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삼각김밥 훔친 '취준생'에게 2만원 건넨 경찰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훔쳐 검거됐던 취업준비생이 취업 소식을 전했습니다. 생활고를 겪던 자신에게 2만 원을 건넨 이승동 경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경기 일산서부경찰서에 따르면 3월 6일 취준생 A 씨(28)는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삼각김밥을 훔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닷새 전에는 3500원짜리 조각케이크를 훔친 사실까지 드러났습니다.
A 씨는 경찰조사에서 “생활고로 며칠 동안 밥을 못 먹어 너무 배가 고파서 훔쳤다”라고 진술했습니다.
당시 A 씨를 조사했던 강력2팀 이승동 경사(37)는 “정직하게 살라는 의미로 빌려주는 거다”라면서 지갑에서 2만 원을 꺼내 건넸습니다.
한 달여가 지난 4월 17일 A 씨는 일산서부경찰서 누리집에 ‘은인이신 인천서부경찰서 강력2반 이승동 형사님께 감사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A 씨는 “그 돈을 꼭 갚기 위해 한 달간 열심히 일했다”면서 “오늘 감사를 표하고 다신 (절도를) 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기 위해 음료수를 들고 찾아뵀다”라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이 경사는 외근 중인 상황이었습니다. 동료 형사의 도움으로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는데 이 경사는 A 씨의 취업을 진심으로 축하했습니다. 그러면서 A 씨가 가져온 2만 원과 음료수를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A 씨는 “형사님께 받은 2만 원을 매일 보면서 정직하게 살 거라고 다짐했다”면서 거듭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A 씨를 절도 혐의로 입건했으나 편의점 업주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며 선처를 해달라는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강력2팀 팀장은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A 씨가 취업했다는 전화를 받았을 때 이승동 경사가 외근 중이었는데 엄청 기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가영 기자 kimga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