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욕심' 선 넘은 유튜버..마트 직원에 "당신 해고야"

조회수 2019. 5. 15. 13:2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더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싶다는 욕심에 약자를 대상으로 도 넘은 장난을 친 유명 유튜버가 대중의 비난에 직면했습니다.


130만 명 구독자를 확보한 채널 ‘조엘 앤 로렌 TV’를 운영 중인 로렌 러브(Lauren Love)씨와 파트너 조엘 애슐리(Joel Ashley)씨는 메인 채널 외에도 세 개의 서브 채널을 갖고 있습니다. 이 서브 채널들도 각각 50만 명 이상이 구독중일 정도로 인기가 있습니다.

출처: Joel and Lauren TV

두 사람은 ‘바람난 척 하며 여자친구 앞에서 일부러 들키는 상황’이나 ‘가짜 명품으로 남자친구 놀라게 하기’같은 장난 영상을 주 콘텐츠로 삼아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간혹 장난의 수위가 지나친 것 같다는 비판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유쾌하고 재치 있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4월 이들이 올린 ‘CEO인 척 하면서 직원 해고하기’ 영상은 유머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선을 넘어 노동시장의 약자들을 괴롭혔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영상 속 러브 씨는 정장을 입고 서류를 든 채 월마트 직원에게 다가가 “내가 여기 CEO인데 직원 배지 좀 보여달라. 당신은 해고다”라고 말했습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들고 있던 박스를 내려놓는 직원, 멍하니 서 있다 유니폼 조끼를 벗어 건네는 직원 등 충격에 빠진 사람들의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직원 마리아 리오네스(Maria Leones)씨는 그 자리에서 눈물을 터뜨리기까지 했습니다.

직원이 눈물을 보이자 깜짝 놀란 러브 씨는 곧바로 장난이었음을 밝히며 “정말 죄송하다. 장난이었다. 당신은 해고된 게 아니다”라고 사과하며 달랬습니다. 여론이 들끓자 영상은 채널에서 삭제됐으나 시청자들이 저장해 놓은 클립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리오네스 씨는 지역 언론 클릭2휴스턴과의 인터뷰에서 “(해고 통보를 듣고) 내 자신이 너무도 무력하게 느껴졌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눈 앞이 캄캄했다. 제일 먼저 남편 생각이 났다”고 당시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월마트에서 6년째 근무 중인 리오네스 씨에게는 심장병으로 투병 중인 남편이 있습니다.

출처: click2houston.com
'해고 장난' 피해자 마리아 리오네스 씨.

사건을 제보받은 월마트는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했습니다. 월마트 측은 “이렇게 공격적인 장난을 치는 사람들은 더 이상 우리 점포에서 환영 받지 못 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적합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네티즌들은 “잔인한 장난”, “관계자를 사칭하며 무단으로 영상을 찍어 직원에게 상처를 주다니. 고소당해도 할 말 없을 듯”, “당하는 사람이 웃을 수 없는 장난은 장난이 아니라 폭력”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채널 운영자 러브 씨와 애슐리 씨는 현지 언론들의 취재 요청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