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엔 문자로 주문하라는 곰탕집.. 왜?
1월 14일 점심시간, 서울 중구의 한 빌딩 지하에 있는 A곰탕집. 20대 여성 두 명이 가게로 들어와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렸다. 따로 직원을 불러 주문하지 않았지만 곰탕 두 그릇이 나왔다.
290석 규모의 이 식당은 사람이 붐비는 점심시간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주문을 받고 있다. 테이블마다 휴대전화 번호가 주문 방법과 함께 적혀 있었다.
음식값 올리면 손님 줄어들까 봐… 문자 주문 방식 도입
이 식당의 주인 백모 씨(49)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가 치솟아 고민 끝에 생각해낸 방법”이라고 말했다. 손님 한 팀이 주문하기까지 통상 3∼5분 정도 직원들이 응대하는데, 이 시간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은 것이다.
A곰탕집이 이 주문 방법을 도입한 건 지난해 중순이다. 연 매출 10억 원 정도인 그의 식당엔 직원 12명이 일하고 있다. 백 씨는 지난해 최저임금이 2017년 대비 16.4% 오르자 인건비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고민에 빠졌다. 최저임금이 두 자릿수로 인상되면서 매달 200만∼300만 원가량의 돈이 추가로 나가게 됐다고 한다.
A곰탕집에서 파는 설렁탕은 7000원 수준. 최저임금 인상으로 음식값을 올리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백 씨는 “음식값을 올리면 손님이 줄어들까 봐 못하고 고민 끝에 문자 주문 방식을 도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근무시간 줄이고 주말엔 우리 부부만 나와
직원들의 근무 시간도 줄였다. 직원들은 매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휴식시간을 갖고 주말에는 나오지 않는다. 백 씨 부부 둘만 나와 주말 장사를 한다.
무인계산기를 도입하는 방법도 생각했다. 하지만 서빙을 해야 하는 식당에선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백 씨는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하는 사람들은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부작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글은 동아일보 '최저임금 부담 못견딘 식당 “주문은 휴대전화 문자로 해주세요”'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