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 파리' 만들어서 뭐 하려고? 45년째 파리사육 日 회사

조회수 2018. 12. 11. 13:2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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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나타나 ‘왜앵’거리며 정신을 산만하게 만드는 파리. 온갖 세균과 질병을 옮기는 해충 파리는 가능한 한 일상생활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곤충 중 하나인데요. 일본 후쿠오카에 본거지를 둔 주식회사 무스카(ムスカ)는 45년 전부터 파리를 공들여 키우며 ‘더 좋은 파리’만들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수 십 년 간 키운 파리는 어느새 1100세대를 거듭했습니다.


이 회사는 왜 시끄럽고 지저분한 파리에 이렇게까지 집착하는 걸까요. 최근 일본 매체 비즈니스 온라인은 무스카 사 회장 구시마 미치타카(串間充崇)씨와 임시 CEO 류고 아야노(流郷綾乃)씨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회사의 독특한 사업 아이템을 조명했습니다.

출처: ⓒGettyImagesBank

무스카 사는 가축의 배설물로 파리를 키워 비료와 사료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완전 순환형 재활용 농장을 목표로 하는 무스카 사가 파리에 주목한 것은 45년 전이었습니다. 좋은 사료와 비료를 만들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당시 사장은 러시아에 ‘강한’ 파리를 만드는 기술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즉각 권한을 구입했습니다.


구시마 씨는 “자금 융통이 안 되어 회사가 어렵던 시절도 있었지만 파리 키우기는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가축 배설물로 집파리 알을 키우고, 알에서 나온 파리 유충의 배설물로는 비료를 만듭니다. 통통해진 파리 유충은 사료로 사용됩니다. 이 과정에서 처음 가져온 쓰레기와 배설물도 비료로 변합니다.

출처: 株式会社ムスカ
무스카 사의 파리 사육장.

단순히 파리로 비료와 사료를 만드는 것 뿐이라면 그저 많이 키우기만 하면 될 텐데, 무스카 사는 왜 파리를 ‘잘’ 키우려 했을까요. 


류고 씨는 사육에 걸맞은 조건인 ‘스트레스에 강하고 몸집이 빨리 커지는’ 유전형질을 갖춘 파리를 키워내기 위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과학연구에 몰두하던 소련은 개체수가 과밀한 공간 안에서도 스트레스를 적게 받고 살아남는 파리를 선별할 노하우를 갖고 있었습니다.


파리로 만든 사료나 비료를 실제 농축산업에 사용해도 안전한 걸까요. 사측은 물고기 먹이에 파리 사료를 섞어 만들었더니 몸집이 더 커지고 색도 선명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돌연변이라도 일으키는 걸까 싶어 현지 대학교와 함께 연구해 보았지만 파리 사료에 위험 요소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구시마 씨는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집파리가 가진 스트레스 저항성이 물고기에게도 영향을 준 게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출처: 株式会社ムスカ
일반 사료를 먹인 참돔(위)와 무스카 사의 '파리 사료'를 먹인 참돔(아래).

비료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반 비료를 썼을 때보다 작물이 커지고 당도가 높아졌습니다. 파리 유충과 배설물 등으로 만들어졌지만 안전성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곤충은 좁은 공간에서도 키울 수 있으며 비용도 적게 드는데다 키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량도 가축에 비해 현저히 적어 인류의 미래 식량으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무스카 사는 “파리 키우는 사업이라 하면 ‘대체 그게 뭐냐’고 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지만 분명 의미있는 사업”이라며 “축산 분뇨 처리에 한 해 8000억 엔(약 8조 원) 예산이 드는데, 우리 회사의 기술을 이용하면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습니다.


이예리 기자 celset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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