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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아들을 떠나보낸 이승우 씨(84)가 유족연금을 모아 육군사관학교 측에 기부했습니다.

이 씨는 10월 8일 재단법인 육사발전기금(이사장 길형보)에 1억 원을 출연했습니다. 재학 중 위암으로 떠난 아들 이상엽 소위의 유족연금을 모은 돈입니다. 이 소위가 중고등학교 시절 저금통에 모아뒀던 용돈까지 보탰습니다.

그는 기부 행사에서 “이 돈은 아들이 못다 이룬 꿈의 값”이라면서 “후배 생도들의 꿈을 이루는데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육군에 따르면 이상엽 소위는 1984년 육사 44기로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했습니다. 1학년 생도 시절부터 학업은 물론, 체육, 리더십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우수 생도로 선발되며 미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로 파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생도 2학년 시절 그는 위암 판정을 받았습니다. 병세가 상당히 진행됐지만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걱정하지 마시라”라며 재기 의지를 불태웠습니다.

이후 미국 내 가장 큰 군 병원인 월터리드 육군의료센터에서 치료를 받다가 1987년 21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습니다. 그는 육군 소위로 순직 추서돼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습니다.

아버지 이승우 씨는 매달 나오는 유족연금을 꼬박 모아 육군 측에 전달했습니다.

그는 기부 행사에서 “육사는 국가에 헌신하는 청년 장교를 양성하는 곳이기에 이 돈이 더 값어치 있게 사용되길 바란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아들의 육사 동기회에서 매년 현충일이면 잊지 않고 상엽이를 위해 묘소에 꽃다발을 가져다줘 감사하다”라고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이 글은 동아일보 윤상호 군사전문기자의 '31년간 아들의 유족연금 모아 육사에 1억 전달' 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