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공간 '핫플' 만들어 매출 300억.."스몰 브랜드 키우고파"

조회수 2019. 3. 22. 09: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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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창현 오티디코퍼레이션 대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진 지역을 찾아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시키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공간 기획’을 전문으로 하는 오티디코퍼레이션(오티디). 주간동아에 실린 손창현(42) 오티디 대표 인터뷰를 일부 소개한다.


대학에서 건축공학을 전공한 손 대표는 딜로이트안진, 에이엠플러스자산개발, 삼성물산에서 10년간 부동산개발 일을 하다 2014년 오티디를 창업했다.

출처: 주간동아
손창현 오티디코퍼레이션 대표

부동산 기획자로서 그의 관심은 ‘버려진 공간을 어떻게 살릴 것인가’였다. 서울시립대 석사 과정 중 교환학생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설계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 당시 폐쇄된 항만터미널 하역장 건물에 트렌디한 카페와 식당이 들어선 뒤 지역 상권이 되살아나는 과정을 목격했던 것이다.   


오티디 창업 후 그는 도심에서도 오랜 세월 공실 상태였거나 버려지다시피 한 공간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하나씩 실천해 나갔다. 오버더디쉬 1호점이 있는 건대 스타시티 3층, 아크앤북이 자리한 을지로 부영을지빌딩 지하 1층, 최근 개시한 성수연방이 그 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오티디는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중 하나가 됐다. 누적 투자금은 700억 원, 매출은 300억 원(2018년 기준). 손 대표는 “최근 1년 새 매출과 직원 수가 2배가 됐다”고 했다.

출처: 주간동아
서울 성동구 복합문화공간 ‘성수연방’ 전경. 양쪽 건물 사이 널찍한 중정에는 ‘성수설원’이라는 조형물을 설치했다.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오티디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핫플레이스 제조기’인가.


“전혀 아니다. 핫플레이스 제조기가 되고자 한다면 뜰 만한 지역을 찾아가서 돈 벌 방법을 궁리했을 거다. 온라인 영역이 확장되면서 오프라인에는 버려진 공간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더는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에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를 채워 넣어 다시 사람들이 오게 만드는 것이 오티디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콘텐츠란 뭔가.


“다양성의 시대다. 개개인의 취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그에 맞춰 개성과 취향이 뚜렷한 스몰 브랜드가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다. 오티디는 스몰 브랜드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고자 한다. 최근 문을 연 성수연방에 입점한 브랜드는 현재 7개에 불과하지만, 각 브랜드가 품은 스몰 브랜드 수까지 센다면 수백 개가 된다. 발효 막걸리 전문업체 ‘복순도가’가 발효 기술 노하우를 활용해 화장품을 출시했다. ‘파이콜로지’는 완도 해조류로 천연 화장품을 만드는 브랜드다. 띵굴에서 이런 개성 강한 화장품 브랜드의 제품들을 판매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아 조만간 ‘띵굴 브라이트’라는 이름으로 화장품 전문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런 식으로 오티디는 스몰 브랜드를 많이 소개하고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스몰 브랜드 연합군으로 ‘빅 브랜드’를 전복하길 바라는가.


“오티디는 대형 브랜드와도 많이 협업한다. 강원 홍천 대명리조트 비발디파크의 오래된 식음료 공간을 우리가 리뉴얼했고, 10여 개의 이마트 점포에도 오티디가 만든 셀렉트 다이닝 콘셉트의 푸드코트가 들어가 있다. 조만간 새롭고 재미있는 시도도 선보인다. 이마트 1호점이 서울 도봉구 창동점인데, 이곳을 리뉴얼하면서 우리에게 베이커리 매장을 맡겼다. 명동 베이커리 공유공장에서 생산된 동네빵집의 빵을 공급하려 한다. 대형마트와 지역상권이 결합하는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이다. 소비자 취향이 세분화, 다양화하면서 대형업체도 그러한 변화를 받아들여야 하는 때가 왔다. 다양한 스몰 브랜드가 대형업체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주면 좋겠다.”

출처: 주간동아
손창현 오티디코퍼레이션 대표

전국적으로 도시재생에 관심이 많다. 조언한다면.


“콘텐츠가 획일화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많은 이가 폐공장을 멋지게 리모델링해 미술관이나 박물관으로 만들어놓으면 당연히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보다는 그 지역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반영한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 공간에 누가 와서 무엇을 할지, 어떻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도록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것에서부터 도시재생을 시작해야 한다.”\


창업 5년 만에 큰 성과를 냈다. 소감은.


“쑥쑥 성장하는 오티디는 멋있는 회사다. 하지만 창업자의 삶은 그렇지 않다.(웃음) 내 삶을 송두리째 갈아 넣어야 해 개인적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은 무너졌다. 하지만 길거리에서 보안요원에게 쫓겨 다니며 전단을 나눠주는 일까지 직접 하던 창업 초기 시절이 불과 5년 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감개무량하다. 창업 초기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천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지금은 좋은 사람들, 좋은 브랜드와 연대해 아이디어를 신나게 현실로 구현해내고 있다. 무척 재미있다.”

※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80호 <“핫플레이스 제조기? ‘스몰 브랜드’ 담는 그릇 되겠다”>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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