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재벌, 친형과 '가격경쟁' 하다 파산 위기

조회수 2019. 2. 10. 13: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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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앞에서는 형도 동생도 없다

인도 최대 재벌 가문 출신 CEO 아닐 암바니(Anil Ambani·59)가 최근 파산법원에 도움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아닐 암바니

그가 회장직을 맡고 있는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즈(Reliance Communications)는 인도를 주름잡는 릴라이언스 그룹의 계열사이지만 70억 달러(약 7조 8600억 원)나 되는 빚을 지고 있다. 이 회사 주식은 2월 4일 한때 50%넘게 급락했다. 암바니 회장의 자산 매각이 실패하면 회사를 청산해야 하는 상황이다.


CNN등 외신은 형제 간의 경쟁이 아닐의 회사를 뿌리째 흔들어 놓은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아닐의 형 무케시 암바니(Mukeshi Ambani·61) 역시 이동통신사 릴라이언스 지오(Reliance Jio)를 소유하고 있다. 


2010년 창립한 릴라이언스 지오는 6년 뒤인 2016년 무료 4G인터넷을 출시했으며 놀라울 정도로 저렴한 요금제를 내놓았다. 2016년 1기가바이트당 206루피(약 3200원)였던 데이터 요금은 2018년 12루피(약 190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파격적 저가 정책을 펼친 지오 사는 순식간에 2억 80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모으며 성장했다.

무케시 암바니

무케시 암바니의 저가 정책은 서민들도 통신비 걱정하지 않고 무선통신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 환영 받았지만 친동생 아닐을 비롯한 동종업계 사업자들에게는 재앙이나 다름없었다. 


릴라이언스 지오만큼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할 자신이 없었던 해외 업체는 인도 사업장을 경쟁사와 합병했으며 아닐 암바니의 회사 역시 2017년 말 고속 대역폭과 4만 여 개의 휴대전화 전파탑을 릴라이언스 지오에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인도 통신부는 아닐의 회사가 빚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지오와의 거래를 금지했다.



○ ‘인도의 삼성’ 릴라이언스 그룹, 형제간 주도권 경쟁


아쉬울 것 없어 보이는 이 갑부 형제가 경쟁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인도를 대표하는 ‘사업 제국’이나 다름없는 릴라이언스 그룹의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아버지 디루바이 암바니(Dhirubai Ambani)가 2006년 타계한 뒤 릴라이언스 그룹을 물려받은 형제는 사업 분야를 나누기로 결정하고 그룹사를 나눠 맡았다. 형 무케시는 정유·석유탐사와 석유화학을, 동생 아닐은 통신과 금융, 인프라 부문을 맡아 운영하기 시작했다.


비록 같은 아버지에게서 태어난 형제이지만 둘은 치열하게 경쟁했고 그 결과 형 무케시가 승기를 쥔 셈이다.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 자료에 따르면 아닐의 순자산액은 20억 달러(약 2조 2478억 원)이지만 형 무케시의 순자산은 500억 달러(약 56조 1950억 원)에 달한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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