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인기 '인형탈 알바'..귀여운 인형 뒤에 감춰진 고충

조회수 2019. 7. 24. 10: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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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주간동아> 폭염에 고양이 탈 “알바 살려”
고양이 인형탈을 쓰고 고양이카페를 홍보하는 대학생
폭염 시기에는 돈을 줘도 안하고 싶지만, 겨울에는 한번쯤 해봐도 될거 같다 싶은 아르바이트가 있다. 바로, "인형탈 아르바이트"다. 인형 옷을 입고 전단지를 돌리거나 판넬을 들고 가게를 알리는 것이다.


한시적으로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 최저임금보다 시급1000~5000원이 더 높은 인형탈 아르바이트는 인기가 높을 수밖에 없다. 업주도 아르바이트생이 어리면 그만큼 귀엽게 행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선호한다. 인형탈 아르바이트생은 가게 홍보 차원에서 거리를 배회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눈에 띌 법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인기 인형탈이 되면 SNS상에 퍼져 업주 입장에서는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다.

출처: ⓒGettyImagesBank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특히, 귀여운 인형일수록 어린아이들의 시선을 빼앗아 사람들이 더욱 몰린다. 하지만 아이들이 다가와 때리는 건 물론 인형탈을 벗기려고 해 탈 속에 갇힌 아르바이트생을 난관에 빠뜨린다.


비단 아이들만 인형탈 아르바이트생에게 접근하는 게 아니다. 어른들도 "여자(남자)에요?", "몇살이에요?"부터 일부는 이곳저곳 만지려고까지 한다.


인형탈 의상이 두꺼워 보여서 못느낀다 생각할 수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알지만 말 하지 못할 뿐이다. 날씨만 인형탈 아르바이트생을 괴롭히는 게 아니었던 것이다. 가만히 서있기만 해도 체력이 바닥나는 인형탈 아르바이트의 속내는 더 암울했다.

출처: 동아닷컴< 가면 벗은 텔레토비 화제, “인형탈 벗고 휴식”>
‘때리면 맞아라’ 인형의 규칙

“절대 말을 하거나 얼굴을 보이지 말 것, 사람들이 싸움 걸면 대응하지 말 것, 때리면 피하거나 그냥 맞을 것, 정해진 자리에서 10분 이상 이탈하지 말 것.”


실제로, 인형탈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고생 A씨는 인형 옷에 가려진 자신의 몸을 누군가 만진다는 느낌이 들어 이를 사장에게 이야기하자 “여자인 걸 숨기라”는 ‘주의사항’만 들었다고 한다. 큰 탈을 쓰고 큰 신발을 신고 팔 토시를 착용하는 게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말했다.

“30분 하니 가라고 해”
출처: 동아DB
인형탈 아르바이트도 큰 틀에서는 전단지 아르바이트에 속하다보니 비슷한 근로 계약서 관행이 적용된다.

 
B씨는 “2시간 일하러 왔는데, 30분 하니 가라고 하더라. 계약서가 없으니 사업주의 말이 곧 법”이라고 말했다. 

전단지 배포의 일감 독점 구조 때문에 근로계약서는 애초에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시청역 9번 출구에서 전단지를 나눠준 이모 씨는 “일감을 꽉 쥐고 있는 몇몇 사람에게서 연락이 와야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나 말고도 일할 사람이 많아 근로계약서를 운운하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했다.


길 가던 아이들부터 아주머니, 아저씨들까지 자연스럽게 관심을 주는 아르바이트이다 보니 약간의 스킨십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에이, 설마 만지는 걸 느끼겠어?"라고 생각하는 순간 당사자에겐 고역이 시작된다.


거리에서 인형탈을 발견하면 "추운 겨울 수고한다, 고생한다"라는 의미로 손 한 번씩만 뻗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이 글은 신동아 <‘전단지 배포 알바’ 감춰진 세계>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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