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통판사' 천종호, 무서운 눈빛에 가려졌던 진심
‘호통 판사’로 알려진 천종호 판사.
천 판사는 10월 13일 방송한 KBS ‘대화의 희열’에 출연해 ‘호통 판사’ 이미지에 가려져 있던 진심을 전했습니다.
천종호 판사가 하루 정해진 6시간 동안 만나는 청소년이 평균 100명이라고 합니다. 많으면 200명까지 되고요.
그는 “아이들에게 짧은 시간에 해줄 게 없더라. 사건의 경중을 나눠서 다시 재판에 올 가능성이 높은 아이들에게 야단을 친다”라고 밝혔습니다.
천 판사는 소년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10호’를 많이 내린다고 알려져 ‘천10호’라는 별명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법정 밖에서는 위기 청소년들이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천 판사는 소년 범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애착 손상’을 꼽았습니다.
천 판사는 “가정이 해체되는 단계에서 자신을 보호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과정에서 형들, 오빠들과 친해지고 의리 지킨다고 범죄현장에 따라가게 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천 판사는 아이들이 애착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청소년 회복 센터’를 만들었습니다.
뜻이 맞는 사람들이 ‘대리부모’가 되어 아이들을 보살펴 주는 곳입니다. 위기청소년 재범률이 보통 70%인데 이곳을 거친 청소년들은 30%라고 하네요.
해당 센터를 거쳐간 인물들의 근황도 전해졌습니다. 보육원에서 마음의 상처가 심해 정신병원에 입원하면서 안정제에 중독이 됐던 유재민 씨(22). 그는 천 판사가 만든 만사소년FC 코치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2010년 휴대전화 절도로 재판에 넘겨진 중학생의 근황도 전해졌습니다. 천 판사는 “회복센터의 대리부모들이 친부모 못지않게 8년째 보살피고 있다”면서 “그 아이는 대학 입학 후 현재 해군으로 군 복무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천 판사는 “뒤처져 있지만 따라잡을 수 있는 사회 구조가 되어야 하는데 잘 안되는 것 같다”라면서 “우리도 살기 힘들지만 청년들은 우리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으로 한 명이라도 더 도와줘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