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 절단 사고 피해자에게 '손톱' 문신해준 타투이스트

조회수 2019. 1. 24. 17: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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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한 사람에게 사라진 손톱을 그려주고, 암으로 유방절제술을 받은 사람에게는 사라진 유두를 그려주는 타투이스트가 있다.


지난 1월 21일(현지시간) 더선 등 외신은 타투이스트 에릭 카탈라노(Eric Catalano·38)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질병과 부상, 끔찍한 기억과 싸운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문신을 새긴다.

그가 이 일을 하게 된 건 2010년부터다. 유방암 생존자였던 할머니로 인해 병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에릭은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의 일환으로 아름다운 문신을 새겨 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에릭은 환자들에게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다. 수많은 유방암 환자들이 유방절제술을 받은 뒤 유륜과 유두를 잃게 된다는 걸 떠올렸고, 재건이나 성형 수술 같은 의료적 도움을 줄 순 없더라도 문신을 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은 그를 찾아와 무료로 문신을 받고 기뻐했다.


2018년 3월, 에릭은 새로운 고객을 만났다. 오래전 손가락 절단 사고를 당했다는 한 남성이 손가락과 함께 잃어버린 손톱을 문신해달라고 요청해온 것이다.


시술이 끝난 자신의 손을 본 남성은 눈물을 흘렸다. 에릭은 당시를 회상하며 “그 남성은 모든 것에 초연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문신을 새긴 뒤) 피부를 닦아내고 실제와 똑같은 결과물을 보았을 때 그의 얼굴에서 안도와 감탄을 읽을 수 있었다.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곧 에릭의 문신은 입소문을 탔고 시술을 받으려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무료 문신을 고집하고 있다. “고통과 부상을 입고 삶과 죽음 사이에서 싸워온 사람들에게 돈을 받는 것이 싫다”며 “그들은 이미 많은 일을 겪었다. 나는 그들이 내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내는 것을 거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에릭은 온라인을 통해 모금을 시작했다. 후원 요청 글에는 올라온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4500달러가 모였다. 많은 누리꾼들은 “화재 생존자로서 시술을 받은 사람들이 얼마나 행복했을 지 이해할 수 있다. 거친 시간을 지나온 사람들을 도와줘서 고맙다”, “세상에는 당신 같은 사람이 더 많이 필요하다” 등 댓글로 그를 응원했다.

‌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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