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암환자 위해.. 왕복 7시간 달려 피자 배달한 18세 청년

조회수 2018. 10. 24. 17:4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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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투병을 이어온 시한부 환자이자 옛 단골에게 피자를 배달하기 위해 360㎞가 넘는 거리를 달린 청년이 감동을 주고 있다.

출처: 줄리 모건 페이스북
줄리 모건(왼쪽)과 리치 모건

미국 인디애나주의 인디애나폴리스에 거주하는 줄리 모건(Julie Morgan)은 자신의 생일을 맞아 암투병 중인 남편 리치(Rich)와 함께 ‘25년 전 먹던 단골 가게의 피자를 먹으러 가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들 부부는 25년 전 미시간주 배틀크릭에 살던 시절 ‘스티브스피자’의 단골이었다. 매 월급 날마다 한 번씩 그 곳에서 파는 피자를 사 먹었을 정도였다. 심지어는 리치는 요즘도 “이 피자 괜찮네, 하지만 스티스브만큼은 아니야”라며 그 때의 피자 맛을 그리워하곤 했다.

하지만 부부의 계획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오랜 기간 암과 싸워온 리치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듣고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간호를 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상황에 줄리의 아버지 데이비드 댈키(David Dalke)는 부부 몰래 스티브스피자에 전화를 걸었다. 그는 사연을 설명한 뒤 가게 측이 부부에게 따뜻한 문자 메시지를 보내줄 수 없겠냐는 요청을 했다.

그리고 돌아온 건 생각보다 더욱 따뜻한 대답이었다. 전화를 받은 달튼 셰퍼(Dalton Shaffer)는 데이비드에게 “무슨 피자를 원하냐”고 묻고 직접 가져다 주겠다고 말했다.

출처: CBS 보도 화면 캡처
스티브스피자 앞에 서 있는 달튼 셰퍼.

데이비드는 엉겁결에 “페퍼로니 피자와 버섯피자”를 말하곤 이내 상황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들이 가게에서 3시간30분 거리, 225마일(약362㎞)정도 떨어진 인디애나폴리스에 살고 있다고 강조했지만 달튼은 개의치 않았다. “가게 문을 닫은 후 가겠다”는 달튼의 말이 이어졌다.

피자가 도착한 건 다음날 오전 2시 30분. 피자 두 판을 싣고 온 달튼은 18세의 어린 청년으로 스티븐스피자를 운영하는 가게 주인의 손자였다. 따뜻한 피자보다 더 따뜻한 마음씨에 감사 인사가 이어진 건 당연했다.

달튼은 “호텔을 잡아 줄 테니 묵고 가라”는 데이비드의 제안을 거절하고 바로 배틀크릭으로 핸들을 돌렸다.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야 합니다. 내일 또 일을 가야 하니까요”라는 이유였다. 돈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출처: 줄리 모건 페이스북 캡처

줄리는 지난 10월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같은 사연을 알렸다. 그는 “달튼이 어려운 시기에 놓인 우리 가족에게 무척 큰 기쁨과 세계 최고의 피자를 가져다 줬다”며 “’감사하다’라는 말로 부족하지만 가슴 속 깊이 감사한다. 한밤중 피자 배달의 대서사시를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옛 단골을 위해 왕복 7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린 18세 피자가게 점원의 이야기에 전세계 사람들은 박수를 보냈다. “신은 누군가의 가슴 속에 여전히 살아있다”, “아름다운 이야기” 등 댓글이 이어졌고 해당 글은 일주일만에 9800명이 넘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다. CNN, CBS, 뉴욕타임스 등 외신 보도도 이어졌다.

달튼은 이후 인터뷰를 통해 “전화로 사연을 듣고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었다. 이런 일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가족들이 다가와 나를 안아줬다. 그들의 표정과 모든 것이, 멋졌다”고도 말했다.

한편 CNN은 이후 보도를 통해 지난 20일 리치가 2년 간의 암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전했다. 그에게 생전 마지막으로 세계 최고의 피자를 다시 만날 수 있게 해준 달튼의 행동이 더욱 깊은 의미로 다가온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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