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서 '스텔라'가 된 경단녀
#1. 올해 41세의 박선화 씨에게는 두 개의 이름이 있습니다. 스타벅스 부점장 ‘스텔라’와 7세, 초등학교 4학년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엄마’.
박 씨가 스타벅스에서 일한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습니다. 유치원 교사를 거쳐 스타벅스에서 일하던 박 씨는 첫째 아이를 낳고 직장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전업주부로, 10년간 엄마로, 아내로 지내는 시간도 소중했지만 무언가 허전했던 박 씨의 눈에 ‘리턴맘을 뽑는다’는 스타벅스 공고가 들어온 건 그 즈음이었습니다.
둘째 아이가 아직 어려 고민했지만 남편과 첫째 아이의 응원 속에 박 씨는 지난해 6월 스타벅스의 100번째 리턴맘 직원으로 채용됐습니다.
#2.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서 9년간 일하다 둘째 아이가 생기면서 육아를 위해 그만둔 이모 씨(47)는 2013년 국내 한 대기업에서 뽑은 경력단절여성 공채 1기로 뽑혔습니다.
10여 년 만에 다시 시작한 사회생활은 녹록지 않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서 올해 과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습니다.
오십을 앞둔 그는 인생에서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로 재취업을 꼽습니다. “에너지를 아이들에게만 쏟게 되니 아이들은 이를 간섭으로 느끼고 반항하고, 저는 좌절감을 느끼는 게 반복되면서 제 일을 찾으려고 무던히 노력했다”는 소감과 함께.
현재 한국에는 출산·육아 등으로 직장을 그만둔 뒤 재취업을 원하는 여성,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신(新)중년들이 매년 늘고 있습니다. 50세를 전후로 퇴직한 후 재취업 등을 준비하는 신중년이 지난해 기준 1378만 명이나 된다는 통계도 나와 있고요.
이들 신중년은 과거 중장년 세대에 비해 교육 수준이 높고 고도성장의 주역들로 경력도 풍부합니다.
로버트 드니로가 주인공으로 나온 영화 ‘인턴’에 풍부한 인생 경험과 탁월한 문제해결 능력을 보유한 은퇴자가 재취업 후 해당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함을 잘 보여줍니다.
건강하고 일할 의욕도 있고 능력도 있는 이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들도 채용 문을 넓혀 제2의 인생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으면 합니다.
※ 이 기사는 동아일보 신수정 기자의 <[광화문에서/신수정]‘제2 인생’ 찾아 도전하는 신(新)중년과 경단녀>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