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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많이 사는 면도기’ 팔아 “小성공” 맛본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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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한지 벌써 4년이 되어가네요. 시간이 참 빠르네요. 블락 면도기 하나만 보고 여기까지 온 게 너무 신기합니다. 아직 성공이라고 부르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이제서야 블락이 하고자 하는 방향을 잡은 것 같다는 측면에서는 ‘소(小)소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하하

면도기를 파는 남자들. 그것도 ‘예쁜 디자인’ 덕에 여성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은 면도기를 파는 두 남자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척하면 척’ 통한다는 두 남자가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안정현 원디렉션컴퍼니 대표를 만나 블락면도기를 만들게 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원디렉션컴퍼니 창업자 안정현 대표(왼쪽)와 홍진우 이사

언제부터 창업을 생각하셨나요?


사실 저의 첫 직업은 미국 MTV의 음악 방송 PD였습니다. 주로 뮤직비디오나 공연 등을 프로듀싱하는 일을 했어요. 마침 그때 당시 K-POP이 인기를 얻는 시기라서 소녀시대, 2NE1, JYJ 공연을 실시간으로 타임스퀘어 광고판에 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근데 어떻게 창업을 하게 되셨어요?


MTV에서 같이 인턴을 했던 형이 있었어요. 이것저것 함께 하곤 했는데 형이 인턴 끝나고 PD를 안 하겠다는 거예요. 그리고는 갑자기 선글라스를 제작해서 팔기 시작했어요. 약간 뜬금없죠. 그런데 그 형이 점점 잘되더니, 뉴욕에 매장까지 내더라고요. 성공하는걸 옆에서 지켜보면서 유통과 브랜드 사업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면도기가 참 예뻐요. 핑크, 오렌지 색감도 그렇고 확실히 다른 면도기에 비해 눈에 확 띕니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성분들이 구매하는 경우가 꽤 많아요. 구매자 성비를 봐도 여성분들이 반 정도 됩니다. 


그리고 함께하는 홍진우 이사가 이런 센스가 아주 넘치는 친구입니다. 평소 패션잡지나 리빙 관련 자료들도 틈틈이 보고 저한테 트렌드 업데이트를 해주곤 합니다. 창업 팀은 서로의 단점을 보완해줄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디자인도 그렇지만 성능도 매우 중요할 것 같아요. 

그럼요. 성능 너무 중요하죠. 면도기는 본인들이 선호하는 그 ‘감’이라는 게 있어요. 말로 쉽게 형용할 수 없는 그립감, 면도기 처음 닿았을 때, 마지막 마무리 느낌 이 모든 게 합해져서 그 ‘감’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처음부터 ‘감’을 잘 잡으셨나요?

쉽지 않았지만 고객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 비교적 빨리 감을 잡았던 것 같습니다. 고객의 소리를 적극적으로 들으며 공장도 바꾸고, 면도날도 바꾸는 등 대대적인 공정 시스템 변화를 3번이나 거쳤습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게 3세대 면도날인데요. 모두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선시킨 결과입니다.

초기 주문 물량이 적어서 공장 라인 확보하는 것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최근 생산했던 공장이 삼성 1차 협력업체입니다. 물량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함께 일하겠다고 답해주셨어요. 


담당자께서 말씀하시길 저희 열정이 보였다고 했어요. 당시에는 스타트업이 면도기를 직접 제조하는 곳이 거의 없었어요. 그런데 젊은 사내 둘이 면도기 꼭 잘 만들고 싶다고 찾아와 이것저것 말씀드린 거죠. 감사하게도 흔쾌히 승인해주셨어요. 그 덕분에 저희는 생산 및 제품 품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많이 배울 수 있었죠.


그럼 해외 공장과의 업무는 어땠나요?


국내보다 힘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독일 면도날 제조 회사에게 콜드 메일을 보냈습니다. 한국에서 면도기 사업을 계획 중인데 면도날을 공급받고 싶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답장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죠. 머릿속에 이미 어떤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그림이 명확히 있었기 때문에 거절 몇 번에 쉽게 포기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끈질기게 전화도 해보고 한국 면도기 시장분석, 회사 전략 등 더 자세한 자료를 메일로 보내면서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태국 공장 에이전시 담당자를 만나보겠냐’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원래 초기 물량 100만 개 이상이 아니면 계약이 불가능합니다. 저희가 계획한 제작 수량은 2만 개 밖에 되지 않는데다가, 공교롭게도 공장 쪽 담당자의 비행 스케줄 때문에 설득할 시간도 딱 3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30분에 모든 걸 걸었습니다. 그분께서 가만히 듣고 계시다가 한 마디 하시더라고요. “OK. Let’s do this.” 그 날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고요. 그렇게 면도날 공급을 진행했습니다.  


초기 주문 물량이 2만 개면 아주 적은 편인데, 계약이 성사된 비결이 있을까요.


행운이요. 담당자가 이야기하길 한국인하고 업무로 만난 건 저희가 처음이어서 경계심이 꽤 있으셨대요. 그런데 30분동안 이야기를 하면서 믿을 수 있겠다, 해내겠다는 느낌이 드셨다고 했습니다. 사업을 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어느 순간 나랑 잘 맞는 사람을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리고 그 사람과 일을 하다보면 거의 예상했던 느낌이 맞습니다. 저에게도 큰 행운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투자 유치를 위해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을 선택한 이유가 있을까요?


사업을 하면서 서포터즈나 응원해주시는 소비자들을 만날때, 이런 분들과 블락 브랜드에 대해 함께 논의해보는 장(場)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 소비자들의 후기를 바탕으로 블락이 긍정적으로 많은 변화들을 시도해볼 수 있었거든요.


그러다 투자형 크라우드펀딩으로 성공을 거둔 영국 프리미엄 수제맥주 브랜드 브루독IPA의 사례를 알게 되었죠. 브루독은 펀딩에 참여한 주주를 대상으로 ID카드를 발급, 주주 전용기, 제품개발 주주 참여 등 주주를 열광적인 팬으로 만듭니다. 


저희도 주주와 끈끈한 관계를 맺는 기업이 되려 합니다. 기업의 방향성에 대한 의견도 나누고,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 제일 먼저 소개해드리는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글=와디즈 양혜미 투자심사역 ▶ 원디렉션컴퍼니의 주주가 되고 싶다면?

정리=‌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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