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月600만원 버는 택배기사가 한밤중 '나이프' 잡는 까닭

조회수 2019. 3. 19. 18:30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낮에는 택배기사, 밤에는 화가. 1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CJ대한통운 본사 로비에서 택배기사 원성진 씨(50)의 그림 전시회가 열렸다. 지난 1년간 그려온 작품을 전시한 것.


원 씨가 택배일을 시작한 건 2017년 2월이었다. 기업에도 다녔고, 사업도 했다. 마지막으로 부동산 중개업을 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뛰어든 택배일이 이젠 직업이 됐다.


지금은 월 500만∼600만 원을 벌 만큼 수입도 짭짤하다. 하지만 원 씨에게 택배는 직업 이상의 의미가 있다. 어렸을 적 못다 한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출처: CJ대한통운
CJ대한통운 중구지점의 택배기사 원성진 씨는 퇴근 후에는 대형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며 화가로서 활동하고 있다.

원 씨는 “어릴 적 내면의 목소리를 그림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지만 사는 게 바빠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 그런데 택배 일을 한 뒤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택배 일이 개인 사업자이면서 출퇴근 시간이 자유롭고, 일한 만큼 돈을 벌 수 있다 보니 작품에만 몰두할 수 있어 자유롭게 그림을 그리게 됐다는 것이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원 씨는 미술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누가 그림을 가르쳐 준 적도 없다. 하지만 그는 택배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무작정 텅 빈 캔버스에 물감을 칠하기 시작했다. 그는 그림을 붓이 아닌 화도(그림용 나이프)로만 그린다. 원 씨는 “붓보다 화도가 그림 그리기가 더 편하고,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림의 느낌이 더 날카로우면서 거칠게 느껴졌다. 


18일은 그의 첫 시집이 책으로 출간된 날이기도 하다. 시집의 제목은 ‘맴돌다가’였다. 다양한 인생 경험을 거치면서 써내려갔던 글귀를 모은 시집이다. 


원 씨는 “나를 ‘그림을 그리는 택배기사’로만 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며 “그림을 그릴 땐 화가요, 시를 쓸 땐 시인이요, 택배를 할 땐 그저 택배기사라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변종국 기자의 <낮에는 택배기사, 밤에는 화가… CJ대한통운 원성진씨 화제>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