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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 모델? '너드' 프로그래머?.. 두 얼굴의 女

조회수 2018. 10. 21.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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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출신 연기자이자 컴퓨터 프로그래머인 여성이 편견과 맞서 싸우며 자신의 커리어를 관리하는 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빅토리아시크릿 모델 출신 연기자인 린제이 스콧(34)에게는 의외의 직업이 하나 더 있다. 바로 ‘프로그래머’.

패션모델과 너무도 다른 이 직업 덕분에 스콧은 최근 한차례 논쟁을 벌였다.

○패션모델, 그리고 여성 개발자


지난 7일 프로그래머들의 삶을 소개하는 ‘coding.engineer’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이 빅토리아시크릿 모델은 파이썬, C++, 자바, MIPS, 오브젝티브-C 프로그램 코딩을 할 수 있다”며 스콧을 소개했다.

이 계정은 팔로워가 7만6500명 가량으로 일부 팔로워는 “’헬로 월드(Hello World)나 띄울 수 있겠지”, “’헬로’라고 쓰는 것도 요샌 코딩으로 쳐주냐”고 비꼬며 스콧의 실력과 경력을 의심했다. ‘패션모델이 무슨 제대로 된 코딩을 하겠냐’는 의심이 있었던 것이다.

스콧은 이들에게 정면으로 반박했다. 댓글을 통해 자신이 ‘프로그래머의 성지’라 불리는 지식 교환 커뮤니티 스택오버플로우에 2만7481포인트를 갖고 있으며, 프로그래밍 교육 사이트에 강사로 등록되어 있을 뿐 아니라 실제 여러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다고 ‘인증’했다. 자신이 미국 매사추세츠주 애머스트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연극을 복수 전공했다는 이야기도 했다.

또 “난 내 삶에서 내가 사랑하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뒤,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의 41%가 적대적인 근무 환경 탓에 일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를 이 댓글들을 통해 알게 됐다고 일갈했다.

이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도 “자랑하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자신에게 남겨진 악플과 자신이 작성한 반박 글을 캡처해 게시했다. 그러면서 “그저 한 명의 악플러라도 프로그래머는 어떤 외모, 몸매, 성별, 인종(의 사람)이라도 될 수 있다는 걸 깨닫길 바랐다. 그러면 그들이 업계에서 또다른 여성을 만났을 때 의심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을 테니”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고통 받던 여성 프로그래머들과 이를 지지하는 다른 프로그래머들의 감사와 격려가 이어진 건 당연했다.

사실 스콧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모델 겸 프로그래머라는 이색 직업으로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줄곧 편견과 싸워왔다. 2014년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다른 분야의 융합과 혁신을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프로그래머라고 하면 너드(nerd) 남성을 떠올리는 게 사실”이라며 “이런 편견이 계속되는 한 여성 프로그래머는 늘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모델 #프로그래머 #연기자, 여러 직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

더불어 스콧은 자신이 모델이자 프로그래머, 그리고 연기자라는 또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 다른 직업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에 대해서도 조언한 바 있다.

출처: 쿼라 화면 캡처

지난 10월 9일 포브스가 소개한 스콧의 쿼라(Quora, 소셜미디어 기반 지식인 서비스) 글에 따르면, 그는 모델 일을 하는 동안 효과적으로 프로그래머 커리어를 구축했고, 이를 통해 연기자라는 자신의 “첫 사랑”이자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둘 중 더 성공한 커리어에서 번 돈을 다른 커리어에 투자하고 △스케줄을 융통성 있게 조절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커리어 중 가장 가치 있는 것을 결정하고 △당신의 커리어를 정체된 상태로 두지 말라고 조언했다.

실제로 스콧은 자신이 풀타임 모델로 일하는 몇 년간 iOS개발을 배웠고, 온라인 프로그래머 커뮤니티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평판을 쌓아 계약을 따냈다고 밝혔다. 모델로서의 커리어가 연기자 커리어 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그는 “(모델 일이) 재미없어졌을 때 바로 욕심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꿈을 위해 꾸준히 연기 수업도 들었다. 지난해부터는 한 회사에서 주 20시간씩 원격 근무를 하며 연기 활동, 그리고 배역을 따내기 위한 오디션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수입(프로그래머)이 있기 때문에 오디션에 대한 압박을 느끼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황지혜 동아닷컴 기자 hwangj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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