격한 시장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이 새로운 시대 흐름에 올라탈 수 있도록 교육훈련, 투자를 지원하고 규제를 개혁하는 일이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됐습니다.

 

※ 원문: 동아일보 <아마존 ‘무인 점포’ 공습… 지역시장 결성해 맞서는 뉴욕 상인들(박용 뉴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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