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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어벤져스 목표” 독립운동가 피규어 만드는 청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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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 작성일자2018.11.10. | 66,797 읽음

‘피규어’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아마 애니메이션 캐릭터나 유명 아이돌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여기 독립운동가를 모델로 피규어를 만드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스타트업 위세임(WESAME)의 ‘위인 프로젝트’ 팀은 지금까지 안중근 의사, 유관순 열사, 백범 김구 선생 피규어를 제작했습니다. 필요한 자금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마련했다고 합니다. 위세임 김은총(30) 대표와 황은관 (28) 작가를 만나보았습니다.

‘키덜트를 위한 문화 플랫폼’ 위세임 김은총 대표(왼쪽), 캘리그라피, 일러스트 작가 황은관(오른쪽). 사진: 김나래 동아닷컴 인턴기자

- 위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독립운동가분들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존 방식이 조금 딱딱하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재미있고 현대에 걸맞게 대중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 게 위인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젊은 친구들이 마블 영화나 디씨 코믹스 영화를 굉장히 좋아하잖아요. 우리나라 독립운동가분들도 영화 같은 삶을 사셨는데 그분들을 영웅적으로 보여주는 콘텐츠가 드물더라고요. ”어벤져스’처럼 ‘대한민국을 지킨 히어로들’로 보여주면 재미있을 것 같아 독립운동가 피규어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김)


- '위인 프로젝트'는 어떤 의미인가요.


“‘위인’(偉人)과 ‘We independence’ 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안중근 의사 좌상 피규어 펀딩을 시작할 때만 해도 프로젝트 이름이 없었어요. 규모가 커져서 나름 브랜딩을 해보려고 작명 고민을 했는데 ‘위인’이 중의적으로 해석되면 좋을 것 같더라고요. 위인 분들을 보여준다는 것과 ‘우리는 독립한 나라의 국민이다’라는 메시지를 함께 전달하고 싶었어요.” (황)

안중근 의사 피규어 사진: 황은관 작가 인스타그램(hexter90)

- 피규어로 제작할 위인은 어떻게 선정하시나요.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인물들로 시작하려 했는데 많은 대중들에게 존경받으면서 익숙한 인물들을 먼저 하는 게 저희 프로젝트를 더 많이 알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시작은 안중근 의사, 그다음은 유관순 열사, 그다음은 백범 김구 선생님으로 선정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안중근 의사 피규어로 펀딩하고 있는데 이전과 다른 포즈로 제작했어요. 이렇게 익숙한 위인들을 먼저 선보이고, 나중에는 여성 독립운동가라든지 대중들에게 익숙지 않은 위인 분들도 다루려고 합니다.” (김)

유관순 열사 피규어 사진: 텀블벅 홈페이지

- 역사 속의 인물들인데 재현할 때 어려움은 없었나요?


“다른 위인들은 사진 자료가 많이 남아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었어요. 유관순 열사를 작업할 때가 특별한 경우에요. 유관순 열사의 경우 남아있는 사진이 일본 순사들에게 구타당할 때 밖에 없어요. 그 사진을 보면 고문을 당해서 얼굴이 퉁퉁 부어있어요. 그런 모습보다 유관순 열사의 영웅적인 모습을 기억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얼굴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강인한 면모가 돋보이게 조금 각색했습니다. 유관순 열사의 정신과 강인한 여성상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김)


- 활동하시면서 어려웠던 점도 많았을 것 같아요.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이 안 나오면 힘들었던 것 같아요. 구매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피규어 마니아분들도 많거든요. 사실 저희가 제조 일을 길게 해오지는 않아서 피규어의 퀄리티가 기성제품보다는 부족해요. 그분들이 피규어를 받았을 때는 기성 제품과 비교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환불이나 교환 문의를 많이 하셔요. 그럴 때는 마음이 조금 힘들지만 금방 잊어버리는 편이에요. 그럼에도 열성적으로 구매해주시고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서요. 조금 부족하더라도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


- 후원금은 어떻게 사용되나요?


“크라우드 펀딩의 모금액이 거의 제작비라고 보시면 돼요. 순수익이 잡히면 10%는 독립운동가 후손 분들에게 기부를 하고 있습니다. 유관순 열사 피규어 때는 저희가 50만 원 정도를 유관순 열사 오빠의 며느리 되는 분에게 전달했어요. 백범 김구 선생 피규어 때는 적자가 나서 메꿨고요. 


이번 안중근 의사 피규어의 경우는 다행히 잘 진행되고 있어서 적지 않은 금액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안중근 의사 후손을 찾고 전달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남은 수익은 전시회 준비나 향후 추진 할 프로젝트에 사용됩니다.” (김)


10월 26일에는 위인 프로젝트 특별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11월 9일까지 선보이는 이번 전시회는 김은총 위세임 대표 외에도 5명의 작가와 디자이너가 함께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는 위인 프로젝트를 통해 제작된 독립운동가 피규어뿐만이 아니라 독립운동의 주요 인물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작품 역시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위인 프로젝트 특별 전시회 ‘코리안 레지스탕스’ 포스터. 사진: 동아닷컴 인턴기자 김나래

기도하는 광복군 장준하, Tokyo Bomb 이봉창, 아나키스트 김원봉 작품. 황은관, LEODAV 작가. 사진: 동아닷컴 김나래 인턴기자

- 전시 작품들이 요즘 말로 ‘힙’하게(최신유행에 밝고 신선하게) 느껴져요.


“소중한 역사를 계속 알리려면 교과서에서만 볼 수 있는 흑백 사진만으로는 부족해요. 역사 인물들을 정적이고 거룩하게만 가져가기보다 ‘요즘 시대의 감각으로 표현하면 어떨까’ 싶었어요. 그래서 그라피티 기법이나 스트리트 패션에 나오는 티셔츠의 그래픽 표현 기법을 많이 활용하고 있어요. 특히 역사를 배우는 분들에게 많이 알리고 싶어요. 역사에 관심 많은 분들도 많지만 의무적으로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나게 우리의 소중한 역사를 알리고 싶었어요.” (황)


- 역사에 무관심한 청소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저는 역사에 무관심한 청소년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콘텐츠를 제작하는 쪽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독립운동을 주제로 재미난 콘텐츠를 제공했다면 다들 당연히 보겠죠. 


젊은 친구들은 마블의 작은 등장인물까지도 세세히 다 외워요. 아이언맨 굿즈를 수집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우리나라 역사도 마블 못지않은 스토리가 있고 영화 같은 삶을 살다간 위인들도 많아요. 젊은이들의 접근 방식과 역사 콘텐츠를 보여주는 입장이 호소하는 포인트가 달라서 생긴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의 목표는 젊은 친구들의 관심을 끌어들일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거예요.” (김)

희망의 별, 황은관 작가. 사진: 황은관 작가 인스타그램(hexter90)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 준비했던 모든 프로젝트는 끝났고요. 내년에는 7명의 독립운동가분들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내년 상반기에는 남자현 지사, 윤봉길 의사, 이봉창 의사 피규어를 선보일 계획입니다. 또 내년은 임시정부 100주년이라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함께 전시회를 열기로 했습니다. 피규어나 전시회 외에도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잡지나 인쇄물로도 독립운동가분들을 보여줄 수 있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희의 작품이 본인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나는 독립된 나라의 한 국민이기에, 앞으로 살아갈 때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가야겠다”라는 의미를 주려고 하고 있습니다. 독립운동가분들을 본받아서 열심히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황)


동아닷컴 김나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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