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던 선수가 2루타 쳐서.. 하루키 소설가 된 이유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는 노벨문학상 단골 후보로 오를만큼 유명한, 그리고 성공한 작가입니다. 한국에서도 그의 작품은은 베스트셀러에 오를만큼 인기가 높죠.
1949년생으로 내년에 만 70세, 작가 데뷔 40년을 맞는 그는 지금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에너지의 근원은 어디일까요?
하루키의 자전적 에세이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란 책에는그의 직업관이 또렷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그중 인상적인 것 세 가지만 꼽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루키는 1978년 4월 프로야구 개막 경기를 보다가 응원하는 팀의 첫 타자가 2루타를 날리는 순간 문득 ‘그래, 나도 소설을 쓸 수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직업학에서 말하는 ‘계획된 우연이론(planned happenstance theory)’, 즉 우연한 계기로 직업이 정해진다는 진로결정이론에 가까운 생각인 셈입니다.
하루키는 장편소설을 쓸 때는 반드시 하루에 200자 원고지 20장을 씁니다. 글이 잘 써진다고 더 쓰지도, 안 써진다고 모자라게 쓰지도 않습니다.
하루키는 “‘시간이 있었으면 좀 더 잘 썼을 텐데’라는 후회는 없다. 충분한 시간과 에너지를 모조리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잘못 쓴 것이 있다면 작가로서 역량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전업작가가 된 이후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30년 넘게 거의 매일 한 시간 정도 달리기나 수영을 해왔다고 합니다.
“체력이 떨어지면 사고능력도 미묘하게 쇠퇴한다”는 게 그의 신조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얘기입니다.
※ 이 기사는 육동인 강원대 초빙교수·직업학 박사의 동아일보 칼럼 <[육동인의 業]〈10〉하루키 “매일 20장씩 달린다”>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