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카'와 경쟁해야 하는 제로페이..아직 갈 길 멀다

조회수 2019. 3. 18. 15: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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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신용카드 한 장만 쓰고 있어요. 여행을 좋아해서 항공마일리지가 잘 쌓이는 카드롤 씁니다. 여행 경비 충당을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카드 여러 장보다 한 장만 쓸 때 소비 내역을 파악하기가 수월하더라고요.” -여행을 좋아하는 유모(41)씨


“신용카드 두 장으로 소비생활을 해요. 하나는 포인트 쌓는 용도, 하나는 카페 할인혜택 챙기는 용도로요.” – 가정주부 신모(34)씨

출처: 뉴시스

● 제로페이의 경쟁 상대는 신용카드


신용카드 사용에 익숙해져 있는 한국인들. 현금을 제외한 결제시장에서 신용카드 비중이 78.7%(2018년 기준)에 달하는 상황에서 신용카드 결제를 제로페이 결제로 전환하지 않고서야 승산이 있을 수 없다.


신용카드사가 주는 각종 혜택도 무시 못 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신용카드 전문 사이트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최근에는 대중교통이나 이동통신 요금을 할인해주거나 마일리지 적립·전환율이 높은 카드가 인기가 많다. 


제로페이가 소상공인 점포 위주로 사용된다고 해도 신용카드와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 각종 혜택을 제공받는 데 필요한 최소 사용금액 요건을 채우려고, 혹은 최대한으로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쌓으려고 편의점, 식당, 카페에서도 신용카드로 결제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제로페이에 없는 여신 기능, 즉 외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도 신용카드가 갖는 강점이다.

출처: 뉴스1
3월 5일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훈 의원의 설명을 들으며 제로페이를 이용해 과일을 구매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박원순 서울시장, 송기춘 신원시장상인회장, 이 대표, 이 의원.

● 한 달 새 2배 성장했어도…개인카드 대비 0.0009%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집계에 따르면 1월 제로페이 결제금액은 2억8272만 원이다. 중기부와 서울시는 4월 이후 6대 편의점 및 60여 개 프랜차이즈가 제로페이에 동참해 사용처가 넓어질 것이며,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 공영주차장, 문화시설 등에서 제로페이 결제 시 이용료 할인을 추진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정부와 서울시가 약속한 ‘제로페이 혜택 프로그램’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먼저 누구를 소상공인으로 볼 것인지 규정하고 지원 내용을 열거하는 소상공인기본법이 제정돼야 한다. 소득공제 40%를 향한 1단계라 할 소상공인기본법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올 하반기 발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서울시가 공언한 6대 편의점 및 60여 개 프랜차이즈에서 제로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시기는 일러야 5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로페이 결제를 포스(POS)기와 연동한 뒤에야 이들이 제로페이 결제를 개시하기 때문이다. 


지금 제로페이는 포스기와 연동돼 있지 않아 사용이 불편하다. 제로페이로 결제하려면 소비자는 ①제로페이 결제를 지원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②개인 비밀번호 입력 ③점포에 비치된 제로페이 QR코드 스캔 ④결제금액 입력이라는 4단계를 거쳐야 한다. 신용카드를 주고받는 것에 비해 복잡한 것이 사실.


이 같은 불편을 개선하고자 현재 중기부는 기존 포스기와 연동해 점포 직원이 바코드를 찍으면 결제금액이 자동으로 요청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출처: 홍중식 기자
아직 제로페이 온라인·모바일 결제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아 서울시가 약속한 ‘제로페이로 결제할 경우 따릉이 이용료 할인’은 몇 달 더 기다려야 한다. 그마저도 올해 말까지 한시적 할인에 그친다.

중기부 관계자는 “16개 부가통신사업자(VAN·밴사(社))가 참여해 4월 완료를 목표로 각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며 “밴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소상공인이 부담하지 않고 은행과 간편결제사가 부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제공하는 각종 이용료 할인 혜택도 더 기다려야 한다. 서울시는 현재 한강공원 시설 이용료, 시민청 대관료, 서울상상나라 입장료, 서울대공원 입장료, 시가 운영하는 공영주차장 주차요금 등을 10~30% 할인해주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 개정을 입법예고한 상태. 4월 말 서울시의회 의결을 거쳐 5월 중에 할인을 시행할 예정이다. 


서울시 자전거정책팀 관계자는 “지난해 제로페이로 결제할 경우 따릉이 이용료를 할인해줄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했지만, 아직 따릉이 모바일 앱에서 제로페이로 결제할 수가 없다. 현재 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이르면 6~7월에 요금 할인을 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 “소득공제 40% 확정되면 사용 늘 것”


금감원 집계에 따르면 1월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를 통한 제로페이 결제금액이 8798만 원으로 제로페이 사업에 참여하는 16개 은행 가운데 가장 많았다. 


업계에서는 케이뱅크가 제로페이 1등을 한 배경에 ‘쇼핑페이 머니’가 있다고 본다. 케이뱅크는 제로페이와 연계한 ‘케뱅페이’를 출시하면서 쇼핑페이 머니 대출을 함께 내놨는데, 이는 최대 500만 원까지 빌린 뒤 케뱅페이를 통해 온·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50만 원까지는 올해 말까지 무이자를 적용한다. 결과적으로 케이뱅크가 케뱅페이에 일부 여신 기능을 도입하자 제로페이 결제금액이 증가한 것이다.


중기부 관계자는 “아직은 도입 초기인 만큼 좀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소득공제 40%가 확정되면 제로페이 사용이 어느 수준까지는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주간동아 1180호에 실린 강지남 기자의 <제로페이 쓰면 뭐 주는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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